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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여자배수 선수권은 예선부터 치러야하는 경기일정으로 13일 동안 단 하루의 휴식일을 빼고는 매일 경기를 치르게 되어 있어서 일정이 매우 빡빡했다. 그래서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했다. 우리선수단은 이란과 중국전에 이어 경기 6일째 카자흐스탄전을 이기고 4강 진출을 했다. 사실 4위내에 입상을 하여 그랑프리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라 목표의 절반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더 높은 목표를 원하고 있었다. 


아시아여자배구 선수권은 예선부터 치러야하는 경기일정으로 13일 동안 단 하루의 휴식일을 빼고는 매일 경기를 치르게 되어 있어 일정이 매우 빡빡했다. 그래서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했다. 우리선수단은 이란과 중국전에 이어 경기 6일째 카자흐스탄전을 이기고 4강에 진출했다. 사실 4위 내에 입상하면 그랑프리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라 목표의 절반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더 높은 목표를 원하고 있었다.


경기 7일째 준결승전 상대는 일본으로 결정이 되었다. 경기 당일 일본전은 선수들이 이상하리만큼 긴장하고 있었다. 작년 런던올림픽의 복수전을 하고 싶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힘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패했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는 필자도 같이 힘들었다. 이 경기 후 선수들도 힘들었겠지만 코칭스텝들도 잠을 설치고 필자도 악몽에 시달렸다. 일본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가지는 경기가 우리선수나 코칭스텝에게 엄청난 심리적 부담을 준다는 것을 현장에서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이번 대회에서 Doping test는 카자흐스탄전과 일본전 후에 실시되었다. 팀 닥터가 조직위에서 번호를 무작위로 뽑은 후 그 선수에게 urine sample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팀 닥터는 항상 선수와 동행하여 선수를 보호해야 한다. 팀 닥터의 동의 없이 검사관은 어떠한 일도 할 수 없다. Sample을 얻는 과정에서 선수 이외에 어떤 사람도 채취용기를 만질 수 없도록 되어있다. Sample을 얻는 길은 참으로 험난하다. 물을 계속 마시고 꾹 참았다가 한 번에 해야 한다. 하지만 여러 명의 사람들 속에서, 특히 여자선수가 그런 일을 해야 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선수와 같이 앉아서 농담도 하고 생수로 cheers!를 하며 긴장을 풀어주었다.. 이번 대회의 doping test는 다행히 12시 전에 모두 끝나 조직위에서 준비한 차량을 타고 안전하게 숙소로 돌아갔다. 이번 선수단에서는 ‘치료목적 사용 면책서(TUE, Theapeutic Use Exemption, 금지약물을 치료목적으로 사용해야 되는 경우 경기 한 달 전, 사용 전에 신청서를 접수하고, 승인 여부를 기다려 승인 결과가 나오면 사용이 가능한 제도)’를 제출한 선수가 없었다. 이것도 물론 협회에서 다 준비하지만 팀 닥터가 출국 전 미리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다. 


다음날 3-4위 동메달 결정전은 중국으로 결정되었다. 태국이 중국에 역전승을 한 것이다. 선수들도 놀랐다. 당연히 결승에서나 붙을 줄 알았던 중국을 다시 만나게 되다니, 이제 부담감은 중국이 더욱 커보였다. 숙소에서 만난 중국선수단의 얼굴이 굳어져 있었다. 경기 중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어려운 상대였다. 경기는 초반 세트스코어 2:0으로 내주었다. 하지만 3세트 들어가기 전 우리선수들이 ‘이 대회 마지막 세트가 될 수도 있다. 즐겁게 하자!’ 하더니 갑자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얼굴에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짓고, 점점 발이 가벼워지더니 세트스코어 2:2. 중국선수들은 우리 선수들에게 완전히 압도당하고 있었다. 대회 내내 세계적인 선수인 김연경 선수의 어깨가 탈구되는 어깨 불안정성이 있어 세트 끝나고 점검해보니 많이 헐거워져 있었다. 수기치료와 테이핑으로 어느 정도 치료해놓고 다시 경기에 나섰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정신력이나 몸 관리가 남달랐다.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선수들의 귀감이 되었다. 


결국 5년 만에 중국을 이겼다. 그것도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역전승을 했다. 결국 마지막 날에 한·중·일 삼국 중에 한국만이 웃었다. 금메달이었으면 좋겠지만 중국을 이기고 얻은 동메달이어서 더욱 값진 메달이었다. 이렇게 대회가 잘 마무리되고 귀국을 했다. 비교적 긴 대회였지만 그만큼 보람도 많았다. 


다만, 한의사 팀 닥터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많은 선수들이 침 시술을 받는 경로가 한의사가 아닌 비의료인으로부터 시술을 받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침술의 안전성이나 효과에 대해 의심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이것은 비단 한 종목의 선수만이 가지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아직도 한약이나 침술, 부항, 뜸 같은 한의학적 치료를 한의사를 통하는 경우보다, 비의료인에 의한 불법시술을 받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이는 많은 국민들이 비정상적인 경로로 한의학적 진료를 받고, 치료받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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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닥터 한의사 이현삼의 스포츠 한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