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바깥 기온이 높아지면 몸 내부 온도는 상대적으로 차가워지기 마련인데요. 그래서 여름일수록 음식을 따뜻하게 먹어서 더위를 이겨내라는 “이열치열”이라는 말이 있지요.
특히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들일수록 더운 계절에 차가운 음식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한의학적으로는 '비위가 차갑다' 또는 '허랭(虛冷)하다'고 표현하는데요. 용어가 살짝 어렵죠? 한의학에서 ‘차갑다’라고 표현할 때는 실제 온도 이야기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능이 잘되고 있는 상태를 ‘따뜻하다’,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차갑다’고 표현합니다. 너무 많이 항진된 상태는 '뜨겁다'고 말합니다.
약재에 대한 표현도 그렇습니다. 뜨거운 약재는 실제로 약이 뜨겁다는 것이 아니고 기능을 항진시킨다는 뜻입니다. 차가운 약재는 항진된 기능을 끌어내린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제 비위가 차갑다는 말의 뜻을 금세 아시겠죠?
네. 여러분의 생각이 맞습니다. 소화기관의 기능이 떨어져 있다는 뜻입니다. 소화 기능이 안 좋은 분들은 평소에도 배탈이 잘 날 수 있고, 여름철 차가운 음식들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은 청량음료 같은 차가운 음료를 정말 주의하셔야 해요.
그렇지만 너무 더운 여름에 그냥 버티기는 힘들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여름철에 배탈 없이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한방음료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생맥산(生脈散)입니다.
생맥산은 인삼, 맥문동, 오미자, 꿀로 구성되어 있는 정말 유명한 처방입니다. 여름철 더위에 기진맥진할 수 있는데 인삼이 기력회복에 아주 많이 도움이 됩니다. 인삼은 항산화, 항독소 작용도 있다는 사실을 다들 아시죠? 맥문동은 호흡기와 심장을 튼튼하게 하면서 면역력을 좋아지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또한, 맥문동은 차가운 성질로 인삼의 따뜻한 성질을 잘 잡아 주어 균형을 맞춰줍니다. 오미자는 간 기능을 보호하면서 해독과 진통 작용이 있습니다. 피로한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약재에요. 꿀은 한약명으로 봉밀이라고 하는데, 체내에 당분과 미네랄을 즉각적으로 보충해 줄 수 있습니다.
이 4가지 약재들은 모두 식품의약품 공용한약재이기 때문에 여러분들도 손쉽게 구할 수 있어요. 물론 한의 의료기관에서 다루는 것들과는 품질허가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차로 드실 거라면 가볍게 생각하셔도 좋아요.
그렇다면 생맥산은 어떻게 만들까요? 우선 인삼, 맥문동, 오미자를 각각 20g씩 준비합니다. 그리고 물 2L를 넣고 팔팔 끓여서 물이 절반으로 졸아들면 끝. 참 쉽죠? 따뜻하게 드셔도 좋고, 시원하게 드셔도 좋아요. 드실 때 입맛에 맞게 꿀을 적당히 넣으면 아주 맛있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여름차가 완성됩니다.
그리고 한 가지 꿀팁!! 오미자가 좋은 기능이 있지만, 맛이 좀 그렇거든요. 특히 끓이게 되면 텁텁하고 시큼한 맛이 날 수 있어요. 맛이 크게 안 느껴지시는 분들은 그냥 물에 넣고 같이 끓이셔도 되지만, 그 맛이 싫으신 분들은 오미자만 따로 찬물 500mL에 하룻밤 정도 담가 우려낸 오미자 물을 인삼과 맥문동을 끓인 물과 섞으면 더욱더 좋은 맛이 된답니다.
여러분, 청량음료 대신 생맥산 드시면서 여름철 건강하고 시원하게 나세요~!!
References
© 남지영 박사의 편안한 웰빙 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