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도 마약이다

얼마 전 아주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니코틴이나 카페인이 중독성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설탕에도 중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마치 마약처럼 말이다. 이러한 사실은 유럽에서 행해진 한 실험에 의해 알려졌다. 이 실험의 내용은 쥐들에게 일반 사료와 포도당을 함께 주는 것이었다. 포도당의 양은 상한선을 정하지 않고 쥐들이 먹고 싶은 만큼 실컷 주었다. 이렇게 하기를 열흘 정도가 지나자 쥐들은 첫날 먹었던 포도당량의 두 배를 먹고 있었다. 단맛을 알게 된 쥐들이 점점 이에 탐닉하게 되어서 하루하루 더 많은 포도당을 먹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뒤에 일정 기간 포도당을 뚝 끊어 버렸다. 단 한 톨의 포도당도 일절 주지 않았다. 얼마 후 다시 포도당을 주자 쥐들은 미친 듯이 포도당을 향해 게걸스럽게 달려들었다. 마치 마약을 찾는 것처럼 말이다. 한 달 동안 포도당을 실컷 먹게 한 후에 쥐들의 뇌 부위를 검사하여 보았다. 그 결과 아편과 같은 마약에 중독된 뇌와 똑같은 상태를 보였다고 한다. 즉, 쥐들은 단맛이라는 마약에 중독이 되었던 것이다.

평소 단것을 즐겨 먹는 사람이라면 이 실험의 결과에 동조하지 않을까 싶다. 짜증 나는 일이 있다가도 단것을 먹으면 금세 기분이 좋아진다면 이미 뇌가 단맛에 마약처럼 중독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음식이 뇌를 지배한다

음식이 뇌를 지배한다는 얘기는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독일의 한 어린이는 우유를 매일 2리터씩 마셨는데 그 후로 자폐증이 생겼다고 한다. 믿기지 않는 이야기지만 실제로 우유를 끊자 자폐증이 사라졌고 우유를 다시 주자 기이한 행동들이 또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특수한 체질의 경우 우유 단백질을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뇌가 환각제에 반응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분해되지 못한 우유 단백질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밀가루에 의해 자폐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밀가루 속에는 글루텐이라고 하는 점액성의 단백질이 있다. 그런데 이 글루텐을 분해하지 못하는 특수한 체질이라면 밀가루 음식을 먹었을 때 제대로 분해되지 못한 성분이 뇌에 마치 마약처럼 작용한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얘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첨가물에 의해서 건망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스파탐이라고 하는 인공 감미료는 뇌로 공급되는 포도당의 흡수를 방해한다. 그래서 미국의 어떤 사람은 살을 빼기 위해서 설탕 대신 아스파탐이 들어있는 다이어트 음료를 하루 6~8개 마셨는데 이후로 두통이 생기더니 곧이어 건망증이 생기더라는 것이다. 이는 아시파탐이 뇌의 활동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포도당이 흡수되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뇌가 성장하고 있는 어린이의 경우에는 아스파탐으로 인한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고 한다.

식품에 들어가는 인공 색소에 의해서 학습 능력이 좌우된다는 실험 결과도 있었다. 예일대학에서는 쥐를 대상으로 인공 색소를 투입하는 실험을 하였다. 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인공 색소를 투여하였고 다른 그룹은 인공 색소를 투여하지 않았다.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 쥐들을 미로에 넣고서 빠져나오는 시간을 측정하였다. 그러자 색소를 투여한 쥐들은 평균 23초가 걸린 반면에 색소를 투여하지 않은 쥐들은 평균 9초가 걸렸다고 한다.

몸을 이롭게 하는 음식

음식 때문에 정신적인 장애가 생긴 것이라면, 만약 음식을 바꾼다면 이런 장애가 치료될 수 있을까? 멜버른 대학의 소아과에서 치료를 받던 과잉행동 장애 아동 200명의 식단을 일체 인공 색소가 배제된 음식으로 바꾸어 보았다고 한다. 그러자 이 중 150명의 행동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고 한다.

영어 속담 중에서 “What you eat is what you are.”라는 것이 있다. “네가 먹는 것이 곧 너이다.”라는 뜻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의 몸을 이루는 세포의 원료가 된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의 뇌를 이루는 뇌세포의 원료가 된다. 내 아이가 먹는 음식이 내 아이의 뇌를 이루는 뇌세포의 원료가 될 것이다.

그러니 아이의 뇌를 키우려면 당연히 뇌세포를 키우는 좋은 음식을 먹여야 한다. 그 좋은 음식이란 바로 천연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이다. 이런저런 인공 감미료가 섞여 있는 인스턴트식품이 절대 좋은 음식이 될 수는 없다. 이런저런 첨가물이 섞여 있는 가공식품이 절대 유익한 음식이 될 수는 없다.

내 아이에게 인공 감미료나 첨가물이 섞여 있지 않은 천연의 재료로 만든 심심한 맛의 음식을 식탁 위에 차려 주자. “몸을 편안하게 하는 근본은 반드시 음식에 있다.” 동의보감의 주장이다. “여러 음식을 담백하게 먹으면 정신을 밝게 하고 기운을 맑게 해줄 것이다.” 동의보감의 충고이다. 정신을 밝게 하려면 음식을 담백하게 먹으라는 것이다. “하늘이 사람에게 부여해 준 것은 곡식과 콩과 채소와 과일인데 이는 모두 조화로운 맛이다. 그런데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은 모두 삶고 익히고 이리저리 섞고 치우치고 기름진 맛으로 모두 병을 일으키는 독이다.” 본디 자연이 사람에게 준 것은 조화로운 맛이었으나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은 독이라는 것이다. 자연에서 나는 음식이 바로 하늘이 내린 음식이다. 가공식품 속의 인공 감미료에 중독시키지 말고 하늘이 내린 음식으로 우리 아이들을 중독 시켜보면 어떨까?

© 한의사 방성혜의 엄마가 읽는 동의보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