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2020년 5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친구와 노는 시간이 급감했다. ‘친구들과 만나서 노는 시간이 전혀 없다’는 코로나19 이전 10.3%에서 56.3%로 늘었다 (한국리서치, 전국 초·중·고생 1009명 조사).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온라인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문제의 1위는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72%)이었다.
여성가족부가 학령전환기(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를 대상으로 한 ‘2020년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 습관 진단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은 전년보다 1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중학교 1학년이 가장 고위험군(37%)이고, 초등 4학년에서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여줬다(16.7% 증가).
온라인에서 접속의 자유를 얻은 결과, 아이들은 외롭다. 유이는 지난 1년간 ‘외로움’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외로움을 안 타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예 못 만나니까 심심”하다. 친구들이랑 그전에 한 것이라고는 특별하지 않았다. “친구들과 만나 편의점에 가고 화나는 것 있으면 그것 이야기하고, 살짝 병맛 유튜브 요리 채널 이야기”를 했다. 노래방도 필수 코스였다. “노래방 언제 여냐.” 친구들과의 단체대화방에서 자주 하는 말이다.
현장 교사들은 학생들의 우울감을 관찰하는 것이 생활이 되어버렸다. 조남규 중학교 교사는 인성교육부를 맡아서 외향적/내향적, 자존감 등 유형별로 아이들이 코로나 시기에 느끼는 고독감의 차이를 조사했다. “자존감이 높은 친구들은 외향적이건 내향적이건 자기만의 세계가 있어서 크게 타격을 입지 않아요. 자존감이 높고 내향적인 학생들은 지금 상황을 즐기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자존감은 낮은데 외향적인 아이들이 가장 우울감이 높았다. “주변에 친구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가 되니까, 깊은 친구가 없더라는 거죠. 아이들에게 진한 나이테가 새겨진 한 해였어요. 언제까지 코로나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학교는 오프라인에서 할 수밖에 없는 놀이문화, 교우관계 등에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서울 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는 이종원 교사는 “2018, 2019학년도에 전교에서 한두 명 정도 정서장애를 앓는 학생이 나타났는데, 올해는 우리 반에서 두 학생이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치료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 학생은 교실에 들어가는 것을 불편해하다 자리에 앉자마자 호흡곤란을 일으켜서 구급차를 불러야 했다. 학생은 곧 자퇴 수속을 밟았다. 한 아이는 예술계 고등학교에 떨어진 뒤 그 스트레스로 자해하고 우울증을 겪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에 따르면, 10대의 우울증은 2019년과 비교해 2020년 21%(상반기의 2배수로 한 추정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출처: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989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