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질환들이 여럿 있는데 그중 하나가 급성 요부 염좌 (acute low back pain)입니다. 이름이 어려운 것 같지만 내용은 아주 쉽습니다. 갑자기 허리를 삐끗했다는 뜻입니다. 평소 허리가 안 좋았던 사람들은 쉽게 허리를 삐끗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사람들도 갑자기 무리했다거나 운동을 하다 부상으로 허리를 삐끗할 수 있어요.
급성 요부 염좌가 생기면 대부분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통증이 있어 움직이기가 힘들고, 웃거나 기침 또는 재채기를 할 때 통증 부위가 심하게 울리기도 합니다. 응급실을 가야 하나 고민될 정도로 통증이 심각하거나 거동을 못 할 수도 있습니다.
허리를 삐끗했다면 스스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체크해 봅시다.
1) 최근에 부쩍 피로하거나 무리했다.
2) 오래 서 있거나 오래 앉아 있는 일이 많았다. 소파에 누워서 안 좋은 자세로 TV 시청을 오래 하는 등 자세에 문제가 있었다.
3) 환절기에 미처 보온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든지, 침구류를 얇은 것으로 사용하는 등, 허리 근육을 차갑게 했다.
4) 갑자기 무언가를 번쩍 들거나 하는 행동을 했다.
허리를 삐끗했다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지키면 도움이 됩니다.
A. 절대 금주한다. 음주한 뒤 통증이 매우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B. 최소 3~4일은 운동을 삼간다. 근육이 뭉치면 무리한 운동이 통증을 악화시킨다. 헬스를 하거나 골프 라운딩을 강행하는 등 운동을 자제하지 못하면 상태가 악화된다.
C. 잘 때 바로 눕는 것보다는 옆으로 눕는 자세를 추천한다. 다리 사이에 베개를 끼우는 것도 좋다. 바로 누운 채로 다리를 구부린 자세도 비교적 괜찮다. 이때 무릎 아래에 베개를 받치면 도움이 된다.
D. 갑자기 자세를 바꾸거나 묵직한 물건을 드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급성 요부 염좌가 생기면 근육이 뭉쳐 있으므로 따뜻한 찜질을 해서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진통 소염 효과가 있는 외용제를 바르고 마사지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죠. 운동은 조심해야 하지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아주 천천히 하는 정도는 괜찮을 수 있어요. 그래도 절대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괜히 근육 풀려고 스트레칭하다가 더 다칠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 한의원에서는 급성 요부 염좌를 어떻게 치료할까요? 일단 급성 요부 염좌 초기에는 통증을 줄이고 근육이 부드러워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예요.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침을 놓고 부항을 한다거나 한약을 처방하기도 하죠. 한의 물리요법 (물리치료라고 많이 표현함)이나 추나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허리를 삐끗해서 통증이 심할 때는 추나치료는 조심스럽게 시행해야 합니다. 초기에는 우두둑하는 추나는 안 하는 것이 좋고 경근과 근막을 이완시키는 추나치료는 시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초기가 지나가고 만성화된 요통이라면 여러 가지 추나치료를 해 볼 수 있습니다.
허리를 삐끗하면 최초 3~4일간 통증이 가장 심하며, 어떤 경우에는 통증이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지기도 해요. 보통 푹 쉬면 2~3주 정도에 완쾌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통증 기간이 1주일에서 열흘 내외로 단축될 수 있어요. 미국에서는 의사 선생님들도 급성 요부 염좌나 만성 요통에 침 치료를 추천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급성 요부 염좌는 예방이 제일 중요하므로 평소 올바른 자세를 하도록 신경 쓰고 운동을 꾸준히 해서 허리 건강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평상시에 위에서 말씀드린 허리에 좋지 않은 행동들을 꼭 주의하시면 좋겠어요.
References
ⓒ 남지영 박사의 편안한 웰빙 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