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리(通利)
[그림 1]이 한겨울 혹한기를 나타낸 것이라면 [그림 2]는 입자간의 간격이 벌어지고 얼음이 녹으면서 상호 소통이 시작되는 해빙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림 2]에서 P와 E와의 관계는 [그림 1]에서의 관계와 동일하지만 지면이 달라 되풀이 한다면, 열역학적으로 P보다 E의 온도가 낮기 때문에 열에너지가 P에서 E로 옮겨가게 되어 있다. 그런데 P는 일정한 온도를 지켜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열에너지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게 되고, 결국 P 내부에 다음과 같은 욕구의 결과물을 조성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다.
가. 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게 수렴하려는 욕구가 그 결과물을 조성할 것이다.
나. 입자간격을 좁혀 에너지가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하려는 욕구가 그 결과물을 조성할 것이다.
다. 외부로 나가려는 에너지를 대신 흡수했다가 다시 내부로 끌고 들어갈 수 있는 물질을 생성하고자 하는 욕구가 그 결과물을 조성할 것이다.
한의학 고전에서 맛에 관하여 동양적으로 표현한 구절들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해석해보면, '가'와 같은 경위로 조성된 물질은 사람의 혀에서 '신맛'을 느끼게 되고, '나'는 '쓴맛', '다'는 '짠맛'을 느끼게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음으로 P와 A의 관계는 A가 고체가 아닌 기체라는 점, 그리고 이 기체가 끊임없이 P의 내부를 제집처럼 드나들어야 한다는 점, P의 구조가 "고체로 형성된 틀"과 그 사이 사이를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생명체의 기능 활동을 하는 "자유입자들의 활동 공간"으로 이루어 졌는데 A는 바로 이 공간에 머물면서 자유입자들과 하나처럼 존재한다는 점 등을 상상해야 이해할 수 있다. 자유입자들은 자신보다 온도가 높은 공기-온(溫) 혹은 열(熱)-가 들어올 때 흩어진다거나 늘어나려는 욕구에 의한 모종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적 특성을 지닌 본초가 인체에 투입되면 인체의 기능변화에 그 특성이 관여를 한다고 보는 것이 바로 본초의 성질에 대한 한의학적 관점일 것이다.
이 성질이 P의 틀 속에 생성된 물질의 맛과 하나처럼 얽힘으로써 그 본초의 상(象)이 떠오르게 된다. [그림 2]에서는 상기한 맛-신맛, 쓴맛, 짠맛- 중 어느 하나 혹은 그 이상과 A와 같은 성질-온(溫)-이 어우러져 통리(通利)의 상(象)을 띄게 된다고 이동원 선생은 본 것이다. 통계를 낸 결과 '통리'로 분류되는 식용본초의 13%가 수삽(收澁), 12%가 보허(補虛)와 활혈(活血)의 용도로 사용되었고, 나머지는 15가지의 각기 다른 효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발열(發熱)
[그림 2]가 물체의 간격이 벌어지고 얼음이 녹으면서 상호 소통이 시작되는 해빙기를 설명한 것이라면 [그림 3]은 온통 뜨거운 열을 쏟아내는 폭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림 3]에서 P와 E와의 관계를 열역학적으로만 보면 P보다 E의 온도가 높기 때문에 열에너지가 E에서 P로 옮겨가게 되어 있다. 그런데 P는 일정한 온도를 지켜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많아지는 열에너지를 방출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고, 결국 P 내부에 다음과 같은 욕구의 결과물을 조성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다.
가. 밖으로 빠져 나가도록 발산하려는 욕구가 그 결과물을 조성할 것이다.
나. 입자간격을 넓혀 이완시키려는 욕구가 그 결과물을 조성할 것이다.
다. 내부로 들어오는 에너지로 하여금 다시 외부로 스며나가도록 하려는 욕구가 그 결과물을 조성할 것이다.
한의학 고전에서 맛에 관하여 동양적으로 표현한 구절들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해석해보면, '가'와 같은 경위로 조성된 물질은 사람의 혀에서 '매운 맛'을 느끼게 되고, '나'는 '단맛', '다'는 '싱거운 맛'을 느끼게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음으로 P와 A의 관계는 A가 고체가 아닌 기체라는 점, 그리고 이 기체가 끊임없이 P의 내부를 제집처럼 드나들어야 한다는 점, P의 구조가 "고체로 형성된 틀"과 그 사이 사이를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생명체의 기능 활동을 하는 "자유입자들의 활동 공간"으로 이루어졌는데 A는 바로 이 공간에 머물면서 자유입자들과 하나처럼 존재한다는 점 등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리고 이렇게 결정된 성질이 P의 틀 속에 생성된 물질의 맛과 하나처럼 얽힘으로써 그 본초의 상(象)이 떠오르게 된다.
[그림 3]에서 P의 자유입자들은 자신보다 온도가 높은 것은 물론이고 일년 중 가장 뜨거운 공기 A-열(熱)-가 들어올 때 극도로 팽창하려는 욕구에 의한 모종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적 특성이 상기한 물질적 맛-매운 맛, 단맛, 싱거운 맛-을 지닌 틀과 하나로 어우러져 '발열'하는 상(象)을 지니게 된다는 것도 이동원 선생의 『동원시효방(東垣試效方)』에 기록된 4가지 약상 중의 하나에 대한 설명이다.
통계를 내어 살펴 본 결과 '발열'로 분류되는 식용본초의 18%가 보허(補虛), 12%가 거풍습(去風濕), 10.5%는 온리(溫裏)의 용도로 사용되었고, 나머지는 19가지의 각기 다른 효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 본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로, KMCRIC의 공식적 견해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 안문생 박사의 약선설계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