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계를 구성하는 세포는 두 가지?
- 신경세포(뉴런)는 정보전달을 맡은 세포로 1,000억 개라고 추정된다.
- 신경교세포(glial cell)는 뇌의 조직적인 지지틀을 제공하고 신경세포의 물질대사를 맡는다. 그 수는 신경세포보다 10~50배나 많다.
신경세포 뉴런의 구성 3부분은?
- 가운데 기본적 물질대사를 담당하는 세포체 핵이 들어있음.
- 정보를 받아들이는 가지 돌기(수상 돌기)
- 다른 신경세포로 정보를 보내는 기다란 축삭
신경세포 생성은?
임신 중기인 5개월 전에 태아의 무게는 겨우 255g, 길이 23cm에 지나지 않지만 신경세포 뉴런의 대부분이 만들어진다. 분당 50만 개 이상의 속도로 만들어져서 1,000억 개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반면에 뇌에 영양을 공급하는 신경교세포는 평생에 걸쳐 두고두고 만들어져 뇌의 영양 유지 보수를 책임져준다. 걱정 붙들어 매자.
신경세포의 정보전달은?
축삭에 활동전압이라는 전기적 흥분파가 축삭 말단에 도달하면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시냅스의 수상 돌기의 수용체와 결합해 새로운 활동전압을 만들어 낸다. 정보는 전기화학적 전파방식으로 뇌의 전체 시냅스에서 이루어진다.
시냅스의 생성
처음 만들어진 신경세포는 뿌리도 몇 올 안 되고 가지도 몇 개 안 뻗은 어린나무 같다. 짧은 가지 돌기, 가늘고 작은 축삭, 미발달인 시냅스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 지구 60억 인구가 연결도 되지 않은 전화 20대로 연락하는 것과 같다. 이제 시냅스 만들기라는 경이로운 작업이 시작될 것이다.
가지 돌기와 축삭이 만나는 시냅스 형성은 임신 9주부터 시작되어 세 살까지 신경세포 하나당 약 15,000개의 시냅스가 형성된다. 초당 1,800만 개씩 만들어진다. 아기의 뇌는 시냅스의 성장에 발맞춰 가지 돌기가 급격하게 성장하여 정보의 입출력회로를 올바르게 설정하여 운동, 언어, 시각 등 모든 활동에 필요한 적절한 신경회로를 만들게 된다. 대뇌피질은 두꺼워지고 신경망은 복잡해지면서 차차 정교해진다.
시냅스의 선택과 정리
과잉생성된 시냅스는 회사의 구조조정처럼 대규모의 선택과 정리의 과정을 거친다. 유아기에서 사춘기에 이르기까지 200억 개의 시냅스가 사라져서 신경세포당 1,000에서 1만 개 정도로 줄어들게 된다. 성장 과정 중 과잉으로 만들어진 시냅스 중에서 많은 흥분파를 받고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여 세포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전기적 활동도가 높은 시냅스가 살아남는 것이다.
신경세포의 수초화
시냅스의 발달과정과 함께 일어나는 또 다른 중요한 사건 중의 하나는 신경섬유의 수초화다. 신경세포의 신호전달은 전자가 아니라 나트륨, 칼륨, 칼슘 이온에 의해 일어난다. 신경세포 막은 투과성이 크기 때문에 축삭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수용성 이온들이 다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지질로 이루어진 수초(myelin)로 세포막을 둘러싸서 신호전달을 빠르고 안전하게 보낸다. 구리로 된 전선에 절연체로 피복을 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신경세포는 빼빼로처럼 유난히 가늘고 말라서 수백만 킬로미터에 이르는 뇌의 축삭과 가지 돌기를 덮는 데는 지방이 많이 필요하다. 수초의 성분은 지질이 70%고 단백질이 30%이며, 지질 중에는 성인병의 원인이라며 그토록 미워하는 콜레스테롤이 15%가량 들었다. 지방은 피부든 축삭이든 세포벽을 만들고 씌워주는 끈적한 방수 절연 코팅 재료다. 요즘 전이지방(트랜스지방)이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고 알려졌는데 뇌에 부실 원료인 전이지방 대신 왜 천연적인 좋은 지방을 먹어줘야 하는지 설명이 되었으면 좋겠다.
신경계의 발달순서
신경계는 꼬리에서 머리 쪽으로 발달한다. 집짓기도 기초공사 끝난 후 기둥과 벽체를 세우고 지붕을 씌우듯이 뇌바닥에서 위쪽 대뇌피질 쪽으로 발달한다. 뇌간(brain stem)을 이루는 뇌교(pons), 연수(medulla)와 척수(spinal cord)는 아기의 필수적인 호흡과 심장박동 등 생존과 성장을 위해 이미 발달을 해서 태어난다. 중뇌와 소뇌는 출생 직후부터 성숙하기 시작한다. 시상(thalamus)과 바닥핵(basal nuleus)과 변연계(limbic system) 일부는 생후 1~2년에 걸쳐 성숙한다. 가장 느리게 마지막으로 성숙하는 곳은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피질로 두정엽, 전두엽, 축두엽, 후두엽 등 고위연합영역(association area)에서는 청소년기에도 시냅스의 생성과 정리가 진행되며 대뇌피질 고위영역은 이십 대 중반까지도 수초화가 천천히 진행된다.
뇌 신경망 형성의 가장 지적인 영역일수록 늦게 발달하니까 미리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두뇌발달을 도우면 되리라. 이것을 알게 되면 아이들 자신은 물론 부모들에게도 많은 격려와 위로를 줄 것 같다. 육아에 게으름을 부렸다는 나 자신에게 미안함도 덜어지고.^^;;
뇌와 환경
신경과학자들은 환경이 두뇌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을 했다. 먹이와 놀이감이 풍부하고 여러 형제가 같이 자란 실험쥐들과 우리에 격리되어 최소한의 먹이만 주고 자극 없이 키운 격리쥐의 뇌를 비교하였다. 결과는 실험쥐들이 더 큰 뇌와 두꺼운 대뇌피질을 가지며 신경세포가 크고 시냅스가 많으며 가지 돌기가 발달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풍부한 환경과 사회적 자극이 뇌 신경망의 연결을 강화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을 인간의 두뇌발달과 연관 지어 생각하자면 유전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겪는 부모와의 관계, 친밀도, 가정 내의 환경, 유치원이나 학교 등 사회가 주는 후천적 환경은 두뇌구조와 기능 발달에 너무도 중요한 요인이다.
아이들이 보고 듣고 만지고 먹고 놀고 느끼는 오감과 자극은 전기화학적으로 시냅스를 활성화하여 살아남게 한다. 다정하게 안겨보지 못해서 뽀뽀가 부족해서 쓰다듬기가 없어서 흥겨운 노래를 들어보지 못해서 미소와 웃음을 보지 못해서 사랑한다는 말을 듣지 못해서 활동이 뜸해진 시냅스는 시들어 소멸하게 된다.
말을 배우고 글자를 익히고 책을 읽으며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듣고 꽃도 보고 산과 들을 걸어보고 운동을 하고 달리기를 하고 자전거를 타고 사랑을 느끼는 모든 것들이 시냅스를 활성화하여 구조조정에서 살아남게 만들어 신경회로를 더욱 강화시킨다. 이 접점에서 두뇌와 환경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사람을 더욱 풍부하게 성숙시키고 발달시키는 것이다. 아이들의 몸무게와 키가 쑥쑥 자라듯이 세상의 넓이와 높이를 확장시키고 받아들여 숲처럼 무성한 신경계가 풍요로운 영혼이 뛰노는 대지를 만들어가게 하자.
두뇌 발달을 돕는 영양
임신 중 엄마가 엽산이 부족하거나 당뇨 조절이 안되면 신경관 결손이 생기게 된다. 엽산이 풍부한 음식인 푸른 채소, 콩, 완두콩, 귤, 간 등은 조리를 간단히 해야 파괴되지 않는다. 평소에 충분히 섭취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엄마 젖은 단순히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성분들이 모아진 것이 아니다. 풍부한 효소와 성장인자, 면역인자, 호르몬 등 아직 알려지지 않은 성분들이 아주 많다. 엄마 젖과 분유에는 똑같이 4%의 지방이 들어 있지만, 모유에는 질 좋은 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레산, 올레산 등이 풍부하며 지능발달 아미노산인 타우린과 신경세포의 생존과 성장에 필수인 갑상선 호로몬들이 들어있다. 아기 뇌의 감염을 막아주는 면역요소들은 아이의 건강을 유지시켜 순조롭게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엄마 젖의 두뇌발달 촉진요소들이 밝혀지려면 몇십 년이 걸린다지만 영양상으로 정신적으로 가장 훌륭한 음식임이 틀림없다.
임신부터 세 살까지는 신경세포가 만들어지고 시냅스 형성과 수초화가 진행되며 뇌 전체 무게가 증가하고 신경망이 세팅되는 시간이다. 세 살까지의 음식의 양과 질이 아이들의 두뇌 발달에 큰 영향을 주어 평생을 간다. 뱃속에선 엄마가 먹은 모든 것이 혈액으로 태반을 통해 공급된다. 엄마 피, 엄마 젖, 엄마가 만들어준 밥이 모두 아기의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뇌를 만드는 것이다. 산소공급에 중요한 철분이 늘 부족하지 않도록 먹여야 한다. 잘 먹여도 소화기능, 간의 합성기능, 심장의 순환기능, 그것을 뇌로 충분히 보내주는 혈액순환 등이 모두 골고루 이루어져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뇌는 알코올에 가장 약해서 엄마가 술을 마시면 태아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비슷해져 술에 취한다. 태아의 간은 해독이 어렵기 때문이다. 초음파 사진으로 보면 태아의 얼굴이 일그러지게 찍힌다. 청소년 역시 아무리 몸집이 커졌어도 뇌가 발육하는 시기이므로 술에 매우 약하다. 미국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는 폭음청소년의 뇌가 10% 더 작았으며 특히 기억력과 학습을 관장하는 뇌의 부분이 더 줄어들었다고 한다. 청소년의 흡연과 음주, 본드 등 환각성 물질들에 의한 뇌의 피해는 훨씬 파괴적이고 회복이 쉽지 않으므로 정말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담배에는 뇌 발달에 유해한 화학물질들이 많이 들어 있으며 니코틴은 호흡을 방해하며 흡연 엄마의 아기는 체중이 적게 나간다. 아빠의 간접흡연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같이 금연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집안을 둘러보면 우리는 세제, 화장품, 살충제, PVC 페인트, 건전지, 물감 등 수많은 화학물질에 둘러싸여 있다. 옛날보다 잘 먹고 사는 세상이다. 오히려 인공적인 첨가물과 가공식품을 멀리하자. 아이들 밥상에 순수와 자연을 올려놓자.
© 이유명호 원장의 애무하면 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