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봄은 아주 드라마틱하다. 엄청 추웠다가도 갑자기 영상으로 올라가면서 잎이 나기도 전에 피는 화사한 봄꽃들에 감화되어 사람들도 무겁고 칙칙한 겨울옷을 가벼운 옷차림으로 바꾼다. 그런데 이럴 때쯤이면 영락없이 꽃샘추위가 찾아온다. 하루 중에도 영하와 영상을 넘나들 때가 많은데 이렇게 일교차가 커지면 한의학에서는 풍(風, 바람)의 기운이 많아진다고 보았다. 그래서 몸 안에 있는 風의 기운도 성해지고 외부의 풍사(風邪)가 몸에 쉽게 들어오게 되는데 풍사의 질병 특징은 발병이 급하고 변화가 빠르며, 머리 부위(인체의 상부), 폐(肺, 내장의 상부)와 피부 등과 같은 인체의 상부와 체표(體表)를 침범하기 쉽다. 즉, 봄철에 혈압이 불안정한 사람들, 기관지가 약한 사람들, 면역이 약한 노약자들은 병에 걸리기가 쉽고 평소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은 일교차, 꽃가루, 황사 등에 의해 그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발 미세먼지로 봄철을 맞는 우리에게 더더욱 걱정거리를 안겨 주고 있다. 이제는 눈에 보일 정도로 몸에 유해한 중금속이 대부분인 미세먼지가 심각한 지경이다. 미세먼지 속에는 카드뮴, 납, 비소 등의 중금속이 들어 있어서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이런 증상을 가진 환자가 미세먼지 등에 장시간 노출된다면 합병증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우리 몸 안으로 들어와도 우리 몸의 면역력이 강하면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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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봄철에 나는 신선한 채소인 향긋한 봄나물을 섭취하여 영양분을 보충하는 등 평소에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좋은데, 특히 비타민 C가 많은 녹황색 채소는 면역력을 강화하는 음식으로 손꼽힌다. 또한 실내의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여 미세먼지가 수분에 흡착되도록 하고 실내를 청결하게 유지한다. 음이온을 발생시킨다고 알려져 있는 산세베리아 등의 식물들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보통 미세먼지는 양이온을 띤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음이온이 미세먼지를 흡착시켜 공기를 정화한다고 볼 수 있다. 평소에 바닥을 깨끗이 하여 가라앉은 미세먼지 등이 다시 부유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바람이 심하거나 일교차가 큰 날에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을 권하고 미세먼지나 황사가 있는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어린이나 노약자는 외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다. 외출할 때는 당연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손, 발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따뜻한 물을 수시로 마셔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여 코 점막이 건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선조들은 봄에는 봄바람과 따뜻한 봄 햇볕을 맞으며 미음완보(微吟緩步,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천천히 거님)를 하여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이완시키며 건강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요즘 같은 환경에서는 마음대로 바깥산책을 하는 것이 쉽지 않고, 오히려 야외활동에 신중을 기해야 하게 되었으니, 조상의 지혜를 무조건 다 따라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면 현대사회에서는 봄에 어떠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을까?


실외활동은 줄이고 실내에서 걷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내에서라도 미음완보(微吟緩步)하듯이 느리게 걷는 것이 좋다. 마치 느린 화면을 재생하는 것처럼 걸으면 보행 시 필요한 근육을 느껴볼 수 있으며, 평소 잘 느끼지 못했던 몸의 균형감각도 키울 수 있다. 기공체조나 태극권 같은 동양의 수련법의 동작을 보면 대체로 느린 몸짓을 기본으로 한다. 이렇게 몸을 의식적으로 느리게 움직이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저항적으로 작용하는데, 이는 근육의 고유수용감각을 자극하여 균형감, 공간감 등을 키울 수 있다. 고유수용감각은 근육의 움직임, 자세, 균형, 접촉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여 중추신경계로 전달하는데 이 감각이 활성화되면 일상생활이나 운동 시의 부상을 줄일 수 있다. 마치 운동 전의 준비운동이나 스트레칭 같은 것이다. 1년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신체활동이 많은 여름이 되기 전에 준비운동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칫 나른해질 수 있는 봄철의 실내에서 한번 느리게 걸으며 건강을 유지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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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닥터 한의사 이현삼의 스포츠 한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