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 시대의 천문학자들은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심지어 질병도 일으키는 ‘이상기후’가 별, 태양, 달의 각각 다른 움직임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에너지의 상호 작용에 의해서 일 년에 여섯 번씩 다른 형태가 60년 주기로 계속 반복되는 규칙을 밝혀냈다. 즉, 360종류의 이상기후가 반복된다는 의미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운기학(運氣學)이라 하여 질병 치료 및 예방에 응용하였는데 한국약선연구원 (www.한국약선연구원.com)에서는 다방면의 비교 연구 끝에 그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음식으로 예방하는 것이 가장 합당하다는 결론을 얻었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근래에는 가뜩이나 심해진 미세먼지나 기타 공해들로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는데 이상기후의 영향까지 받으면 되겠는가? 공해는 자의로 벗어나기 힘들지만, 이상기후는 노력하면 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지금도 별들은 돌고 있고 죽을 때까지 그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음식 또한 평생 함께해야 하는 것이니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인지 가히 상상할 수 있다.
한의학 임상 35년과 약선 연구 28년의 기나긴 여정이 없었다면 이 작업을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일단 운기학을 깊게 이해하기 위하여 우주본을 구매해서 고대의 천문학자들이 관찰했던 28개 별자리의 위치와 입체적인 하늘의 방위를 나타내는 천간(天干; 甲~癸의 10간)을 표시하였다. 그런 다음 『황제내경』에서 말하는 오운(五運), 즉 다섯 가지의 자연 발생 에너지 벨트를 오색 테이프로 붙이고 지구와 달이 돌아가게 동작을 시키면서 하나씩 검토하고 고전 속 문자들의 의미를 깨우치기 시작하였다.
강렬한 필요성이 열정을 일으켜 일 년 정도 보낸 다음 안목이 터지고 음식과 연관시킬 방법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러고 나서 기나긴 완성의 길을 향해 한국약선연구원에서는 해마다 다른 건강음식(줄여서 ‘해다건’)이라는 이름으로 2개월 전부터 대중들에게 알리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하지 않고 책상머리에서 완성하기란 너무나 멀어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강의가 몇 년 혹은 일 이십 년 지속되다가 멈출지는 모르지만 - 필자의 나이가 60대 중반을 훌쩍 넘었기 때문에 20년도 지속하기 힘들다 - 해가 거듭되고 그 과정이 기록으로 남게 되면 후손들에게 정말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저 하늘의 별이 멈추지 않는다면.
오늘이 2월 22일이니 3월 20일까지는 제1기 (대한 1/20 ~ 춘분 전날 3/20) 이상기후의 영향을 받는다. 이 기간의 정상기후는 봄의 발생하는 기운이 점점 많아져 기온이 따뜻하고 만물이 동토를 헤치면서 치솟아 오르는 기운이 발생하는 기후이어야 한다. 인체도 질세라 오장 깊숙이 감추고 있던 것들을 표피 방향으로 전진 배치하고 모공을 열어 온화한 봄기운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시기이다. 그러나 얄궂게도 이 기간의 운기학적 이상기후는 기온이 서늘하고 발생하려는 기세를 사정없이 억제하는 에너지가 강한 기후이다. 한겨울에도 냉기가 침입하지 못하게 문을 꼭꼭 걸어 잠갔던 인체가 어설픈 서늘한 기운도 어이없이 통과시켜 냉기로 인한 질병이 든다. 봄기운을 맞이하려 대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황제내경』에서는 이 기간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지침을 주었는데 그 지침에 따라 한국약선연구원에서는 여섯 가지의 음식을 추천하였다. 모두 그 기본은 고조리서에서 발췌하여 약선설계를 함으로써 더욱 효능이 강해진 음식들이다. 우선 ‘모과갈수’라는 처방을 소개한다.
『임원십육지 林園十六志』 당전과(糖纏菓)편에 나오는 모과환법의 재료들을 기본으로 하고 갈수(渴水)편에 나오는 제법을 응용하여 약선설계를 한 처방이다.
모과의 시고 따뜻한 성미로 간장을 보호하고 벌꿀의 달고 따뜻함으로 간기의 고통을 풀어주며 계피, 생강, 산초의 매운맛으로 간의 기가 전신으로 퍼지게 한다.
또한 봄철의 생기(生氣)를 따라 혈액이 잘 돌도록 하는 모과와 계피가 배합되고, 냉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내부를 따뜻하게 하는 계피와 산초가 보조하며 잠시 들어온 냉기는 생강이 발산시켜버린다. 벌꿀의 가장 큰 필요성은 이상기후로부터 건조해지지 않도록 윤활하게 하는 점이다.
다만, 매운맛이 너무 지나치면 이상기후를 도와줄 우려가 있으므로 양을 조절해야 하며, 쓴맛을 약간 첨가하면 견제가 된다.
한국약선연구원 송동진 부원장에 따르면 모과갈수의 조리과정은 모과 설탕 절임 2큰술, 계피 20g, 생강 10g, 화초 5알을 넣어 10분간 중불로 달인다고 한다.
※ 본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로, KMCRIC의 공식적 견해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 안문생 박사의 약선설계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