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학교를 시험쳐서 들어갔던 세대다.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 지옥을 겪었고 겁나는 시험 공포의 도가니탕 속에 빠졌었다. 대학에 들어가려면 일단 예비고사를 쳐서 붙어야 했다. 6년 동안 아니 초등학교까지 치면 12년 공부한 걸 단 하루의 시험으로 결판이 난다니 얼마나 떨렸겠느냐고요. 단지 위안이 되는 것은 전국적으로 똑같이 당하는 일이니 덜 억울하달까. 예비고사 일주일을 남기고 극악무도한 병에 걸렸다. 당시 폭발적으로 무섭게 유행했었던 아폴로 눈병에 걸렸던 것. 정말 건강한 사람은 짐작할 수 없는, 눈에 뵈는 게 없었던 장애 체험이었다. 평소 계단 손잡이를 쓰다듬고 다니지 말 것을...손을 수시로 잘 씻고 비비지 말 것을....후회해도 소용없었다.
지금도 시험 때면 아이들은 과로와 긴장으로 있는 병은 심해지고 없었던 증상도 생겨난다. 두통과 변비 혹은 설사는 수험생을 괴롭히는 고통 선물세트다. 시험 때면 배가 아프다고 하는 친구들, 나중에는 배가 반드시 아프고야 말 거라는 굳센 믿음?까지 가지게 되서 자동 반응도 일으킬 정도니까. 며칠씩 날밤을 꼴까닥 새우다가 당일 날에는 너무 졸려서 망치면 안 된다.
시험 기간은 스트레스로 긴장, 불안, 초조모드로 들어가기 마련이나 상황을 의식하지 말고 오히려 평상 프로그램으로 지내야 한다. 평소 월경통, 치통, 치질, 변비, 어깨결림 등 만성적인 증상들을 우선적으로 치료해두고 조심해야 급격한 체력 저하와 증상 악화를 막아낼 수 있다. 병장 말년 사고 안 나게 조심해야 무사히 제대하듯이 고3도 힘내서 이겨내고 마지막에 웃자.^^
자나 깨나 감기 조심, 손 씻기~
감기가 걸리거나 각종 염증이 생기면 체력 손실이 크다. 손과 얼굴만 깨끗이 씻어도 감기, 비염, 눈병 염증이 예방된다. 감기 걸린 친구랑은 잠시 헤어지자. 핸드폰도 세균이 득시글한다. 알코올 솜으로 닦아보자.
뭐니 뭐니 해도 속 편하게~
위와 소장에는 신경세포가 엄청나게 많다. 속이 편해야 뇌가 웃고 마음이 펴진다. 된장국에 무를 듬뿍 넣은 심심한 국으로 비위를 달래준다. 산삼보다 귀하신 수험생 중에는 숟가락 들어서 국물 떠먹기조차 귀찮아한단다. 이런 아그들에겐 작은 컵으로 마시게 해주면 좋다.
배탈을 미리 막아야~
만성적으로 배가 차고 설사가 잦으며 배앓이를 하는 학생들. 장에서 ‘부르릉’ 오토바이 탈까 두려운 예민한 수험생은 매실 장아찌, 매실차, 매실 조청, 수정과, 마늘구이, 녹두죽, 밤죽, 찹쌀죽, 누룽지로 속을 달래준다. 설탕 대신 진짜 조청을 먹인다. 청량 음료수 대신 보리차나 따뜻한 물을 마시게 한다. 시험장에는 매실청이나 뜨거운 꿀물을 싸가는 것도 방법이다.
변비는 2일 전에 해결보기~
변비로 늘 짜증 내고 답답해하는 학생들에겐 무청, 우거지, 두유, 삶은 고구마, 말린 자두, 미역국 다시마튀각과 초땅콩이 좋다. 3일 전쯤에 키위를 듬뿍 먹고 장을 한번 비워두면 스트레스 안 받는다.
근육 긴장에 으쓱으쓱~
마르고 체력 약한 친구들은 근력도 떨어진다. 춥고 으스스할 때는 계피차, 홍삼차, 생강차, 사과차, 유자차가 능력을 발휘한다. 긴장으로 어깨가 많이 결릴 테니 목 운동 으쓱으쓱 체조 강추!
밤잠을 규칙적으로 자기~
하룻밤 꼴딱 새면 몸은 비상사태로 받아들이고 긴장했다가 탈진하는 널뛰기를 한다. 피로해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고 숙면을 못 취한다. 핸드폰은 꺼두고 안대를 해보자. 눈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고 빛을 차단해서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잠이 안 오더라도 제시간에 불 끄고 누워 <발치기> 300번을 해보자. 양 한 마리..두 마리 세는 것보다 다리 피로도 풀고 짱!
아침밥은 다섯 숟갈 이상!
빈속에 꼬르륵 소리는 위에서 나지만 정작 허기진 것은 뇌다. 포도당을 주지 않으면 상처받는다. 된장국에 김치, 밥 다섯 숟갈을 김에 슬쩍 싸먹으면 든든하다. 누룽지, 선식, 미숫가루, 단호박, 찰떡, 달걀말이, 방울토마토, 바나나, 두유 등도 아주 훌륭하다, 젓가락 왕복도 귀찮고 시간 없어 동동거리는 아이들에겐 알밥, 깨밥, 김치밥이 좋을 듯싶다. 밥 위에 검은깨를 솔솔 뿌려 주거나 유정란 한개 깨뜨리고 김치 송송 썬 것을 얹어서 비벼 먹는다. 김가루에 잔멸치 얹고 찹쌀고추장, 참기름 조르륵 넣어도 개운~
포도에 토마토 넣고 주스~
포도를 껍질째 넣고 토마토나 바나나를 반쯤 더해 갈아보자. 포도당 링거 대신 맛도 좋고 뇌의 연료인 포도당을 재빠르고 신선하게 공급해줄 수 있다. 1주일 전부터는 매일 한 잔씩 먹이면 사탕, 영양주사보다 좋다.
© <뇌력충전-우리 아이 뇌 힘 키우기>의 저자 이유명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