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만 걸렸다 하면 자꾸 중이염이 와요.”
“가뜩이나 비염, 축농증도 있는데 중이염까지 겹쳐 와요.”
“수술하면 정말 괜찮아질까요? 옆집은 또 재발했다고 하던데요.”
중이염 때문에 고생을 겪은 엄마들의 하소연이다.
자꾸 재발하고, 반복되고, 만성화되는 중이염, 정말 수술 말고는 해결책이 없는 것일까?
귀와 코는 세면대와 하수구의 관계
많은 엄마들이 중이염은 귀에 세균이 들어가서 생기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귀는 고막으로 막혀 있어 정작 귀를 통한 감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원인은 바로 코. 귀와 코는 이관이라는 좁고 길쭉한 관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이들은 아직 이관 발달이 미숙해 이관이 넓고, 길이도 짧으며 평평하다. 그러다보니 코에 질병이 생길 경우 콧물이나 세균이 귀로 잘 흘러들어간다. 감기에 걸려 코가 막히거나, 비염이나 축농증을 자주 앓는 아이에게서 중이염이 많이 생기는 것은 이때문이다.
보통 한방소아과에서는 귀와 코의 관계를 세면대와 하수구의 관계라고 설명한다. 귀가 세면대라면 코는 하수구고, 귀와 코를 연결해주는 이관은 하수도관으로 비유할 수 있다는 것. 하수구가 막혀서 세면대의 물이 차면 당연히 하수구를 뚫어주듯이 중이염에 걸렸을 때는 반드시 코 치료가 병행되어야 아이 병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본다.
급성 중이염과 삼출성 중이염의 증상 차이
반복되는 중이염으로 수술을 한 아이의 경우에도 코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아무리 수술을 했더라도 코가 제 기능을 못 찾으면 다시 귀에 물이 차는 현상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중이염으로는 급성 중이염과 삼출성 중이염 등이 있다.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고 귀를 잡으면서 아프다고 하면 급성 중이염을 의심하게 된다. 급성 중이염은 다른 말로 귀에 생기는 감기, 귀 감기라고도 하는데, 이때는 염증을 치료하고 열을 내리게 한다. 삼출성 중이염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엄마가 조금 더 세심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텔레비전을 볼 때 뒤에서 이름을 불렀는데 잘 못 알아채거나 전화를 받을 때 한쪽 귀로만 받는다던지, 엄마의 말을 잘 못 알아듣고 목소리가 큰 아이들은 삼출성 중이염일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요하다.
비염, 축농증 치료해야 중이염에 덜 걸린다
비염 치료는 아이의 체질에 따라 달라진다. 누런 콧물이 나거나 코가 찐득하고 마르는 경우에는 열을 원인으로 보고, 열을 내리고 염증을 개선시키는 갈근, 승마, 시호 같은 약재를 사용한다. 찬바람을 쐬거나 찬 것을 먹으면 코가 막히고, 차가운 곳에 나가면 맑고 투명한 콧물이 흐르는 아이는 신이나 창이자, 세신 같은 따뜻한 약재를 처방해 치료한다.
면역력이 약해 잔병치레가 잦은 허약한 아이가 비염, 중이염이 있을 때는 인삼이나 황기 같이 몸을 보하는 약을 써서 치료한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한약 치료는 귀약, 코약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병의 원인에 따라서 콧병과 귓병을 함께 치료해주는 약을 사용하는 것이 감기 합병증에도 잘 안 걸리고 아이가 건강하게 생활하도록 도와준다.
© 좋은 면역 지킴이, 황만기 박사의 알레르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