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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고릴라 보다 위풍당당하라! 

본과 1학년 해부학 시간. 살벌하고 긴장된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천방지축인 나는 무서운 교수님께 “해구신 보러 창경궁 가요”라고 말했다. 남학생들의 경악과 폭소. 해구신이 물개의 거시기인 줄 모르고 얻어들은 풍월로 그만. 말이 씨가 돼서 과 전체가 창경궁을 가게 되었다.

놀라운 광경. 침팬지 두 마리가 격하게 끌어안고 있었다. 느낌이 달랐다. 마주 앉아서 섹스를 하고 있었는데 우리에게 ‘뭘 봐’하는 표정. 마네의 그림 「풀밭 위의 점심」의 주인공인 옷 벗은 여인의 당당한 눈길처럼. 그럴 때 심술궂게 돌을 던지려는 인간이 꼭 있다. 패줬다.

고달픈 세상에 남녀상열지사도 고단하다. 몸속에 자체 내장된 ‘내 몸의 캔디’로 생기발랄한 기쁨을 만들자는데 감정이 부딪치고 갈등이 증폭한다. 즐겁고 명랑 발랄하면 좀 좋으랴. 책 쓴다는 핑계로 야한 영화와 책을 섭렵했다. 영화 「셰임」, 「숏버스」, 「세션」도 보고 책 『버자이너 문화사』도 읽었다.

섹스에 있어서 인간은 복이 많다. 숨어서 위험을 무릅쓰고 대장의 애첩을 건드릴 기회를 노린다. 그러다 들키면 무리에서 쫓겨나거나 숨통이 끊어지는 것이 동물의 왕국. 힘 센 놈이 암놈을 독식하는 동물과 달리 인간은 일부일처제로 짝짓기를 못하는 남자가 거의 없단다. 그러니 인간의 구애는 힘으로 제압하는 대신 친밀감과 유대감을 높여 사랑 받는 쪽이 훨씬 유리하다.


쉽고 돈 안 드는 비책!   

섹스능력 또한 아주 월등하다. 다들 자기 물건을 내려다보며 한숨 쉴 필요 없다. 덩치는 영장류 중 으뜸인 고릴라 킹콩님은 고작 3cm, 엄지손가락만 하고 정자 수는 6,000만 정도라니 저런. 인간보다 3배나 큰 거구의 몸매와 위세 떨 때는 가슴의 식스팩이 울근불근하고 섹시한 엉덩이를 가진 것치고는 좀 겸손한 편. 아프리카 어느 동네서는 ‘고릴라처럼 늘어졌다’고 하면 입에 담지 못할 빅 욕이란다. 오랑우탄은 4cm 정도. 그렇지만 체위도 다양하고 시간도 길다.

그래 봬도 고릴라는 힘으로 밀어붙여 하렘을 이루고 산다. 암놈은 외견상 대장에게 속한 것 같지만, 감시의 틈을 타서 젊은 수컷과 정분이 난다. 젊고 건강한 유전자를 받아 새끼를 낳는 게 이득이라는 거(생물학자들의 말씀). 저도 꽃미남이 좋은 걸 어찌하겠나. 대장은 화무십일홍이라고 젊은 놈한테 밀려서 싸우고 쫓겨나고……. 고릴라의 운명.

인간 남자는 그에 비하면 피부도 매끄럽고 몸매는 아담하지, 엉덩이는 귀여운 데다 물건도 아주 큰 편이다. 10cm면 대단한 거다. 지구적 축복이다. 믿어라. 홀딱 벗고 음경에만 뾰족한 고깔모자를 씌우는 뉴기니 섬 부족의 풍습이 TV에 방영되었다. ‘코테카(Koteka)’라는데 무려 60cm가 되는 것도 있단다. 과대포장으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홍보 전략? 좀 안쓰럽다. 목욕탕, 화장실서 남의 것 비교하는 습관부터 버려라. 아주 쉽고 돈 한 푼 안 들이는 비책 알려 드린다.

뱃살 빼면 잘 보이고 커 보입니다. 짠!



© 이유명호 원장의 애무하면 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