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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벌써 2년 반이 지났습니다. 그때는 이웃 나라의 일이라 안타까운 마음은 있었지만, 우리 건강에 이렇게 큰 위협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 정부에서 안전하다는 발표만을 믿을 수는 없고, 나와 가족, 지역공동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원전 사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원전 사고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평소에 방사능 노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생활수칙을 지켜야 하는지, 방사능 노출로 인한 인체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먼저 방사능과 관련된 기사를 볼 때 주로 사용되는 용어나 단위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방사성 물질이 방사선을 방출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단위로 베크렐(Bq)이 사용되는데, 1베크렐은 1초 동안 1개의 원자핵이 붕괴할 때 방출되는 방사능의 강도를 의미합니다. 흡수선량은 방사선이 어떤 물질에 흡수된 에너지의 양[단위, 그레이(Gy), 물질 1kg에 1줄(Joule) 흡수]인데, 방사선의 종류와 에너지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흡수선량에 해당 방사선의 가중치를 곱하여 나타낸 값인 등가선량[단위, 시버트(Sv)]입니다. 동일한 방사선이라고 해도 장기에 따라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조직의 등가선량에 해당 조직 가중치를 곱하여 이를 모든 조직에 대해 합산한 값인 유효선량[단위, 시버트(Sv)]이라는 용어도 알아두어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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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에 있었던 큰 사고로는 197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Three Mile Island Nuclear Station과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사고가 있었습니다.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는 요오드(I-131)와 세슘(Cs-134, Cs-137)인데, 초기에는 방사성요오드 흡입과 섭취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반감기는 방사능이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필요한 시간을 말하는데, 요오드의 짧은 반감기와(약 8일) 갑상선에 우선적으로 침착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방사성 요오드에 오염된 우유를 잘 대처하지 못해 사고 때 소아 또는 청소년기였던 사람들에서 갑상선암의 발생률이 크게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Cs-134, Cs-137은 각각 30년과 2년인 긴 반감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문제입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의해 자궁 내 8-15주에 피폭된 태아가 출생 후 정신 지체, 작은 두위, 간질, 학습능력 저하, 대뇌피질 형성이상을 보였다는 연구와 원자력발전소 반경 5km 이내에 살고 있는 5세 이하의 아이들이 20km 밖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 비해 급성 백혈병의 발병률이 2배가 된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위 연구 결과들로 미루어 보았을 때 성인에 비해 태아나 아이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포분열이 왕성한 시기이므로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파괴된 세포가 계속 증식하여 암과 같은 질병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작년 2705톤, 올해도 최근까지 160톤의 일본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방사선의 위험이 선형적으로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는 기준치는 100밀리시버트입니다. 검사상 방사성 세슘이 수입 허용 기준인 ㎏당 100베크렐 미만이었고(최근 일본산 수산물의 세슘 허용치를 370에서 100베크렐로 강화했죠), 370베크렐 세슘이 검출된 식품 1㎏을 먹어도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0.0048밀리시버트(시버트의 1/1,000)에 불과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100밀리시버트는 우리가 1년 동안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받는 자연 방사선량(세계 평균 2.4밀리시버트, 우리나라 평균 3.06밀리시버트)의 수십 배에 달하기 때문에 미량의 방사능은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과연 믿을 수 있을까요? 


캐나다 연구팀이 급성심근경색이 있었던 약 83,000명을 대상으로 이미지 진단과 치료를 위해 낮은 농도의 이온화 방사능에 노출되었던(평균 축적 노출 양 5.3밀리시버트) 사람들을 평균 5년 간 추적한 것을 2011년에 발표하였습니다. 처음 진단과 치료를 위해 방사능에 노출된 단위가 10밀리시버트 증가할 때마다 추적기간 5년 동안 암 발생 위험도가 3%씩 증가하는 것으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영국 연구자들은 컴퓨터 단층검사를 받은 22세 미만 약 18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방사선에 노출된 양이 많을수록 백혈병과 뇌종양의 발생이 증가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런 연구로 미루어 볼 때 100밀리시버트 미만의 미량 방사능 노출의 위험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욱이 긴 반감기를 가지고 있는 세슘을 계속 섭취를 했을 때 몸에 축적된 양이 얼마나 증가하고 어떤 위험을 보일지, 현재는 검사조차 되지 않고 있는 스트론튬과 플루토늄과 같은 방사능 물질에 대한 연구도 꼭 필요한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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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방사능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나와 아이들,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위원회에서는 일본산 수산물과 가공식품 등의 섭취를 제한하고 내장과 뼈 제거 후 미지근한 물로 씻고 섭취하도록 권유하였습니다. 국물 섭취는 자제하도록 당부했고요. 우리 아이들이 먹는 학교 급식에 대한 관리가 잘 안되고 있기 때문에 방사능과 관련한 조례 제정과 검사 항목에 포함되지 않은 스트론튬과 플루토늄 등을 포함시키도록 요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오래전부터 방사능 치료를 받는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의학적인 치료 효과에 대해 연구해왔습니다. 방사능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보통 치료 후 극심한 오심, 구토, 구강건조증 등으로 힘들어하는데, 침 치료를 통해 증상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삼, 구기자 등 단일 약재뿐만 아니라 정기(精氣)를 보강하는데 이전부터 처방해왔던 보중익기탕,  귀비탕 등이 방사능 노출로 인해 생기는 세포 손상의 회복을 돕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아직 내부 장기의 기능이 미숙한 아이들이 방사능 노출에 의해 가장 큰 피해를 받는 위험군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먹는 음식 중에 위해 음식은 없는지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시고, 약한 장기를 돕고 기혈을 돕는 한약처방으로 밖에서 들어오는 위해 자극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닥터 이훈의 한방소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