#42. 삶과 임무
삶이란 공부(功扶)이다. 물론 세상을 향한 공부이겠지만 결국에는 나를 아는 일(知己)이다. 나를 아는 것으로부터 다른 개체를 향한 앎(知人)으로 나아갈 수 있다. 삶은 혼자서 가는 길(道)이다. 그래서 삶을 통해서 배우고 깨달은 것을 도(道)라고 한다. 모든 생명체는
by 이강재
2023-10-06
안성 석남사와 현미라떼
유구한 역사를 가진 곳에는 과거의 화려했던 영광의 흔적이 남는다. 안성의 석남사도 그렇다. 한때는 이곳에 수백 명의 승려가 머물렀다고 전한다. 그렇다면 과거 이 절의 규모는 상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습은 간데없다. 절이 크지도 않고 머무는 이도
by 정태겸
2023-09-20
인제 여초서예관과 더덕구이
여초는 근현대 한국서단의 대가 중 대가였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자면 안동 김씨 집안 여초의 형제 모두가 명필이었다. 첫째였던 경인 김문현, 일중 김충현 역시 시대의 대가였으며, 백아 김창현 선생은 뛰어난 명필이자 엄청난 암기력을 소유한 한학자였다.
by 정태겸
2023-09-18
#18. 임신했을 때 토끼고기를 먹으면 구순열 아기를 낳는다는 미신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부제: 식이에 따라 다르게 발생하는 곤충을 보고 와전된 것일지도)
구순열 (언청이)은 토순(兎脣)이라고도 하며, 입술이 갈라진 모습이 토끼 입술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임부가 토끼고기를 먹으면 토끼 입술 닮은 아기를 낳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게는 옆으로 걸으니, 임부가 게를 먹으면 태아가 옆으로 누워 난산하게 된다
by 김나희
2023-09-08
#08. 영문 <동의수세보원>, OMS-Prime과 한의협 이야기
1990년 대만 중국의약대학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의수세보원’을 영어로 강독했었다. 그때의 강의 자료들을 모아 다시 정리하고 당시 국내에서 만나게 된 외국인들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인 동의수세보원 영역 작업을 시작하였다.
by 최승훈
2023-09-07
#41. 이간 離間
이간계(離間計)란 두 사람 사이에서 서로를 헐뜯어서 관계가 멀어지도록 만드는 계책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상대를 힘들게 공격하는 것보다 말을 통해서 손쉽게 상대를 무너뜨리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약한 쪽에서 강한 적을 분열시키고 자기들끼리 싸우게
by 이강재
2023-09-01
#07. 북경시절 이야기
대만에서 돌아와서는 학교나 협회에서 중국통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중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고 또 대학에 재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국내 한의사들 가운데 화교를 제외하고는 중국어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었고, 특히 교수 중에서는 전무했었다.
by 최승훈
2023-08-10
#06. 푸른 하늘, 푸른 바다, 푸른 섬 울릉도
병원선은 매년 배 점검을 위해 한 달 정도 운항을 멈추게 됩니다. 작년에는 3~4월이었던 수리 기간이 올해는 6~7월에 이루어졌고 올해는 여름 장마와 겹쳐 날씨가 좋지 않아 출항을 한 달 넘게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보통 이 시기에 휴가를 사용하여
by 박재량
2023-08-10
#17. 과학적 회의주의라는 신화 (부제: 잡지 <스켑틱>의 편향과 편 가르기에 대해)
과학은 비판과 검증을 통해 발전해 왔다. 끼리끼리의 내부 모임이 아니라, 모든 비판에 열려 있고 증빙되지 않으면 퇴출당한다. 그런데 미국 스켑틱은 공식적인 비판에 대해 1년 넘게 묵살하고 있다. 한국 스켑틱은 2021년에 비판 내용을 파악했으면서도 계속
by 김나희
2023-08-08
#40. 먹다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일은 먹고 싶은 것을 참는 일보다는 훨씬 어렵고 힘들다. 동무 이제마 공은 깊은 병의 근원이 감정(哀怒喜樂)과 욕심임을 알았고 그것을 강조했다. 권도원 선생은 대중에게 그것을 강조하는 일이 어려운 것임을 일찍 깨닫고
by 이강재
2023-08-07
인제 금성여인숙과 두부밥
사람마다 눈앞에 놓인 것의 가치는 다르게 느끼기 마련이다. 누군가에게는 별 볼 일 없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아주 귀한 무엇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이가 그 가치에 공감하느냐의 문제. 인제의 여인숙을 두고도 서로 다른 시선이 쏟아진다.
by 정태겸
2023-07-25
대구 서문시장 칼국수 골목과 누른국수
수년째 홀로 강조하고 있지만, 대구에도 먹을 게 많다. 갈 곳도 많고 맛있는 것도 많다. 몰라서 안 가고, 안 가서 모르는 것뿐이다. 심지어 육개장을 대구의 소울푸드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근래 전국에서 유행하는 뭉티기도 대구와 경북지역을 대표하는
by 정태겸
2023-07-21
#16. 참기름 바른 강아지로 호랑이 여러 마리를 잡을 수 있을까? (부제: 물땡땡이로 개구리는 잡을 수도 있다)
강아지나 염소가 호랑이나 늑대의 소화관을 통과해서 살아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이 고래 배 속에서 살아 나오는 것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비슷한 일이 자연에서는 실제로 일어난다. 아마 이 모습을 관찰하고 상상력으로 살을 붙여 전설이 된 것이 아닐까?
by 김나희
2023-07-04
#06. 기인독회, 우서, 미국 일주 이야기
1990년 말, 대만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창밖으로 검푸른 태평양을 내려다보면서 곰곰 생각에 잠겼다. 대만에서 1년 반 동안 과분한 경험과 기회를 가졌었는데, 이제 돌아가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학생들의 능력을 최대한 계발시켜
by 최승훈
2023-07-04
#39. 성격으로 체질을?
성격이나 특징만으로 체질을 알 수 있을까? 2015년 2월에 『8체질이 뭐지? 내 체질은 뭘까?』를 출판했다. 인터넷 서점에 올라온 100자 평 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땐 좀 실망했다. 성격으로 체질을 안다?” 또, 8체질 커뮤니티인 Onestep8.com에 올린
by 이강재
2023-07-03
안산 대부도 유리섬박물관과 주꾸미정식
안산 대부도는 가족여행으로 각광받는 섬이다. 육지와 연결되어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곳곳에 가 볼 만한 곳도 많아졌다. 그중에는 ‘섬에 이런 곳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여행지도 있기 마련. ‘유리섬박물관’이 그런 곳이었다.
by 정태겸
2023-06-26
용인 한택식물원과 들기름막국수
올 때마다 느끼지만, 용인은 동서가 참 다르다. 지극히 신도시의 모든 것을 갖춘 서쪽에 비해 동쪽은 완연한 농촌이다. 그래서 에버랜드를 제외하면 용인의 동쪽 지역은 좀처럼 큰 관심을 받지 못한다. 그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인시를 탐험하다 보면 뭔가
by 정태겸
2023-06-19
#15. 인간은 금단의 열매를 먹고 산통이란 저주를 받은 것일까?
출산이 힘들어진 이유는 직립 보행으로 골반이 벌어지는 데 한계가 있고 태아가 중력의 영향으로 아래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자궁경부가 매우 강하게 닫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간의 두뇌 용적이 커지면서 당연히 신생아의 두뇌 용적도 커졌기 때문이다.
by 김나희
2023-06-12
#14. 로물루스와 레무스: 왜 하필 늑대? 왜 하필 쌍둥이?
버려진 쌍둥이가 엄마 늑대에게 거두어져 늑대 젖을 먹고 자라나 로마를 건국했다는 신화를 들어 보았을 것이다. 쌍둥이의 이름은 로물루스와 레무스. 북유럽과 인도에서도 비슷한 모티브의 창세 신화가 있다. 버려진 사람 아이가 늑대 젖을 먹고는 살 수 있다.
by 김나희
2023-06-08
#05. 대만 중국의약대학 대학원 이야기
대만은 나에게 첫 외국이다. 1989년 3월 8일 정오 무렵 타오위안(桃園) 공항에 도착하였다. 공항에서 그 대학의 교수 대표, 교직원 대표, 학생 대표가 꽃다발을 들고 나를 환영해 주었다. 그들이 하는 중국어를 들었는데, 김충렬 교수님 말씀대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by 최승훈
2023-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