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약전>에서 구기자는 가지과 (Solanaceae family) 구기자속 (Lycium genus)에 속하는 구기자나무 Lycium chinense Miller 또는 영하구기 Lycium barbarum Linné의 열매이다.
반면 <중국약전>의 경우 영하구기 (寧夏枸杞) Lycium barbarum Linné의 잘 익은 열매만을 공정 약으로 등재하고 있다.
구기자속은 약 80종의 식물로 구성되는데, 이 중 구기자나무 (Lycium chinense Miller) 또는 영하구기자 (Lycium barbarum Linné), 검은색의 블랙구기자 (Lycium ruthenicum)만이 약물로 사용되었다 [1]. 이 3종의 구기자 중에서 영하구기자의 연구가 가장 많으며, 이하의 내용들은 주로 영하구기자의 연구를 말한다.
전통 및 현대적 사용
구기자에 대한 기록은 <신농본초경>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간신 (肝腎)을 보하며, 눈을 맑게 한다.’고 적고 있다. <신농본초경> 이후로 명나라 때 <본초회언> 등의 본초서 및 처방이 구기자를 포함하고 있다.
한편 구기자는 약용 이외에도 식품으로 사용된다. 구기자로 술을 담글 수 도 있고 밥을 지을 때 향신료로 첨가한다. 구기자나무의 뿌리껍질은 ‘지골피’라는 한약재로 사용하고, 구기자잎 역시 식품 또는 약물로 사용된다.
최근 구기자를 울프베리 (wolfberry)로 부르며, 북미, 중남미, 유럽, 동남아시아 등의 많은 나라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용하고 있다 [2].
성분
1. 다당류
2. 카로티노이드 (carotenoid)와 그와 연관된 성분들
3. 기타
구기자의 성분 중 다당류 분획의 연구가 활발한데, 다수의 연구에서 구기자 물 추출물에서 분리한 다당류 분획의 항산화, 면역 조절, 항암, 신경 보호, 방사선 보호 (radioprotection), 항당뇨, 간 보호, 항골다공증, 항피로 등의 약리작용을 보고한다 [3,4].
카로티노이드와 연관된 성분 중에는 제아잔틴 (zeaxanthin), 피살리엔 (physalien) 등이 있는데 이 중 zeaxanthin은 망막 안에 포함된 두 개의 카로티노이드 중 하나로 눈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3].
구기자의 지표 성분인 베타인 (betaine)은 천연 아미노산의 하나로, <한국약전>에서는 건조한 것은 베타인 0.5% 이상을 함유하도록 표기되어 있다.
약리작용
1. 항산화/항노화 작용
2. 면역 조절
3. 대사율 증가
4. 간에 대한 활성
5. 신경계에 대한 활성
6. 항당뇨 활성
7. 눈 건강
8. 항암 작용
9. 기타
1. 항산화/항노화 작용
구기자의 성분은 면역 조절, 항세포사멸, DNA 손상의 감소 등을 통해 항산화/항노화 작용을 한다 [5].
구기자의 다당류 분획은 혈중 SOD, CAT, GSH-Px 레벨을 증가시키고, MDA 농도를 감소시킨다. 또한 피부에서도 SOD 활성을 개선하고, 피부 MDA 함량을 감소시킨다. 이 외에도 PI3K/AKT/Nrf2 축을 활성화하며, 산화 스트레스의 발생을 억제하고 포도당 대사 이상을 조절한다 [5]. 운동 피로 쥐의 골격근에서 항산화 작용을 보인 연구가 있으며 [3] 심근세포에서 산화 스트레스 및 세포사멸을 억제한 연구도 있다 [4].
Zhao R (2015) 등의 연구에서 구기자 다당류는 골격근의 손상 및 MDA 레벨을 감소시키며 SOD, GSH-Px 활성을 강화했으며 미토콘드리아 막전위와 Ca2+ 레벨을 증가시켰다. 이는 구기자 다당류가 지질과산화를 감소시키고, 항산화효소를 증가시키며, 세포 내 칼슘 불균형을 개선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6].
2. 면역 조절
구기자는 면역 기능을 강화한다. 구기자의 다당류는 대식세포 (macrophage), NK 세포를 활성화하고, 수지상 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며, 사이토카인 분비를 강화한다. 또한 다당류는 선천성 면역 반응 (innate immune response)과 적응 면역 반응 (adaptive immune response) 모두를 상향 조절할 수 있다. 따라서, Lycium barbarum polysaccharide (LBPs)는 면역 조절에 큰 역할을 한다 [5].
3. 대사율 증가
구기자는 대사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연구에서 구기자는 대사율을 증가시키고, 체중을 감소시켰다 [2]. Kim MH (2017) 등은 갱년기 비만에서 구기자의 효과를 연구했다. 6주간의 구기자 추출물의 처치는 체중 증가를 개선했으며, 혈중 지질 및 공복혈당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in vivo, C57BL/6 mice) [7].
Amagase H (2011) 등의 연구팀은 14일간의 구기자 복용으로 식후 에너지 소모가 10% 상승했으며, 허리둘레 역시 감소되었다고 보고했다 [8].
4. 간에 대한 활성
구기자는 항산화 작용 등을 통해 CCl4 [9,10], 알코올 [3] 등으로 유도된 간 손상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몸의 조성과 지질 프로파일 그리고 지방간을 개선한다는 쥐 실험 결과를 얻기도 했다 [11].
5. 신경계에 대한 활성
산화 스트레스는 파킨슨병 등의 다양한 질환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구기자는 항산화 효과를 보고하며, 이에 대한 연구들이 보고된다. 구기자 다당류는 6-OHDA-유도 세포사멸을 역전시켰으며, ROS와 NO 축적을 지연시키고, NF-kB, iNOS, nNOS, 세포 내 Ca2+ 농도를 감소시켰다 [12].
또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모델에서 구기자 다당류 처치는 만성 간헐적 저산소혈 (chronic intermittent hypoxia)에 의한 공간 기억 장애 (spatial memory deficits)를 억제하며, 산화 스트레스, 신경 염증, 소포체 스트레스 (ER stress) 등을 개선했다 [12].
6. 항당뇨 활성
몇몇 임상 및 실험보고에서 구기자는 항당뇨 효과를 나타낸다고 보고했다. 이 효과는 구기자의 항산화 작용, 세포 보호 작용 등으로 인해 발휘되는 것으로 보인다 [2].
Zheng Y (2019) 등은 중약 다당류가 가지는 항당뇨 활성을 보고했다. 이 중 구기자 다당류는 수용성 당복합체이며, 다음과 같은 기전으로 항당뇨 활성을 가진다 [14].
1) 인슐린 작용 강화 (PI3 K/Akt 경로 활성 및 MAPK 경로 조절)
2) 포도당 대사 개선
3) 당뇨 합병증 증상 개선
7. 눈 건강
구기자가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몇몇 in vitro 연구가 있다. 망막 색소 상피 세포 (retinal pigment epithelial cells) H2O2-유도 세포사멸 억제 [15], 수정체 상피 세포 (lens epithelial cells)의 H2O2-유도 세포사멸 억제 [16] 및 전기 자극으로 유도한 신경 손상에 대한 보호 작용 등을 보고한다 [17,18].
또한 안구건조증 수컷 SD rats 모델에서 구기자 추출물의 처리로 안구건조증이 개선되었다 [19].
8. 항암 작용
구기자 다당류는 BIU87 (human bladder carcinoma cell line), QGY7703 (human hepatoma cell line), MGC-803 및 SGC-7901 (human gastric cancer), SW480 및 Caco-2 (colon cancer cell), MCF-7 (human breast caricinoma)에 대한 in vitro 연구에서 항암 활성을 나타냈다 [3].
9. 기타
구기자, 지각, 옥죽 등에서 분리된 betaine, coumarin, hesperidin 및 kaempferol을 평가한 연구에서, 구기자에 함유된 betaine은 뮤신의 분비를 촉진하여 거담 약물 가능성이 시사되었다 [20].
구기자는 이시진의 <본초강목>에서도 성적 효과를 발휘한다고 소개되었다. 건강한 사람이 구기자 (울프베리) 주스를 매일 섭취하면 성적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가 있으며, 동물실험에서 구기자 다당류는 성 기능과 생식 능력에 유의하다고 보고했다 [3]. 또한 항산화, 세포 증식, 항세포사멸의 작용으로 생식 계통의 손상 및 비스페놀, 스테로이드, 열 (고온) 및 과산화수소, 방사선 등으로 유도된 손상에 보호 효과를 나타냈다 [4].
임상연구
미국에서 구기자 주스를 이용한 무작위 대조연구를 수행했다. 12~30일 구기자 복용 시 전반적인 웰빙과 심혈관계, 관절/근육 기능, 위장 운동, 신경/정신의 개선을 보고했다. 다시 말해 구기자의 복용으로 운동 수행, 스태미나/지구력, 수면의 질을 포함하는 다양한 증상이 개선됨을 나타냈다 [2,21]. 55~72세의 건강한 중국인 5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도 구기자 다당류는 SOD, 글루타티온 과산화효소를 개선하고, 혈청 MDA를 감소시켜 항산화 효과를 증명했다 [3].
Cai H (2015) 등은 구기자 다당류의 항당뇨 활성을 연구했는데, 제2형 당뇨 환자에서 구기자 다당류는 식후 혈당을 낮추고, 식후 인슐린 분비를 자극했으며,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했다 [22].
2011년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한 구기자 임상연구에 따르면 대조군의 경우 90일간의 연구 기간 동안 황반 침착물의 수가 증가된 반면, 구기자군의 경우 침착물의 수가 증가하지 않고, 안정을 유지했다 [23]. 또한 2019년의 연구에서는 구기자 보조제 12개월의 사용이 망막 색소 변성증 (retinitis pigmentosa) 환자의 원추 변성 (cone degeneration)을 지연시킨다고 보고했다 [24].
사용상 주의
<중국약전 (2015)>에 따르면 구기자의 추천 용량은 6-12g이다.
다른 흔한 과실과 유사하게, 구기자 역시 독성은 거의 보고되지 않는다. 201명을 대상으로 한 5개의 RCT에서 14~30일간의 구기자 (생구기자 최소 150g) 복용은 어떤 부작용도 보이지 않았다 [2]. Bucheli P 연구팀의 경우 75명이 구기자를 복용했는데, 1명에서 6일간의 구토 및 발열이 발생했다. 그러나 저자는 구기자와 증상 간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23].
구기자와 와파린의 상호작용을 시사하는 2개 케이스 보고가 있다. 그러나 이 경우는 다빈도로 구기자와 와파린을 사용하여, 상호작용의 용량에 대한 연구가 요구된다 [2].
구기자를 복용한 후 알레르기가 발생한 케이스가 보고된다. 또한 구기자는 독성 알칼로이드인 아트로핀 (atropine)을 천연물로 함유하나 독성을 유발하기에는 매우 적은 함량이다 [25].
참고문헌
© 공병희 원장의 현대적 본초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