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국립보완통합의학센터 (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Integrative Health, NCCIH)는 미국의 핵심 의학 연구기관 NIH 산하 27개 조직 중 하나로, 철저한 과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보완의학 관련 상품 및 술기 탐색, 보완의학 연구원 양성,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일반인과 전문가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NCCIH 웹사이트: https://www.nccih.nih.gov/)
• NCCIH Clinical Digest는 DHHS, NIH 산하 NCCIH에서 제공하는 월간 온라인 뉴스레터입니다. 건강 개선을 위한 보완적 접근법을 근거에 기반하여 제공하며, 과학 논문 및 NCCIH 지원 연구, 환자들을 위한 정보 등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 본 게시물은 NCCIH Clinical Digest 2022년 6월 뉴스레터에 소개된 Travel-Related Ailments and Complementary Health Approaches 내용입니다. KMCRIC에서는 여행 관련 질병 및 보완의학적 접근에 대한 좋은 정보를 회원들과 나누고자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 4학년 황동원 학생의 도움을 받아 한글 번역하여 소개합니다. 여행 가실 때 참고하시면 유용한 정보가 될 것 같습니다.
해외여행을 가기 전에 여행으로 인한 질병이나 증상에 대처하기 위해 쓸 수 있는 보완의학 및 통합의학적 방법에 대해 의료진에게 문의하곤 한다. 이번 이슈 다이제스트에서는 여행 관련 질병 및 위험에 흔히 추천되는 한약 및 천연물, 식이 보충제와 여타 보완요법을 다룬다.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살펴볼 것이다.
[여행 관련 질병 및 보완의학적 최신 근거 요약]
1. 말라리아 예방 및 치료 (Malaria Prophylaxis and Treatment)
여러 웹사이트의 판매처에서 말라리아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자연적인’ 방법들을 홍보한다. 많은 경우 식이요법이나 한약재를 사용하는데, 키나 나무 (Cinchona spp.)에서 추출한 퀴닌이나 개똥쑥 (Artemisia annua L.)의 추출물 등이 활용된다.
여행자들은 이처럼 심각한 질환인 말라리아를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검증되지 않은 ‘천연’ 방법에 의존하기보다 공식적인 권장 사항을 따르는 것이 좋다.
2. 여행자 설사 (Travelers’ Diarrhea)
프로바이오틱스, 골든씰, 활성탄, 자몽 종자 추출물 등 각종 제품이 여행자 설사 (TD)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주장이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Probiotics)
• 프로바이오틱스의 여행자 설사 예방 효과를 살핀 일부 연구에서는 희망적인 결과가 나오기도 했지만, 메타분석들의 결과는 다소 상충하고 있다. 연구별로 사용된 유산균 균주가 다양하고, 일부 연구는 엄격하게 통제되지 않았으며, 적정 용량이나 치료 기간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 결과 (근거)를 해석하기 까다롭다.
골든씰 (Goldenseal)
• 아직 여행자 설사와 골든씰 관련 질 좋은 연구가 발표되지 않았다.
활성탄 (Activated Charcoal)
• 활성탄이 여행자 설사, 복부 팽만, 복부 경련, 가스 참에 도움을 준다는 근거는 없다. 활성탄의 부작용에 대해 잘 보고된 바는 없지만 건강인을 대상으로 시험했을 때 가벼운 정도였다.
자몽 종자 추출물 (Grapefruit Seed Extract)
• 자몽 종자 추출물이 음식에서 기원한 세균성 질환을 예방한다는 연구 근거는 없다.
안전성 (Safety)
• 건강인에 있어 프로바이오틱스의 부작용은 미미하거나 없는 편이다.
• 골든씰을 섭취하면 시토크롬 P450 효소계가 억제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골든씰이 다른 약물의 독성이나 효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아이들에게는 설사 및 탈수 상황에 활성탄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활성탄이 영양소, 효소, 항생제를 장내에서 흡착하여 체액 손실의 심각성이 드러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복용 중인 약물과의 상호작용 우려로 자몽을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몽 종자 추출물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3. 고산병 (Altitude Illness)
식이 보충제 및 천연물 보충제가 고산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근거는 거의 없는 편이다.
코카 (Coca)
• 씹거나 차로 섭취하는 코카잎은 그동안 고산병에 활용되어 왔지만, 코카잎이 도움을 준다거나 특정 부작용을 가진다는 강력한 근거는 없다. 다만 이를 섭취하면 코카인 대사산물 약물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 것이다.
마늘 (Garlic)
• 마늘이 고산병 증상을 줄인다는 근거는 없다.
은행 (Ginkgo biloba)
• 고산병 예방에 은행을 권장하기에는 아직 발표된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
비타민 E (Vitamin E)
• 오직 1개의 소규모 연구가 비타민 E와 다른 항산화제를 병용하여 고산병에 대한 효과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유의한 효과가 드러나지 않았다.
안전성 (Safety)
• 마늘 보충제는 대부분의 성인에게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구취나 체취, 두근거림, 복부 불편감 등이 있다. 마늘에 알레르기 반응을 가지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의 시판되는 마늘 보충제를 단기간 사용할 경우 약물 상호작용의 위험은 적은 (제한적인) 편이라 할 수 있다.
• 표준화된 은행잎 추출물로 만든 제품은 지시에 따라 복용할 경우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서 은행은 출혈 위험을 높이고, 항응고제와 상호작용하기도 한다. 나아가 미국 국립독성원 (National Toxicology Program)의 연구에 따르면 설치류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은행 추출물을 최대 2년까지 투여한 후 종양이 발생했다고 한다.
4. 멀미 (Motion Sickness)
경혈 지압 (acupressure), 자석, 생강, 피리독신, 동종요법 등 여러 보완의학적 접근이 멀미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홍보되고 있다.
경혈 지압 및 자석 (Acupressure and Magnets)
• 연구에 따르면 멀미에 경혈 지압 또는 자석을 권장하지 않는다.
생강 (Ginger)
• 일부 연구 결과 생강이 임신 관련 메스꺼움 및 구토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멀미에 도움이 된다는 뚜렷한 근거는 없다.
동종요법 제품 (Homeopathic Products)
• 동종요법을 활용한 제품이 멀미를 예방하거나 완화한다는 근거는 없다.
피리독신 (비타민 B6) (Pyridoxine (Vitamin B6))
• 미국 산부인과학회가 2015년에 발표한 임상지침 요약에 따르면, 피리독신을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항히스타민제인 독시라민 (doxylamine)과 함께 쓰는 것은 임신 관련 메스꺼움 및 구토를 치료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서 권장하지만, 피리독신이 멀미를 예방하거나 완화한다는 근거는 없다.
안전성 (Safety)
• 일부 사람에게서 생강은 복부 불편감과 같은 가벼운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생강이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하는지 명확히 연구로 밝혀지진 않았지만, 생강이 항응고제와 상호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생강 보조제를 흔한 OTC 멀미약과 함께 복용했을 때의 효과가 어떤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 과량의 피리독신을 장기간 복용하면 신경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5. 시차증/수면 장애 (Jet Lag/Sleep Problems)
멜라토닌을 포함한 식이 보충제, 심신 요법 등의 이완 요법, 향기 요법, 캐모마일, 카바, 발레리안 (쥐오줌풀) 같은 약재 등 여러 보완의학적 접근이 시차증이나 기타 수면 장애에 제안되어 왔다.
멜라토닌 (Melatonin)
• 일부 연구 근거에 따르면 멜라토닌 보충제가 동쪽으로든 서쪽으로든 이동하며 발생한 시차증으로 인한 수면 장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완 요법 (Relaxation Techniques)
• 점진적 이완 등 이완 요법,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를 포함한 여타 심신 요법이 불면증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시차증에 효과적인지는 확인된 바 없다.
향기요법 및 한약재 (Aromatherapy and Herbs)
• 향기요법이나 캐모마일 (chamomile), 쥐오줌풀 (valerian) 두 약재가 불면증에 도움을 준다는 근거는 거의 없다.
• 다른 약재 카바 (kava) 또한 수면을 목적으로 홍보되고 있지만 효과를 증명하는 질 좋은 연구가 부족하다.
안전성 (Safety)
• 멜라토닌은 식이 보충제로 판매되어, 일반 약물에 비해 규제가 적은 편이다. 식이 보충제 안에 들어가는 재료의 양도 일정하지 않을 수 있고, 다른 물질이 섞이는 오염의 위험성도 고려해야 한다.
• 캐나다에서 시판되는 멜라토닌 보충제를 분석한 2017년의 한 연구 결과, 실제 멜라토닌 함량은 기재된 수치에 비해 -83%에서 478%로 상이했고, 생산 차수에 따른 변이도 어마어마했다. 그뿐만 아니라 제품의 26%에서는 세로토닌이 부적절하게 섞여 들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멜라토닌 보충제는 단기간 사용 시 대부분의 사람에게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 안정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다. 장기간 연구가 없는 탓에 멜라토닌을 지속해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고 괜찮은지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2019년 한 체계적 문헌고찰이 단기간 임상연구를 위주로 종합하여 수면 장애에 대한 멜라토닌의 효과를 조명했는데, 가장 흔히 보고된 부작용에는 주간 졸림 (1.66%), 두통 (0.74%), 기타 수면 관련 부작용 (0.74%), 어지럼증 (0.74%), 저체온증 (0.62%) 등이 있었다. 거의 모든 부작용은 경미하거나 보통 수준인 것으로 보였고, 자연스럽게 사라지거나 약물 복용을 중단한 후 사라졌다.
• 간질 환자 또는 경구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의학적 감시 하가 아니면 절대 멜라토닌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 여행자들은 이른 시간에 멜라토닌을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졸림을 유발하고 현지 시각에 적응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 이완 요법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안전하다.
• 향기요법 및 약초로부터 오는 중대한 부작용은 흔하지 않다. 하지만 캐모마일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고, 카바 보충제는 심각한 간 손상 위험과 관련하여 알려진 바 있다.
6. 해충 보호 (Insect Protection)
많은 제품은 ‘천연’ 해충 퇴치제로 홍보되고, 인공 합성물을 싫어하는 소비자들에게 이런 제품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시트로넬라 (citronella), 레몬 유칼립투스 오일 (oil of lemon eucalyptus, OLE), 님 오일 (neem oil, 농업용 살충제의 한 성분으로, 일부 사이트에서 가정용으로 판매됨) 등이 천연 모기 퇴치제로 판매되곤 한다. 에센셜 오일과 다른 천연물은 빈대를 쫓아낸다고 홍보되고 있다.
모기 (Mosquitoes)
• 실험실 연구에 따르면 시트로넬라 제품군 등의 식물은 DEET 함유 제품들에 비해 짧은 시간 작용한다. CDC는 식물성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EPA 인증을 받은 레몬 유칼립투스 오일 (OLE) 함유 제품을 권장한다.
• 연구 근거에 따르면 님 오일은 천연 모기 퇴치제로 적절하지 않다.
빈대 (Bed Bugs)
• 빈대 퇴치용으로 판매되는 천연물이 효과적이라는 근거는 없다. 그 대신 여행자들은 매트리스를 꼼꼼하게 살피거나 짐을 바닥 및 침대에서 떨어트려 놓는 등 빈대를 확인하고 피하는 방법을 따르는 것이 좋다.
안전성 (Safety)
• 미국 식약처는 OLE나 p-menthane-3, 8-diol (PMD)를 세 살 이하 아이들에게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
7. 자외선 차단 (Sun Protection)
많은 ‘천연’ 자외선 차단제가 온라인으로 홍보 및 판매되고 있고, 자외선 차단제를 집에서 직접 만드는 방법이나 햇살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식이 보충제 및 차에 대한 조언도 검색되곤 한다.
알로에 베라 (aloe vera), 베타카로틴 (beta carotene), 셀레늄 (selenium), 녹차 추출 성분 EGCG (epigallocatechin gallate)를 비롯한 그 어떤 한약재 및 식이 보충제에 대해서도 피부암 및 자외선 손상의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연구로 밝혀진 적은 없다.
안전성 (Safety)
• 전문가들은 피부암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광범위 햇빛 차단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고, 햇빛 노출을 줄이고, 겉옷을 입어서 피부를 보호할 것을 권고한다.
8. 동종요법 백신 (Homeopathic Vaccines)
‘노소드 (nosodes)’라고도 불리는 동종요법 백신이 전통적인 면역요법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신뢰할 만한 실험적 및 이론적 근거는 없다.
9. 감기와 독감 (Colds and Flu)
비록 감기나 독감이 여행에 국한된 위험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여행 도중 이런 상황을 피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감기나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쓰여온 보완의학적 접근에는 아연 제제, 네티팟 등 식염수 코 세척, 비타민 C, 프로바이오틱스, 에키나시아 및 기타 약초 등이 있다.
아연 제제 (Zinc)
• 아연을 (주로 사탕 형태로) 경구 복용하면 감기 기간을 줄여줄 수 있다.
코 세척 및 네티팟 (Nasal Irrigation and Neti Pots)
• 네티팟 (neti pots)을 비롯한 비강 식염수 세척법은 만성 부비동염 (축농증)에 유용하고 안전할 수 있다. 또한 급성 상부 호흡기계 감염의 증상을 줄여줄 수도 있지만, 근거가 뚜렷하지는 않다.
비타민 C (Vitamin C)
• 정기적으로 비타민 C 보조제를 섭취하는 것은 고강도 운동을 하는 피험자 군에서는 감기에 걸릴 위험이 줄어들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규칙적으로 비타민 C를 복용하면 감기 기간이 짧아질 수 있지만 감기 증상이 나타난 뒤에 복용을 시작하면 그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프로바이오틱스 (Probiotics)
• 프로바이오틱스가 감기 및 기타 상부 호흡기계 감염증에 걸릴 확률 또는 이환 기간을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들이 있지만 질적으로 매우 떨어진다.
한약 (Herbs)
• 2014년에 시행된 체계적 문헌고찰 결과에 따르면 에키나시아 (echinacea)의 효과는 그리 뚜렷하지는 않다. 하지만 작은 효과도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마늘, 중국 한약재, 오레가노 오일, 유칼립투스 에센셜 오일의 감기 예방 및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뚜렷한 근거가 없다. 동종요법 제품인 오실로콕시넘 (Oscillococcinum)의 인플루엔자 및 관련 질환 예방 또는 치료 효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안전성 (Safety)
• 아연 제품은 (특히 대용량으로 복용할 때) 메스꺼움, 설사와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아연을 비강으로 흡입할 경우 후각 상실증이 생길 수 있고, 이 증상은 장기간 지속되거나 영구적일 수도 있다.
• 수돗물을 마셔도 되는 지역에 가더라도 여행자들은 멸균 및 정제되었거나, 끓인 후 식혔거나, 특수 필터 처리된 물을 사용해서 코 세척을 시행하여 수인성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 비타민 C 보조제는 고용량으로 섭취해도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
References
© KMCRIC 한의약 과학 한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