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추위가 기승입니다. 날이 추워지면 다들 감기 예방에만 신경을 쓰는데 심·뇌혈관 계통 질환도 조심해야 합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근육은 물론 혈관도 수축하여 혈액순환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데 특히 심장이나 뇌의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질환들은 한의학에서 중풍(中風)으로 분류가 됩니다. 중풍에 대한 정의는 넓은 것도 있고 좁은 범주의 것도 있습니다. 넓은 범주의 중풍은 몸 어느 부분이 바람맞은 것처럼 살짝 떨린다든지 하는 사소한 증상까지 포함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중풍은 사소한 증상들이 아닌 뇌경색이나 뇌출혈 같은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심장마비 등의 급성 심장 질환으로 한의학에서 좁은 범주의 중풍으로 분류하는 질환입니다.
심·뇌혈관 계통 질환은 추울 때 심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겨울철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갑자기 밖으로 나와 추위를 만나면 혈관이 수축해서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평소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더 자주 체크하고 운동할 때 보온에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합니다. 지나친 음주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특히 술을 조절해서 드셔야 합니다. 송년회나 신년회 등으로 술자리가 많아지는 요즘, 건강을 위해 술을 적당히 드시기를 권유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심·뇌혈관 계통 질환을 중풍이라 지칭하면서 예방과 치료를 강조해 왔습니다. 특히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한데 흥분되고 화난 감정이 과도해지면 뒷머리 쪽으로 기운이 솟구쳐 올라 중풍이 올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도록 조심하고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는 적절히 해소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뒷머리, 목, 어깨 쪽에 분포한 경혈들을 잘 풀어주는 것도 중풍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집에서 스스로 마사지를 하는 것도 좋고 평소 목과 어깨가 잘 뭉친다면 한의원에서 정확한 경혈에 침 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한의원에서 받을 수 있는 침 치료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반적인 침 치료, 한약을 정제해서 경혈점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 전기 자극을 통해 효과를 강화하는 전침 치료 등이 있습니다. 중풍을 예방하거나 후유증을 치료하고 개선하는 한약들도 많이 있으니 침 치료와 함께 적절히 한약 처방을 받으면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중풍칠처혈(中風七處穴)은 중풍 예방과 치료에 특효로 꼽히는 일곱 가지 혈자리로 백회(GV20), 곡빈(GB7), 견우(LI15), 풍시(GB31), 곡지(LI11), 현종(GB39), 족삼리(ST36)를 말합니다. 중풍 치료 시 무조건 이 7개의 혈자리에 침을 놓는 것이 아니고 증상과 상황에 따라서 어떤 혈자리들이 치료에 포함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전문적인 교육과 면허를 받지 않은 사람이 어느 혈자리가 무조건 도움이 된다고 맹신하면서 꼭 그 자리에 침을 놓아야 한다고 주장할 때가 있습니다. 비전문적인 민간요법은 비위생적이거나 방향이 크게 잘못된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겨울철 건강관리는 가까운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 가셔서 꼭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References
© 남지영 박사의 편안한 웰빙 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