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대 (Indigo Pulverata Levis)는 마디풀과 (여뀌과, Polygonaceae) 마디풀속 (여뀌속, Polygonum)에 속한 쪽/요람 (P. tinctorium) 또는 판람속 (Baphicacanthus) 마람 (Baphicacanthus Cusia (Nees) Bremek.)의 잎을 발효시켜 얻은 가루이다. 또는 십자화과 (十字花科) 식물 대청 (숭람, 菘藍, Isatis indigotica Fort.)의 줄기나 잎을 가공하여 분말, 덩어리 또는 과립으로 만든 것을 사용한다. 중국에서는 푸젠성 (Fujian, 福建省)에서 생산된 마람에서 추출된 청대를 가장 좋은 상품으로 생각한다 [1].
전통적 사용
대청 등에서 추출되는 ‘청색’ 인디고 (indigo)의 사용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동양의 경우, 청대의 해열 및 항염증 작용은 10세기 중국 송대의 <개보본초 (开宝本草)>에 기록되어 있다. 최근 청대를 함유한 처방은 궤양성 대장염 (내복 및 관장, 좌약), 건선, 백혈병 등의 질환에서 활발하게 연구된다.
1967년 중국의학과학원 혈액학연구소의 연구팀은 당귀노회환이 만성 골수성 백혈병 (chronic myeloid leukemia, CML)에 효과적이란 점을 발견했다. 당귀노회환은 11개 본초로 구성된 중약 처방으로 당시 CML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4명은 혈액학적 완전 관해 (complete remission), 5명은 부분적 관해 (partial remission)를 달성했다. 이후 처방 연구를 통해 이것이 ‘청대’의 효능이며, 특히 청대에 소량 함유된 인디루빈 (indirubin)이 활성 물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현재 효능은 증가하고 부작용이 적은 인디루빈 유도체들이 개발되었으며, meisoindigo의 경우 임상시험까지 진행되고 있다 [2].
또한 1980년대에는 웅황-청대 RIF (Realgar-Indigo naturalis Formula)의 조합 처방이 설계되었으며, 현재 급성 전골수세포 백혈병 (acute promyelocytic leukemia, APL)의 치료제로 연구 중이다. RIF 처방은 웅황이 주 성분이며, 청대 등을 보조로 사용한다 [3].
성분
청대에는 인디고 (indigo), 인디루빈 (indirubin), 트립탑트린 (tryptanthrin), 스테롤 (sterols) 및 아미노산 (amino acids) 등의 성분이 포함된다. 또한 탄산칼슘 (CaCO3)과 미량원소를 포함하는 소량의 무기물을 함유하고 있다. 2015년판 <중국약전>에 따르면 청대는 인디고 ≧ 2.0%, 인디루빈 ≧ 0.13%를 함유해야 한다 [1].
1) C16H10N2O2 (indigo)
순수한 인디고 성분은 물에 용해되기 어려워 염료 (dye)로 사용했다. 인디고는 물, 알코올 및 diethyl ether에 불용성이며, DMSO, chloroform, nitrobenzene 및 진한 황산 (sulfuric acid)에 용해된다. 인디고는 20세기 중반에 생산이 급격히 감소했으나 데님의 착색제로 사용되면서 사용량이 증가했다 [4].
2) C16H10N2O2 (indirubin)
인디루빈은 인디고블루의 red isomer (붉은빛의 색소)로 화학적으로는 3,2′-bisindole이다 [5]. 인디루빈은 적색의 색감을 보이지만, 낮은 용해도 때문에 섬유의 염색에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인디루빈은 청대에 0.05-0.3%의 농도로 존재하며, 항건선, 항궤양성 대장염, 항백혈병 등의 약리작용을 보고한다 [4].
약리작용
1. 항균 작용
2. 항염증 작용
3. 항건선 활성
1) CDC25B mRNA 및 단백 발현 억제
2) claudin-1 발현 상향 조절
3) keratinocytes 및 PCNA 감소
4. 항궤양성 대장염
5. 항산화 작용
건선은 제어되지 않는 각질 형성세포 (keratinocyte)의 증식 및 비정상적인 세포 분화를 특징으로 하는데, 청대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인디루빈은 증식 마커인 PNCA의 감소 및 보호 작용을 하는 인볼루크린 (involucrin)의 발현을 증가시킨다 [6]. 게다가 EGF (epidermal growth factor)로 유도된 CDC25B mRNA 및 단백 발현을 억제했다 [7]. 또한 피부의 투과성을 조절하는 tight junction complexes의 claudin-1을 증가시킨다. 이때 청대의 성분인 인디루빈, 인디고, 트립탑트린의 시너지 작용도 확인되었다 [8].
청대의 인디루빈은 궤양성 대장염에 효과를 보이며, 크론병 등에도 가능성이 시사된다. 인디고, 인디루빈과 같은 인돌 (indole) 성분은 aryl hydrocarbon receptor (AhR)에 대한 리간드로 작용하는데, 이 경로는 점막의 ILC3를 자극하여 항균 단백 및 tight junction molecule 생성을 유도하여 궤양을 치료한다 [1]. 최근 DSS (dextran sulfate sodium) 유도 대장염, 특히 급성 대장염 모델에서 인디루빈이 효과적이라는 동물연구가 보고되었다 [9].
기전 연구에 따르면 인디루빈은 항증식 작용이 있으며, 이를 통해 건선, 백혈병, 재협착증 (restenosis)의 치료 가능성을 시사한다. 인디루빈은 대부분 cyclindependent kinases (CDKs)과 glycogen synthase kinase-3β (GSK-3β)의 억제를 통해 작용된다. 위에서 언급했던 AhR의 리간드로 작용하여 이어지는 일련의 반응으로 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 또한 인디루빈은 p53을 통한 Bid, Bax 경로와 STAT3 신호전달 억제를 통해 세포 사멸을 유도할 것으로 추측된다 [5].
임상연구
1. 건선
2. 조갑 건선
3. 궤양성 대장염
4. 만성 골수성 백혈병
1. 건선 (psoriasis)
청대는 건선에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중국의 주런캉 (1908-2000) 선생은 청대가 함유된 습독 연고를 건선에 사용했다. 최근 Yan Y 등이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8주간 시행한 연구에서 습독 연고의 국소 적용은 판상형 건선에 효과적이며, 안전했다 [10]. Zhou N 등은 베이징 중일우호의원 (北京中日友好医院)의 원내 처방인 보련연고에 청대를 추가하여 신(新)보련연고로 이름 짓고, 건선에 대한 효과를 연구했다. 연구는 중약 처방에 신보련연고를 병용했을 때, 추가 효과가 발생하는지를 평가했다. 연고의 병용은 총유효율이 84.31%, 현저한 효과가 45.10%였으며, 중약 단독은 51.02%, 12.24%로 중약 단독보다 연고를 병행한 효과가 더 뛰어났다 [11].
한편 건선에 청대를 단일 연고로 사용하는 방식은 주로 대만 연구진에 의해 보고되었다. Lin YK 등은 8세 난치성 건선을 가진 남아의 케이스를 보고했다. 다양한 치료에 실패한 경우였는데, 청대 연고를 8주 사용하고 증상이 개선되었으며 2년의 추적 관찰 동안 지속되었다 [12]. 이후 2명의 재발성 건선 환자 케이스에서도 청대 연고는 효과적이었으며 [13], 14명의 만성 판상형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한 8주 대조 연구에서도 증상의 개선을 보고했다 [14]. 2008년에는 환자 수를 42명으로 늘리고, 치료 기간을 12주로 설계한 임상연구를 수행했다. 42명의 환자 중 31명 (74%)이 청대 처치 후 건선이 소실되거나 또는 거의 소실에 가까워지는 경험을 보고했다 [15]. 2018년에는 만성 판상형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이중맹검 시험을 보고했다. 연구는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되었는데, 하루 2번 8주간 연고를 처방했다. 주 성분인 인디루빈의 용량을 다르게 설정한 연고를 처방했는데 인디루빈이 200μg/g (연구의 최고 용량)에서 가장 높은 PASI 점수가 감소된 결과를 보고했다. 이후 12주의 추적 관찰까지 포함하여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 [16].
2. 조갑 건선 (nail psoriasis)
조갑 건선은 건선 중에서도 치료가 어려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데, 조갑 건선에 대한 청대 또는 인디루빈의 효과가 보고된다. Liang CY 등은 청대 오일(indigo naturalis oil extract)을 하루 2번, 6개월간 사용한 뒤 개선된 13세 조갑 건선 여성 환자의 케이스를 보고했다. 환자는 하루 1~2번의 청대 오일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1년 이상 관해를 유지하고 있었다 [17]. 이후 Lin YK 등은 24주간 31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갑 건선 임상연구를 보고했다. 첫 12주간 시험군 (한쪽 손)에는 청대 오일 (Lindioil), 대조군 (다른 한쪽 손)에는 올리브 오일을 하루 2회 도포했으며 그 다음 12주간은 양쪽 손에 청대 오일을 하루 2회 처치한 결과 청대 오일은 조갑 건선에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18].
3. 궤양성 대장염 (ulcerative colitis, UC)
청대는 경구 처치 및 관장 요법으로 사용된다. 경구 처치의 경우 중국은 석류산과 같은 복합 처방으로 사용되며, 단미제로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1]. 석류산은 중국에서 18세기 중반 이후 염증성 변병에 치료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19]. 관장 요법이 급성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 사용된다는 연구는 거의 대부분이 중국어로 출판된 논문이다.
일본 히로시마 스카이클리닉의 아마노 선생 (Dr. Amano)이 청대가 함유된 석류산 가감으로 궤양성 대장염을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로시마 캄포 (Hiroshima Kampo)로 불리는 선생의 치료는 초기에 비과학적 민속 처방으로 간주되었으나, 최근 부정할 수 없는 근거들로 관심을 끌고 있으며 일본뿐 아니라 한국 등지에서도 치료를 위해 내원하고 있다. 그러나 클리닉의 치료 결과는 따로 발표되지 않았으며,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평가되지 않았다 [1].
청대 및 청대 함유 처방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는 2007년 Fukunaga K 등의 연구를 시작으로 몇몇 논문이 출판되었다. 연구는 <표1>에 요약했다.
연도 | 국가 | 시험군 | 기간 | 대상수 | 대조군 | 결과 | ref. |
---|---|---|---|---|---|---|---|
07 | 일본 |
석류산 좌약 약물은 동일 용량으로 사용 |
6개월 | 6 | 없음 |
1. 석류산 좌약의 복약 순응도는 좋았으며, 시험을 중단할 만큼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 |
[24] |
12 | 중국 | 복방고삼결장용교낭 (复方苦参结肠溶胶囊) |
8주 | 320 | mesalamine | 1. 8주차에 FCC (Fufangkushen colon-coated capsule)군은 72.50% (170/234), HD (Huidi, mesalazine enteric-coated tablets) 단독은 65.00% (52/80)의 임상 반응을 달성했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2. 양군의 임상적 관해율은 비슷했다. 3. 점막 치료율도 양군이 유사했다. 4.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5. 습열형 패턴 환자에서 복방고삼결장용교낭은 mesalamine에 상당하는 효과를 보인다. |
[25] |
12 | 일본 | 석류산 좌약 - mesalamine 을 사용 |
2주 | 30 | 플라시보 |
1. CAI가 ≤4 이하인 경우 관해로 보았는데, 석류산 치료군이 보다 유의했다 (p<0.04). |
[19] |
13 | 중국 | 석류산 관장 - 3g/d의 mesalazine 사용 |
8주 | 35 | 덱사메타손관장 | 1. 석류산은 덱사메타손에 상당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2. 석류산 관장은 안전하고 복약 순응도가 좋았다. |
[26] |
13 | 일본 | 경구 청대산 - 기존 UC 약물은 동일 용량으로 사용 |
없음 (1-4개월) |
9 | 없음 (케이스 리포트) |
1. 9명의 환자 중 8명에서 임상적, 내시경적 반응을 보였다. 반응이 없는 1명은 광범위 대장염 (pancolitis)이었다. 2. 시험 전 합성부신피질호르몬제제 (prednisolone)를 사용하던 7명의 환자 중 6명은 시험 중 약물을 중단할 수 있었다. 3.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 2명의 환자는 가벼운 두통을 호소했으나, 약물을 1/2로 감소하고 소실되었다. |
[27] |
16 | 일본 |
경구 청대(2g) 캡슐 |
8주 | 20 | 없음 | 1. 8주차의 임상 반응, 임상적 관해, 점막 치료는 72, 33, 61%였다. 2. 임상 및 내시경적 점수, CRP 레벨, 혈변은 유의하게 개선되었다. 3. 2명의 환자에서 가벼운 간 기능 이상이 관찰되었다; 1명의 환자는 감염성 대장염으로 시험을 중단했으며, 1명은 가벼운 오심으로 중단했다. |
[28] |
17 | 일본 |
경구 청대 (0.5~2.0g/d) 캡슐 |
8주 | 86 | 플라시보 | 1. 시험 외적으로 13개월 청대 자가 복용 환자에게서 폐동맥 고혈압이 보고되어 연구가 중단되었다. 2. 8주차에 임상적 관해율은 플라시보(4.5%)보다 청대군 (1g은 55.5%, p=0.0004, 2g은 38.1%, p=0.0093)이 더 높았다. 3. 점막 치유는 플라시보 13.6%, 청대 0.5g은 56.5%, 청대 1.0g은 60.0%, 청대 2.0g은 47.6%였다. 4. 청대 환자 10명에게서 가벼운 간 기능 이상이 발견되었다. 다른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 |
[29] |
4. 만성 골수성 백혈병 (chronic myeloid leukemia, CML)
1967년 당귀노회환이 CML에 효과적임이 보고되고, 이어진 일련의 연구에서 청대가 중요한 성분으로 확인되었다. I/II상의 임상연구에서 청대는 CML 치료에 효과를 보였다. 청대의 성분 중 인디고블루가 가장 풍부하지만, 이는 CML에 무효였으며, 인디루빈이 동물 종양 및 임상연구에서 효과를 나타냈다. 청대의 인디루빈 함량은 매우 적은데 중국의학과학원 재료학회연구소의 화학자들에 의해 인디루빈 전합성에 성공했다. CML 환자의 비교임상연구에서 인디루빈과 부설판 (busulfan)은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 이후 인디루빈 유도체 meisoindigo가 개발되었으며, 임상연구를 통해 그 효과를 밝혔다 [2].
부작용/독성 평가
1. 폐동맥 고혈압
2. 대장염
3. 급성 췌장염
4. 기타
1. 폐동맥 고혈압
청대 복용 후 폐동맥 고혈압이 발생한 59세 여성 [20], 45세 여성 [21] 등의 케이스가 보고된다. 일본 히로시마 스카이클리닉에서도 약 5,000명의 환자 치료 중 11명에게서 폐동맥 고혈압이 발생했다는 케이스를 보고하고 있다 [21]. 그러나 현재까지 청대에 의한 폐동맥 고혈압은 약물 중단 후 몇 개월 이내에 가역적으로 소실되었다. 그러나 이는 케이스 보고로 청대의 폐동맥 고혈압 치료가 비가역적일 가능성을 폐기할 수 없다.
2. 대장염
UC가 발생한 지 21년된 61세 여성이 청대를 인터넷으로 구입, 복용한 후 급성 대장염의 발생을 보고했다. 환자는 초기 1.0g/d의 용량에서 효과를 경험하고, 3.5g/d로 증량을 한 뒤 대장염이 발생했다. 회복 후 다시 청대를 복용했으나 대장염이 재발하여 청대로 인한 부작용으로 진단했다 [22].
3. 급성 췌장염
경북대 의대 소아과에서는 청대로 인한 급성 췌장염 케이스를 보고했다. 환자는 복통, 설사, 혈변의 증상이 있고, 크론병으로 진단된 11세 남자아이다. 서양의학적 치료 중 0.3g/d의 청대를 추가했는데 상복부 통증과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 청대의 용량을 줄여 다시 복용했지만 동일 증상이 나타났다 [23].
4. 기타
이외에도 흔히 발생하는 청대의 부작용에는 간 기능 이상, 두통, 그리고 오심, 복통 등의 소화기 장애가 보고된다 [1].
참고문헌
© 공병희 원장의 현대적 본초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