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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명상학회에서는 매년 여름과 겨울 집중수련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2박 3일 동안 오로지 명상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명상의 기본이 되는 호흡명상, 정좌명상을 수련하기도 하고, 밤샘명상 이른바 용맹정진(勇猛精進)의 시간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학회 전문가로부터 강의도 들을 수 있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2년 전부터는 자연에서의 명상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반나절 시간을 내어 자연 속에서 명상하는 것입니다. 수련회가 열리는 곳이 자연 속이라 그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자연 속에서의 명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작정하고 코스를 만들고 시간을 내어 명상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입니다.


한의사는 ‘천인상응(天人相應)’, ‘인간은 소우주(小宇宙)’라는 자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연 속에서 어떻게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을 것인지 잘 알 것입니다. 그러한 자연관에 명상을 녹여내는 것은 환자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명상, 특히 마음챙김명상은 마음챙김 할 ‘대상’이 필요합니다. 일상에서의 모든 것이 대상이 되어 감각, 감정, 생각 등이 모두 포함되겠지만, ‘돌이켜 생각을 해 봐도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자연 속에 푹 빠져서 그 느낌을 온전히 받는 경험’이라는 답을 많이 듣습니다. 질문인즉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하고 건강했던 순간을 떠 올려 보세요"입니다. 그래서 ‘자연에서의 명상’은 의도적으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현시점에서 재현해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트레킹 여행을 다니면서 “왜 이런 걷기 여행을 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이 순간에 건강과 행복을 느낍니다.”라는 답을 얻었듯이, 수련회 기간 동안 비록 반나절의 시간이기는 하지만 이런 행복하고 건강한 순간을 체험하고자 하는 의도적 활동을 기획하는 것입니다.



‘자연에서의 명상’에는 어떤 활동과 명상 포인트가 있을까요?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점입니다. 결국 어디서 어떤 상황을 만드냐의 문제입니다.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 그리고 어디에 멈춰서 마음챙김을 할 것인가입니다.


이번 한국명상학회의 무대는 계룡산입니다. 계룡산은 어떤 산인가요? 우리나라에서 소위 ‘기’를 다룬다는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입니다. 계룡산으로 트레킹을 간다면 기를 확인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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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지도를 통해 전체적인 루트를 그려 봅니다. 

갑사에서 시작하여 용문폭포, 신흥암을 지나 금잔디고개를 넘고, 남매탑에 이르는 루트입니다. 그곳을 머릿속에서 먼저 그려 봅니다. 폭포의 모습과 물소리, 암자의 모습과 고요한 산사의 느낌, 고개를 넘을 때의 숨참과 도달하면서 보이는 풍경과 만족감, 남매탑의 스산함 등... 상상만으로도 그 느낌이 몸으로 전달됩니다.

 

그다음으로 명상의 포인트를 짚어 봅니다. 

마음챙김을 하는 사람, 초보자에게는 특히 더합니다만 챙김을 할 대상이 명확하고, 챙김을 할 느낌이 강해야 명상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곳에서 무엇을 받아들일지 미리 계획하고 떠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물론 정작 그곳에 가서 각자 받아들이는 느낌은 다를 수는 있지만, 그래도 미리 어떤 포인트가 있는지 알고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정을 끝낸 후 사람들과 각자의 감흥 포인트를 이야기하다 보면, 그래도 기준점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편합니다. 이번 장소에서 생각할 수 있는 포인트입니다. 


•갑사 : 여러 전각을 돌아보면서 마음에 와닿는 전각을 찾아보는 작업 

•용문폭포 : 물소리를 들으면서 마음챙김 명상 

•신흥암 : 조용한 암자에 들어가서 ‘영적 기운’을 느껴보는 작업 

•금잔디고개 : 고개를 넘으면서 바라보는 자연 

•남매탑 : 탑을 바라보면서 상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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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 진료 무대는 단지 한의원이나 한방병원 만이 아닙니다. 자연은 한의학이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무대입니다. 한의학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자연이라는 무대에서 한의학의 능력을 맘껏 발휘해 보는 것은 어떨는지요.



© 김종우 교수의 걷기. 여행.. 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