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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세포는 두 겹의 지방막으로 둘러싸여 보호받고 있으며 기다란 축색돌기의 표면도 지방으로 코팅되어 있다.


뇌의 재료는 지방이지만 싫어하는 기름이 있다. 삼겹살을 구우면 프라이팬에 딱딱한 기름이 가득 끼고 짜장면이 식으면 기름이 하얗게 낀다. 상온에서 이렇게 굳는 기름은 우유, 버터, 치즈, 돼지, 쇠기름 등 동물성 포화 기름이다. 조상들이 먹었던 동물들은 살이 찌지 않아 지방이 5%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지금의 축산방식으로는 거의 30%의 지방이 생기도록 키워진다.


식물성이라도 마가린처럼 경화 과정을 거치면 딱딱한 기름이 된다. 튀김 가공식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전이지방과 식물성기름이라도 화학적 추출식인 옥수수 콩기름 등은 뇌에 좋지 않다는 것이 알려졌다. 뇌세포의 유연성은 지방막에 달려 있는데 딱딱한 기름은 세포막도 딱딱해지고 식물성기름이나 생선기름처럼 부드러운 기름은 세포막도 부드럽게 만들어 수용체의 기능이 유연해져 메시지 전달이 원활해진다고 한다. 튀김, 햄버거, 어묵, 도넛, 자장면 등의 딱딱한 기름이 머리까지 굳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알고 보니 돌대가리가 아니라 나쁜 기름 탓이렷다.


나쁜 지방의 섭취는 혈관을 딱딱하고 상하게 만들며 뇌 조직에 수많은 염증을 일으키게 하여 장기적으로는 뇌혈전증을 일으킬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신경세포막에 불량재료로 이용됨으로써 신경세포의 메시지 전달을 방해하여 뇌 기능을 떨어뜨린다. 특히 우리 몸이 필수 지방산을 만들어 내는 것을 방해해서 해를 끼치며 뇌에 필수지방산을 공급해주는 효소까지도 방해한다. 그 결과 일종의 뇌 영양실조를 일으켜서 학습장애, 집중력 부족, 정서불안 등을 일으킨다. 아기돼지 삼형제 중에서 첫째, 둘째 돼지처럼 부실한 지방 재료는 뇌세포막의 부실화와 신경전달물질과 시냅스의 접속 불량을 가져온다. 특히 아이들에게 뇌의 재료인 좋은 지방을 공급해줘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몸의 세포액이 바닷물의 구성성분과 비슷하듯이 인간은 물에서 뭍으로 올라와 물고기와 조개, 해초를 먹으면서 살았다. 생선기름에 들어있는 오메가-3형 지방인 DHA는 뇌 세포막 지방의 절반을 차지하며 시냅스의 막, 대뇌피질, 신경세포 내부 에너지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 망막의 광수용체 등 중요한 곳에 몰려 있다. 고등어, 청어, 전갱어, 정어리, 삼치와 같은 등푸른 생선기름은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을 만들어 내게 하고 뇌세포의 염증까지 가라앉혀준다.


엄마 젖에는 두뇌발달에 필수적인 DHA가 우유보다 약 30배나 많다고 하니 엄마의 은혜가 하늘을 찌른다. 푸른잎 채소, 호두, 해조류에 많이 들어있는 알파 리놀렌산을 가지고 어른들은 DHA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성분만을 뽑아서 먹으려 하지 말고 모유로, 생선으로, 원형 자체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식물성기름이라 하더라도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원료를 눌러서 짠 압착유에는 리놀레산이 풍부한데 견과류, 푸른잎 채소에 들어있다. 참기름, 들기름은 그야말로 최고의 압착식 기름인데 방부제, 보존제를 안 넣고 그대로 볶아서 짜 먹기 때문에 산패되지 않도록 검은 병에 넣어 냉장 보관하며 빨리 먹도록 한다. 올리브유도 압착식으로 짠 것은 불포화지방으로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고 혈관을 깨끗하게 만들며 기억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아무리 좋은 기름도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면 산화-찌든 기름이 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생선도 기름도 모든 것은 신선하게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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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워낙들 고기를 좋아하니 단백질 과잉이 염려가 되지 부족은 걱정도 안 한다. 단백질은 세포의 틀을 제공해주는 원료물질이다. 식물성과 동물성 단백질을 섞어서 고기, 생선, 콩, 달걀 네 박자를 맞춰서 골고루 먹어야 한다.


콩에는 탄수화물 7%, 단백질은 40%나 들어있으며 지방도 18%나 된다. 그러니 콩기름도 짤 수 있고 밭의 고기란 소리도 듣는 것. 콩을 삶아서 메줏덩이를 만들어 볏짚에 싸서 말리면 유익한 곰팡이가 번식하여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탄수화물은 당분으로 분해를 시켜준다. 콩의 낮은 흡수율은 발효를 통해서 된장, 청국장, 간장으로 거듭나시어 더욱 풍부하고 오묘한 음식의 경지를 보여준다. 곱게 갈아서 두부나 두유를 만들면 영양은 그대로 흡수되나 살은 안 찌고 뇌 신경의 피로회복과 진정작용이 있으니 웰빙 식품 중의 으뜸 자리에 등극하실지어다.


사실 DHA, EPA 이런 거 몰라도 된다. 고등어조림에, 김치찜에 비리지도 않고 소화효소 팍팍 들었다. 포항에서 유행해서 전국으로 퍼져 미역과 배춧잎에 싸먹는 과메기가 정어리 꽁치를 말린 것이다. 기름 줄줄 흐르는 삼겹살은 삶아서 쌈을 싸먹는 보쌈과 장조림으로 매일 조금씩 먹는 것. 그것이 바로 웰빙이여. 맘 상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때문시 영어 쓰기 쪼까 맘 상한다. ‘참살이’란 좋은 말 쓰자. 우리식대로 먹고 사는 것이 진짜다.



© 이유명호 원장의 애무하면 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