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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은 맛은 맵고, 성질은 뜨겁다.
생강의 매운맛은 땀을 잘 나게 해서 감기 초기에 피부로 파고든 찬 기운을 땀과 함께 밖으로 몰아내 주는 작용을 한다.

생강의 뜨거운 성질은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
한의학에서는 감기에 땀을 내는 목적으로 쓸 때는 신선한 생강을 쓰고,
속을 따뜻하게 할 목적으로 쓸 때는 껍질을 까고 말려서 사용한다.



말린 생강은 속을 따뜻하게 한다.


옛날 사람들은 음식을 기운으로도 인식하였다. ‘마늘은 성질이 따뜻하다’든지, ‘오이는 성질이 차다’ 등과 같은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오이를 썰어서 얼굴에 붙이면 시원하지만, 마늘을 썰어 얼굴에 붙이면 벌겋게 닳아 오른다. 오이는 찬 성질의 기운을 가졌고, 마늘은 뜨거운 성질의 기운을 가졌기 때문이다.


생강의 뜨거운 성질은 ‘속’을 따뜻하게 해준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속이 안 좋다’, ‘속이 더부룩하다’라는 말에서 속은 위나 장과 같은 소화기를 전반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속이 차다’는 말도 자주 사용된다. “나는 속이 차서 찬 음식을 먹으면 설사해” 등과 같이. 속이 차다는 말은 한의학의 ‘비위허한(脾胃虛寒)’에서 비롯된 말이다. 소화기능이 약해 식욕이 없고, 더부룩하게 체한 느낌이 자주 나며, 대변이 묽고 설사를 자주 하는 상태를 ‘비위허한’이라고 한다. 비위가 허한하면 손발도 차게 되고, 안색도 좋지 않으며, 쉽게 지치게 된다.  


체질적으로 속이 냉하거나 찬 음식을 과식해서 속이 차진 경우에도 생강이 좋다. 속을 따뜻하게 하는 목적으로 생강을 활용할 때는 생강을 말려서 쓴다. 한의학에서는 말린 생강을 마를 건(乾)자를 써서 건강(乾薑)이라고 부른다.



묵은 생강이 더 좋다.


생강은 묵을수록 매운맛이 강해진다. 묵은 생강이 좋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늙을수록 더욱 강직(剛直)해지는 성품을 의미하는 강계지성(薑桂之性)은 오래될수록 매워지는 생강과 계피의 성질에 빗댄 말이다. 하지만 썩기 쉬워 오래 보관하기 까다로운 것이 또 생강이다. 생강은 13∼16도의 온도와 90% 이상의 습도가 유지되어야 오래 보관할 수 있단다. 옛날 사람들은 생강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땅속에 굴을 파고 저장하였다. 지금도 봉동에 가면 생강을 저장하고 있는 토굴을 볼 수 있다. 생강 굴은 수직으로 한 4m 정도의 깊이로 파고 내려가서 다시 여러 갈래의 굴을 판 모양이다. 토굴 속의 온도는 약 13도, 습도가 90% 이상 잘 유지가 되기 때문에 특별한 장치 없이도 5개월 정도 저장이 가능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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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인삼, 청양구기자, 제천황기처럼 생강에 붙는 이름은 봉동이다. 봉동생강. 지금도 봉동생강은 좋은 생강의 대명사처럼 쓰인다. 시장에서 생강 장수 할머니가 봉동생강이라고 강조하면서 파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의보감에도 ‘우리나라 생강은 전주에서 다량으로 생산된다’고 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봉동생강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조선 시대의 동국여지승람, 택리지 등에도 생강이 이곳의 토산품으로 기록되어 있다.


가정에서도 생강은 보관이 어렵다. 생강은 10도 이하에서는 냉해를 받고, 20도 이상에서는 썩기 쉽고, 너무 건조하면 섬유질만 남기 때문이다. 냉장고에 넣어 두는 것도 바른 방법이 아니다. 썩은 생강에는 사프롤이라는 독성물질이 있어서 세심한 주위가 필요하다. 썩은 생강은 절대 섭취해서는 안 된다. 양념으로 쓸 생강은 갈아서 냉동실에 얼려두고 조금씩 꺼내 쓰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다.



생강으로 차 만드는 방법


생강으로 차를 만들어 두면 생강을 안전하게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생강차는 역시 꿀에 재서 만드는 것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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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에는 껍질을 벗기고 말린 것은 백강(白薑), 껍질째 말린 것은 건생강(乾生薑)이라고 구분되어 있다. 생강이 성질은 따뜻하지만 껍질은 차기 때문에 따뜻하게 할 목적으로 쓸 때는 껍질을 까고 쓴다고 하였다.


평소에 손발이 차고 소화기능이 약하면서 속이 냉한 사람들은 건강차를 마시면 좋다. 텀블러에 건강 5-6조각 정도 넣고 끓는 물을 부어 두면 하루 종일 건강차를 마실 수 있다. 여기에 귤피 몇 조각을 더하면 건강귤피차가 된다.



ⓒ 이상재 교수의 한국의 건강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