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쑥. 쑥은 우리가 어려서부터 듣고 자라온 단군 신화에도 등장하는데, 곰이 100일 동안 마늘과 함께 쑥을 먹고 사람이 되었다는 그 약초이다. 단군 신화가 사실은 아니겠지만 그 당시 사람들도 덩치 좋은 곰이 쑥을 먹고 100일을 견딜 수 있을 만큼 영양분이 많고 몸에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이처럼 쑥은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즐겨온 음식이자 약초이다. 4월은 산과 들에 쑥 향기가 진동하여 완전한 봄이 왔음을 알리는 때이다. 푸른 쑥에는 비타민 A가 풍부해서 기본적으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을 하여 노화를 방지하고 면역력을 높여 준다. 그리고 쑥이 가진 독특한 향취는 ‘치네올(cineol)’이라는 정유 성분 때문인데 이 ‘치네올’은 위액분비를 촉진시켜 소화기능을 도와준다. 따뜻한 날 점심을 먹고 나면 스르르 졸리는 춘곤증에도 도움이 된다.
쑥은 ‘애엽(艾葉)’이라 하여 동의보감에 따르면 따뜻한 성질로 위장·간장·신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오래 복용하면 위장을 튼튼히 하여 식욕을 증진시키고 간을 해독하며, 부종을 없애는 약초로 이용되어 왔다. 가정에서는 손쉽게 어린 순을 따서 떡에 넣어 먹거나 된장국을 끓여 먹으면 입맛을 잃기 쉬운 봄철에 아주 맛있는 음식이 된다. 또한 약간 말려서 차로 마셔도 좋다.
또한 쑥은 뜸의 형태로 한의원에서 치료용으로 사용하는데 예로부터 설사, 출혈질환, 신경통, 관절염, 자궁질환, 생리불순에 많이 이용하였다. 특히 활동량이 적은 겨울동안 움츠렸던 근육이 봄에 갑자기 활동량이 많아지면 근육에 피로가 생기기 쉽고 경련이 올 수도 있다. 이런 봄철의 근육피로도 쑥뜸치료를 받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쑥뜸은 시술 부위의 기혈순환을 증가시켜 경혈 및 경락을 활성화해 준다. 이러한 효과가 근육에 작용하여 혈류량을 증가시켜 근육세포의 회복을 도와준다. 그리고 근육에 쌓이는 젖산 등의 피로물질을 빠르게 제거해 준다.
이처럼 쑥은 봄의 건강관리에 참으로 이로운 약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쑥을 채취하고 다룰 때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쑥은 잎 뒤에 하얀 털이 있어서 천식이나 비염이 있는 사람은 가까이 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게 좋다. 하지만 이러한 분들도 다른 사람이 요리해 놓은 쑥 요리는 마음 놓고 드셔도 좋다. 그리고 쑥뜸의 경우도 민간요법으로 적응증이 아닌 경우 함부로 시술받을 경우에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 팀닥터 한의사 이현삼의 스포츠 한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