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근육, 여자는 지방!


고등학교 때 양궁선수로 전국체전에 나갔다. 대학교에 입학하자 태릉사격장에 가서 총 쏘기부터 배웠다.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자기야~ 나 잡아봐~’ 하다가 잡히는 것도 싫었고, 따귀 맞아 울고 짜는 것도 지겨웠다. 힘이 달리면 무기(?)라도 잡겠다는 생각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아동, 성폭력, 가정폭력이라니 나 원 참!


나의 주 종목은 침 시술. 한의원에서 구부정하게 허리 굽혀 ‘침놓기’를 30년 수련. 그러다 보니 주말에는 코에 바람을 쐬어주고 굽은 등을 피러 배낭을 메고 걷는다. 산에 오를 때마다 가쁜 숨, 땅기는 허벅지로 몇 걸음 안 가서 낑낑대니 언제나 하는 푸념.


“아이고 왜 이렇게 근육이 안 생기지? 먹은 건 다 배로만 가니 이래서야….”
참 억울하다. 아들 녀석이 느물거려서 때리는 척 하다간 금방 손목을 잡혀 간지럼을 당하기 일쑤니 에이 분해. 근력은 도대체 언제 생기니?


에스트로겐은 여자에게 많이 분비되는 호르몬으로써 지방을 만들어 저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남자들의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은 반대로 근육을 만드는데 작용한다. 근육은 부피는 작지만 에너지를 쓰면서 움직임, 즉 운동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남자는 지방보다 근육이 많아 근력이 좋고 힘도 세다. 부럽다.


여자 몸은 에너지를 모아 아이를 만들고 키우는 데 쓰도록 진화하였다. 몸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근육과 지방 둘 다 많이 가질 수는 없다. 여자는 자궁이라는 고기능성 장부 때문에 임신, 출산, 수유 에너지를 저장하는 지방을 갖게 되고 근육은 부족하다. 지방은 근육보다 부피가 4~8배나 커서 자리는 크게 차지하는데 에너지는 안 쓰고 몸에 저축만 된다. 즉, 근육은 운동하고 지방은 자리만 차지한다는 뜻!


지방 1g은 근육보다 열량이 두 배 정도라 저장한 걸 아껴 쓰면 40일 단식도 가능. 예수님이 사막에서 하신 단식도 40일이었단다. 힘은 없지만 버티기는 할 수 있다. 여성은 지방이 적어도 20%가 넘어야 매달 생리를 규칙적으로 할 수 있다. 다이어트로 혹사하면 생리는 끊어지고 머리털 빠지고 피부는 쭈글쭈글, 희생이 크다. 남자는 추우면 근육을 와들와들 떨어 열을 내서 체온을 유지하지만 여자는 보온메리 입듯이 피하지방을 두껍게 하여 추위를 이긴다. 같은 몸무게라도 여자는 부피가 큰 지방이 많아 훨씬 통통해 보인다. 그러니 몸무게로 구박도 당한다.


여자는 임신배, 남자는 술배


출산 이후로 10kg이나 살이 찐 목련님. 아내의 달라진 모습에 남편은 ‘너무 무섭다’고 한단다. 아이 키울 에너지까지 모두 저장하려니 출산 후에 바로 살이 안 빠져 고민과 우울 모드. 남자들은 어떤가. 근육이 에너지를 다 써버리니 여간해서 살이 찌지 않는다. 배 나온 남자들은 왜? 그야 넘치는 안주빨에 술배에 운동 부족 때문이지.


자, 출산한 아내와 술배 나온 남편이 같이 운동을 한다 치자. 여자는 근육이 적으므로 운동을 해도 소비가 어려워 살이 잘 안 빠진다. 남자는 조금만 운동을 해도 근육이 알아서 에너지를 써대니 군살이 쉽게 빠져 성과가 눈에 띈다. 남편이 아내에게 핀잔을 준다.


아내는 슬프다. 젖먹이 하나만 낳아봐라. 밥 한번 편히 먹을 수 있나, 잠을 제대로 자나. 코알라처럼 엄마 몸에 딱 붙은 아이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것도 팔다리가 휘청하고 허리가 시큰해서 온몸이 덕지덕지 파스 자국.


“뭐? 내가 운동을 안 한다고? 당신처럼 근무시간이 정해져 봐라. 나도 다닐 수 있지. 하루만 나 휴가 주고 당신 혼자 애 좀 봐줘 봐.”


남편과 아내 몸이 다르다 보니 이해부족으로 부부갈등이 깊어진다.


“한약 드시고 정신이 나걸랑 햇볕 많이 쬐고 운동 시작하세요. 젊어서 근육과 뼈 힘이 최고치에 있어야 나이 들어 튼튼하게 살지요.”라 조언했더니
“운동하면 울퉁불퉁 근육 생기잖아요. 난 그런 거 싫어요”라는 퉁명스런 대답.


그렇게 근육이 생기기 쉬우면 내가 걱정도 안 한다. 스스로 강해져야 할 이유는 백 가지도 넘는다. 내장도 근육이고 먹고 사는 것, 당신의 현재와 미래가 모두 근력에 달렸다. 운동이 만병통치는 아니다. 무조건 우울증이 사라지고 행복감이 밀려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몸을 움직이면 혈액의 흐름이 좋아지고 산소가 들어오고 용기가 생긴다. 정신이 고양되고 자부심도 생긴다. 허벅지 빵빵하게 근력을 키우자.


요즘 유행하는 <접시 돌리기>라도 시작하자. 두 다리 힘으로 버티고 윗몸과 척추, 팔 어깨운동이 착실하게 된다. 연습하면 춤추듯 기분도 좋아지고 땀이 난다. 굿! 


YouTube : https://www.youtube.com/watch?v=_lwnzd9axVs



© 이유명호 원장의 애무하면 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