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의 어원을 보면 ‘얼’은 영혼, 정신, 마음, 내면이란 뜻이고 ‘굴’은 골, 뼈, 꼴, 틀, 상, 형, 모양, 그릇, 골상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즉, 얼굴은 영혼을 담은 그릇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원의 뜻 그대로 사람들은 얼굴의 표정이나 색깔을 보고 그 사람의 건강상태나 마음의 상태를 알 수 있다. 그런데 가끔 이런 얼굴의 색깔이 자기의 기분 상태하고는 다르게 혹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곤 한다. 화가 나거나 당황스러운 상황에 처했을 때 등 감정 변화가 생겼을 때에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반응이겠지만, 조금의 긴장상태나 혹은 아무런 감정의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도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단순히 얼굴이 붉어졌다가 금방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오래 지속되고 강한 화끈거림과 가슴 두근거림 등의 다양한 증상들이 너무 자주 나타나거나 이런 증상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에서 불편함이 생긴다면 ‘안면홍조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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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성인계층에서 갱년기에 의한 호르몬 이상, 화병, 음주 등으로 인해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젊은 층에서도 여드름이나 각종 피부질환, 긴장, 스트레스, 음주, 흡연, 안 좋은 몸 상태에 따라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안면홍조는 추운 날씨의 온도변화에도 얼굴에 분포돼 있는 모세혈관이 온도가 낮은 곳에서는 축소되어 있다가 온도가 올라가면서 급격하게 팽창하게 되거나 감정변화, 그 외 특정한 자극 요인에 의해 얼굴, 머리, 목 등에 발생하는 일과성, 국한성인 홍반이다.


긴장성 안면홍조인 경우 스트레스에 의한 자율신경계의 활성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한의학적으로 심화(心火)로 인한 것으로 본다. 또한 상열하한(上熱下寒)이라 하여 열은 인체의 상부(얼굴, 가슴 부위)로 뜨고 인체의 하부(소화기관, 비뇨생식기계 부위)는 차가워지는 몸 내부의 온도 차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그리고 다른 곳에 비해 많이 분포한 얼굴의 혈관이 정상인보다 취약한 경우 약간의 심리적, 외부적인 자극에도 쉽게 혈관이 늘어나면서 생기게 된다. 더불어 얼굴에 있는 혈관들이 염증반응에 의해 활성화된 경우에도 발생하기도 한다.


안면홍조는 오래될수록 피부가 검붉은 색을 띠거나 각질화, 피부노화가 빨리 진행되고 피부염이나 잡티 등의 피부트러블이 발생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 두통이나 현기증, 어지럼증을 동반할 수 있어서 잠을 잘 때 상열감으로 인해 불면에 이르기도 하며 심하면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 같은 정신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안면홍조는 초기에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안면홍조는 언제든 다시 재발할 수 있어서 일차적인 목표로 근본적인 원인인 심화를 내리고 스트레스 등의 자극으로 생긴 얼굴 피부의 과민반응을 완화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게 된다. 또한 피부는 모든 장기, 특히 위장 대장의 직접,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데 한의학적 치료의 장점은 피부 문제도 내장기관을 올바르게 해서 치료 한다는 것에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피부도 우리의 오장육부 더불어 인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가진 ‘하나의 장기’라는 점이다. 다른 내장기관이나 스트레스 없이도 피부자체의 문제 때문에 안면홍조가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는 오장육부를 치료하고 보하듯 피부라는 장기를 치료하고 보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안면홍조는 외출 시 항상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주고, 카페인과 음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뇌의 체온조절중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치즈, 초콜릿, 적포도주 등을 피하고, 오이, 메밀과 같은 몸의 온도를 낮추어주는 음식을 섭취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안면홍조를 예방하는데 큰 역할을 하므로 평소에 예방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의 소중한 장기인 피부, 특히 나의 감정과 건강상태를 남에게 보여 줄 수 있는 얼굴 피부를 잘 관리하여 자신감 있는 생활을 해나가길 바란다.



© 팀닥터 한의사 이현삼의 스포츠 한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