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의 모습은 어떤가?
남자들도 아팠고 아프고 아플 것이다. 원하지도 않았는데 다짜고짜 포경수술도 받았다. 평생 고추 얘기로 상처받고 성희롱 당했다. 말만 하면 ‘남자가’, ‘남자니까’ 분노가 솟구친다. 군대? 아들 낳으면 심란하다고들 했다. 집에 가면 쉼터? 말뿐이다. 안방은 아내 방, 주방도 아내 것, 아이들 방 빼면 겨우 거실 소파뿐. 하루 종일 소파에만 누워 있느냐고 눈 흘기면 베란다에서 담배 뻑뻑. 나더러 주인이라고? 부르르 떨린다.
피곤하다. 시월드처럼 처월드도 부담, 직장 흔들, 전셋값, 나이 들어가시는 부모 걱정, 돌아오는 제사 행사 부담에 섹스할 기분도 아니다. 마누라가 최고 예쁠 때? 애들 데리고 친정 가서 며칠 있다 온다 할 때. 겉으론 섭섭한 척하지만, 속으론 ‘앗싸, 내 세상이닷!’ 이럴 줄 알았으면 돈 벌어 혼자 쓰며 카메라, 낚시, 캠핑이나 원 없이 할걸. 꿈을 접은 건 아내만 아니다. 남자도 많은 것을 포기했다.
한겨레신문에 연재된 「김두식의 고백」에 나온 성 노동자 김연희 씨의 인터뷰. 일하면서 느낀 한국 남자들의 특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말을 안 듣는다는 느낌, 외국 손님보다 배려심이 부족하고 거칠어요. 다들 정말 외롭고요. 자기가 집에 돈만 벌어다 주는 기계 같다는 분, 연애 상담하는 분, 잠깐 친구 상대가 필요하다는 분, 심지어 저하고 애니팡 게임만 하다 그냥 가는 손님도 있거든요.”
내 남자의 모습은 어떤지 아내가 깊은 눈으로 봐줘야 하지 않을까.
남자의 성, 깊은 공감이 필요해
나의 홈페이지에는 ‘남편에게 바라는 섹스’ 같은 글이 올라온다. 나는 답한다. 그러는 자기들은 얼마나 잘해서 무드 따지고,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 요구도 많으냐고. 남편들이 치사하고 아니꼬워 야동 보고 풀겠다고. 이러면 둘 다 손해. 옳은 잔소리라도 성관계를 썰렁 냉담하게 만든다. 남편 미워 아이에게 버럭 소리라도 질러보라. 남편이 가출하거나 섹스리스로 원망이 쌓인 채 각방 생활에 찬바람만 돈다.
출산 후 헐거워진 질, 케겔 운동하면 조일 수 있느냐고 엉엉 울면서 묻던 여자. 남편이 들어오면 씻지도 않고 양말도 안 벗고 하재서 거절했다가 5년째 소박맞은 여자. 얼마나 피곤하면 그랬을까. 물티슈로 씻겨 줬더라면 나았을까.
발기되면 금세 고개 숙일까 봐 급해지는 게 남편의 성. 아기 재우고 씻고 크림 바르고 레이스 잠옷 입고 남편을 돌아보면 코 곤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봐라. 현관으로 달려가 얼싸안으며 옷부터 벗기기 시작하잖는가.
남자들은 늑대가 아니다. ‘치마만 두르면 벌떡 서는 변강쇠’도 아니다. 때와 장소를 못 가리고 껄떡대지도 않는다. 오히려 사려 깊고 수줍고 까다로운 성을 가졌다. 의무방어전 치르듯 위에서 힘든 체력운동에 상대의 표정과 오르가슴에 신경 쓰고, 머릿속에선 회사일과 프로젝트 계약까지 엉겨드는 남자의 성. 깊은 연민으로 여자들이 감싸고 나눠야 한다.
클린턴도 사족을 못 쓰던 ‘오럴’은 의무와 힘을 뺀 채 애무를 받기만 할 수 있어 남자들의 로망. 다만 상대가 인색하고 꺼리니까 부탁도 어렵다. 한편 적극적인 남편들은 아내에게 오럴을 해주고 싶은데 절대 못하게 하는 아내들이 아주 많다고 한다. 불만사항 1위. 아내들의 거부 이유는? 냄새, 소음순 늘어진 거, 색깔 짙은 거 다 흉하고 신경 쓰인다고. 풍부한 호르몬이 만들어낸 자연 예술인 것을 자신만 모른다.
섹스를 거부하는 것을 남자는 자신의 전 존재를 부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상처가 된다. 단순히 삽입만 결핍되는 것이 아니라 둘이 나누었을 몸짓, 어루만짐, 토닥임, 눈웃음, 속삭임...애틋함...열정들도 함께 사라지기 때문에~
© 이유명호 원장의 애무하면 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