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호는 국내에서 자생종으로 시호(Bupleurum falcatum L.), 섬시호(Bupleurum latissimum Nakai), 등대시호(Bupleurum euphorbioides Nakai), 참시호(Bupleurum falcatum var. scorzonerifolium (Willd.) Ledeb.), 개시호(Bupleurum longeradiatum Turcz.)가 자라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해열제 및 간 기능 개선제로 명성이 높다. 올 여름 몽골 약초 채집을 하던 중 해발 1,400여 미터의 고원지대에서 참시호를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이들은 한결같이 키가 10cm 정도로 매우 작고 여리지만 뿌리는 상대적으로 굵고 길게 뻗어서 지상보다는 지하근이 발달된 특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기원
시호는 미나리과(Umbelliferae)에 속한 여러해살이 초본 식물로 뿌리를 약용으로 하고 있는데 <신농본초경>에서 유래되어 지금까지 임상적 효능이 뛰어난 명약이다.
약성
맛은 주로 쓰고 약간 맵고, 약성은 조금 찬 약에 속하며, 간경과 담경에 작용한다.
성분
주요 성분은 사포닌으로 saikosaponin a, c, d, S1 등이 함유되어 있으며, 정유 성분은 0.15%로 pentanoic acid, hexanoic acid, heptanoic acid 등이 있다.
약리작용
1, 항염 작용
2. 중추신경계의 해열, 진정, 항경련, 진통, 진해 작용
3. 간 기능 회복, 담즙 분비 촉진 작용
4. 위, 십이지장 등 소화기계통의 위산 분비 억제로 인한 항궤양 작용
5. 시호 다당체의 면역 기능 회복 작용
6. 혈압 강하 작용
7. 항균, 항바이러스 작용
임상응용
1. 감기로 오슬오슬 춥다가 조금 지나 미열이 발생하는 증상 및 발열이 극심하고 두통과 전신통을 호소하며 땀이 없는 증상에 시호는 매우 신속하게 해열 작용을 한다. 예전에는 대개 모든 약을 자연산으로 처방해서 치료했지만 지금은 모두 재배산을 이용한다. 이런 효능을 나타내려면 용량을 1회에 15-20g을 써야 신통한 반응을 얻게 된다.
시호가 군약으로 배합된 소시호탕(小柴胡湯)은 본방으로는 해열 작용을 유도하기가 매우 어렵다. 감기로 발열 증상이 다 치료되지 않고 소위 반표반리(半表半裏) 증상으로 옆구리가 결리고 춥고 더운 증상이 교차하면서 기분이 저조하고 가슴이 그들먹하며 입안이 쓰고 입안과 목 안이 건조하며 잘 치유되지 않는 증상에 적중하는 약으로 일본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처방 중 하나이다.
2. 시호는 간울(肝鬱)증으로 옆구리가 결리고 아프면서 두통,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증상에 처방한 후 병리 검사를 시행해 보면 간 효소 수치가 상승한다. 간에 염증이 있고 얼굴에 상기(上氣) 증상이 잦으면서 눈이 충혈되고 화를 잘 내는 증상에 간 기능을 회복시키는 명약이다.
만약 여기에 황금(黃芩)을 더해 해열, 소염 작용을 해주면 회복력이 뛰어나다.
여성의 갱년기 우울 증상에는 향부자(香附子) 당귀(當歸) 각 12g, 연자육(蓮子肉) 20g을 배합하면 더욱 효력이 증진된다.
또한, 간경변, 바이러스성 간염, 담낭염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하찮아 보이는 들풀이지만 사람의 생명을 이끄는 데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다.
3. 임상적으로 고지혈증 환자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사용한다.
4. 각막염, 안구 충혈, 안압 상승, 전두통과 뇌압 상승을 나타내는 증상에 시호(柴胡) 구기자(枸杞子) 결명자(決明子) 각 15g, 황련(黃連) 10g을 전탕하여 복용하면 해열, 혈압 강하, 안구 각막의 혈류 촉진, 안압 하강 작용을 통해 염증이 소실되고 충혈도 없어지게 된다. 한약은 유효 성분만으로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 수천 가지의 성분들이 각기 상호 연계 작용으로 효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5. 소위 기력 감퇴, 위하수, 근육 무력, 의욕상실 등으로 나태해지고 피곤이 겹치면서 기력이 없는 증상에 주로 황기(黃芪)를 사용하여 활력을 얻게 하지만 시호(柴胡)와 승마(升麻)를 각 3-5g을 사용하면 승기(升氣) 작용으로 활동력이 증가한다. 그러나 이런 효능을 더 증가시키기 위해 용량을 추가하게 되면 발산(發散) 작용으로 인해 도리어 역효과가 나타난다.
용량
3-20g
금기
땀이 너무 많은 사람, 조협(皁莢)이나 여로(藜蘆)와 같이 사용하지 않는다.
© 안덕균 교수의 약초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