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국립보완통합의학센터 (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Integrative Health, NCCIH)는 미국의 핵심 의학 연구기관 NIH 산하 27개 조직 중 하나로, 철저한 과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보완의학 관련 상품 및 술기 탐색, 보완의학 연구원 양성,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일반인과 전문가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NCCIH 웹사이트: https://www.nccih.nih.gov/)
• NCCIH Clinical Digest는 DHHS, NIH 산하 NCCIH에서 제공하는 월간 온라인 뉴스레터입니다. 건강 개선을 위한 보완적 접근법을 근거에 기반하여 제공하며, 과학 논문 및 NCCIH 지원 연구, 환자들을 위한 정보 등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 본 게시물은 NCCIH Clinical Digest 2023년 1월 뉴스레터에 소개된 Dietary Supplements Marketed for Weight Loss, Bodybuilding, and Sexual Enhancement 내용입니다. KMCRIC에서는 최근 체중 감소, 보디빌딩, 성 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시판된 식이 보충제의 보완의학적 정보를 회원들과 나누고자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 4학년 황동원 학생의 도움을 받아 한글 번역하여 소개합니다.
개요
환자로부터 체중 감량이나 보디빌딩, 성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식이 보충제를 추천해 달라는 질문을 받을 수 있다. 마트, 약국, 건강기능식품 매장, 온라인 등지에서 판매되는 이 제품군은 ‘증상의 빠른 개선 (quick fix)’을 표방하며 환자들을 현혹하지만, 대부분의 제품에 있어 안전성이나 효과는 밝혀지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천연물의 경우 약물 상호작용, 직접적인 독성, 활성 작용이 있는 성분에 의한 오염 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식이 보충제에 포함된 천연 식물이나 전통적으로 쓰여온 약재는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러한 제품들도 여타 약물과 마찬가지로 위험할 수 있다는 근거가 뚜렷하다.
1. 체중 감소 Weight Loss
아사이 (acai)나 후디아 (hoodia)를 비롯하여 체중을 급격하게 감소시켜 준다고 홍보되는 대부분의 식이 보충제는 장기적으로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일부에 대해서는 심각한 안전성 우려도 제시된다. 연구진들이 녹차 추출물 (green tea extracts), 중국 약재들 (Chinese herbs), 광귤 추출물 (bitter orange extract) 등 다양한 식이 보충제의 체중 감소 효과를 조사한 결과 그 어떤 것도 체중 감소에 효과적이지 않았고, 각각의 부작용도 확인됐다.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 (What Does the Research Show?)
• 아사이 베리 (Acai berry) 아직 아사이가 단독적으로 급격한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는 결과를 보인 독립적 연구들이 피어 리뷰 학회지 (peer-reviewed journals)에 등재된 바는 없다. 아사이가 첨가된 주스의 안전성을 탐색한 2010년 실험실 연구 [1]에서도 대조군과 비교하여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가 드러나지 않았다.
• 광귤 (Bitter orange) 2020년 문헌고찰 [2]의 결론에 의하면 광귤을 포함한 여러 식이 보충제를 통해 유의미한 체중 감소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적절한 20명 규모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 하나를 포함하는 2004년 체계적 문헌고찰 [3]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2004년에 발표된 문헌고찰 [4]에서도 광귤 (Citrus aurantium)을 포함하는 체중 감량 제품이 실제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미미하다고 밝혔다.
• 마황 (Ephedra) 2003년 한 연구 [5]는 미국 독극물통제센터 (PCC)에 전화로 걸려 오는 신고를 바탕으로 마황이 다른 천연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지는 안전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마황 사용 시 더 높은 확률로 부작용이 발생했다. 다른 연구와 체계적 문헌고찰들에서도 마황 사용 시 심장, 정신과, 소화기계의 문제 또는 혈압 상승 및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 녹차 (Green tea) 2020년에 발표된 문헌고찰 [1]에 따르면 녹차는 여타 식이 보충제와 마찬가지로 유의미한 체중 감소에 도움을 주지 못할 확률이 높다. 과체중 및 비만인 성인을 대상으로 최소 12주 이상 추적 관찰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 18개를 종합한 2012년의 코크란 문헌고찰 [6]에 따르면 녹차 제품을 먹은 성인들이 경험한 체중 감소는 미미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임상적으로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 심신요법 (Mind and body approaches) 요가와 명상, 특히 마음 챙김 식사 (mindful eating)와 같은 심신요법이 다른 체중 감량 중재와 함께 보조적으로 사용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근거가 여럿 도출되고 있다.
안전성 (Safety)
• 미국 식약처 (US FDA)는 체중 감소를 목적으로 판매된 마황 함유 식이 보충제의 판매를 금지했다. 심혈관계 합병증에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마황은 에페드라 (ephedra)라고도 불리는 식물이다.
• 현재 마황을 함유하지 않은 여러 보충제가 판매되고 있으나, 여기에 포함된 일부 성분들의 부작용도 판매 금지된 제품의 부작용과 유사하다. 마황이 들어있지 않은 일부 보충제에는 다량의 카페인 또는 구아라나 (guarana) 등 카페인을 함유하는 식물이 들어있다. 이런 제품을 먹으면 심박수가 오르거나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 체중 감량을 표방하는 많은 식이 보충제 (지방을 태운다거나 식욕을 억제한다는 것 포함)는 안전성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2. 보디빌딩과 기능 향상 Bodybuilding and Performance Enhancement
일부 보디빌더와 운동선수들은 근력, 근량과 에너지를 늘리기 위해 식이 보충제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류의 제품들 중 다수가 해로운 성분을 함유한다. 또한 글루타민 (glutamine), 콜린 (choline), 메톡시이소플라본 (methoxyisoflavone), 쿼세틴 (quercetin), 아연/마그네슘 아스파르트산염 (zinc/magnesium aspartate), 산화질소 (nitric oxide), L-아르기닌 (L-arginine)을 포함한 몇몇 성분에 대해서는 운동 기능을 향상해 준다는 뚜렷한 근거가 없다.
전미 대학경기협회 (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NCAA)는 자체적으로 금지하는 물질의 목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부 식이 보충제에는 라벨에 표기되지 않은 금지 성분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NCAA가 금지한 물질의 두 예시로 페닐에틸아민 (a phenethylamine, EMPEA), 디메틸아민 (dimethylamylamine, DMAA)가 있다.
※ NCAA Banned Substances: https://www.ncaa.org/sports/2015/6/10/ncaa-banned-substances.aspx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 (What Does the Research Show?)
• 여러 연구가 보디빌딩 혹은 신체적 능력 향상에 쓰이는 각종 보충제의 효과를 검증했다. 여기에는 글루타민, 콜린, 메톡시이소플라본 (methoxyisoflavone), 쿼세틴 (quercetin), 아연/마그네슘 아스파르트산염, 산화질소, L-아르기닌 등이 포함되는데 이러한 보충제들이 운동 기능을 개선해 준다는 뚜렷한 근거는 없다.
• 음식과 식이 보충제에서 보이는 아미노산 베타알리닌 (beta-alanine)에 대해서도 여러 연구가 이루어졌다. 각 연구의 결과는 상이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운동 기능을 확연히 개선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 일부 연구에 따르면 크레아틴 보충제 (creatine supplementation)는 격렬한 운동에 있어 근력, 근육량, 지구력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체액 증가로 인한 체중 증가, 메스꺼움, 경련,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2021년의 문헌고찰 [7]에서 낸 결론에 따르면 며칠에 걸쳐 크레아틴 보충제를 매일 섭취할 경우 근육 내 크레아틴과 인산화 크레아틴 (PCr)의 농도가 증가하여 ATP의 분해가 감소하고, ATP 생성이 증가하여 결과적으로 간헐적 고강도 단기간 운동에서의 에너지 출력이 증가하게 된다. 같은 연구에서는 또한 크레아틴을 포함하는 보충제는 운동 후에 따라오는 근육 손상을 회복하거나 부상 후 재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결론을 보였다.
안전성 (Safety)
• 미국 식약처에 따르면 보디빌딩용으로 홍보되는 제품 안에 몰래 숨겨진 위험한 물질들이 갈수록 문제가 되고 있다 [8]. 소비자들이 자기도 모르게 전문의약품, 사용이 제한된 성분 또는 다른 성분들을 섭취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 보디빌딩용 보충제는 종종 단백 동화 즉,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anabolic steroids)로 점철되어 있다. 이 스테로이드는 근육량을 늘리는 목적으로 남성 호르몬을 변형한 성분이다.
• 지난 몇 년간 보디빌딩 식이 보충제의 섭취로 인한 간 독성이 증가해 왔다. 보디빌딩 관련 제품들은 약초 및 식이 보충제 사용과 관련된 간 독성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 자극제 BMPEA, DMAA를 포함하는 제품은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 아카시아 리지둘라 (Acacia rigidula)라는 약초를 포함한다고 적혀 있는 보충제에 BMPEA가 포함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성분은 약초의 구성 성분도 아니고, 식이 재료도 아니다.
• DMAA를 포함하는 제품이 식이 보충제로 판매되는 것은 불법이다. 미국 식약처는 해당 제품들을 시장에서 퇴출하기 위한 노력을 2013년부터 해왔다. 그러나 DMAA는 제라늄 오일 (geranium oil) 등 다른 이름으로 탈바꿈한 채 여전히 일부 시판되는 보충제에 포함되어 있다.
3. 성 기능 개선 Sexual Enhancement
지금까지 성 기능 개선 및 발기부전의 치료에 대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인 보완의학적 접근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이러한 용도로 홍보되는 식이 보충제들에 있어 안전성 관련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곤 한다.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 (What Does the Research Show?)
• 연구진들은 발기부전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약초를 연구해 왔지만, 각각의 품종에 대한 연구의 양이 적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연구는 사람이 아닌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단계에 머문다. 현재까지는 그 어떠한 약용 식물도 발기부전의 치료에 유효하고 안전하다는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
• 경도에서 중등도의 발기부전을 호소하는 남성 86명을 대상으로 한 2017년의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연구 [9]의 결과에 따르면 남가새 (Tribulus terrestris) 추출물을 12주간 사용한 뒤 대조군에 비해 확연한 성 기능 개선이 확인됐다. 더 앞선 2014년의 연구 [10]에서는 발기부전인 남성 30명을 대상으로 남가새의 효과를 확인했지만, 위약 대조군에 비해 발기부전 증상 개선 및 혈청 테스토스테론의 양 증폭에 유의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안전성 (Safety)
• 약초 비아그라 (herbal Viagra)라고도 불리는, 발기부전 및 성 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홍보되는 여러 보충제는 사실 다른 약물이나 관련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일부 제품은 다양한 재료 성분을 함께 가지고 있거나, 어떤 성분을 매우 높은 용량으로 함유하고 있다. 어느 쪽이든 매우 위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성분들은 제품 라벨에도 안내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이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
• 일부 발기부전용 보충제에 포함된 약물 성분들은 처방 약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부 성분은 질산염을 포함하는 약물들과 상호작용하여 위험한 수준의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References
[8]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DMAA in Dietary Supplements. 2018.
© KMCRIC 한의약 과학 한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