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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OM 한의정책저널은 국내 한의약 정책 및 핵심 이슈, 전문가 의견 및 연구현황 등을 수록한 한의약 정책 전문 저널입니다. 2022 제10권 제1호는 침 연구·산업·제도 동향을 주제로 하여 침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았습니다.

● KMCRIC 한의약 과학 한마당을 통해 류연희 책임연구원 (KIOM 한의과학연구부)의 ‘전기침 치료, 의료기기 미래’를 소개합니다.

● 한의정책저널에 실린 모든 원고는 작성자 개인 의견으로 KIOM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들어가며


김 과장은 아침에 Iot 모니터를 보면서 본가에 계신 부모님 건강 상태를 확인하였다. 아버님은 혈압, 어머니께서는 요통을 관리하고 계시는 중이다. 아버지께서는 손목시계 형태로 혈압을 모니터링하면서 동시에 경혈에 전기 자극을 하여 혈압을 관리하고 있으며 어머니께서는 등 뒤에 배수혈에 동전만 한 파스 형태 패치를 붙여 자극 수준과 통증 경감 정도를 관리하고 있고, 이에 대한 정보를 김 과장이 동시에 인지할 수 있다. 김 과장 본인도 요즘 업무 강도 때문에 수면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자극 모니터링 시스템을 이용하여 매일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부모님께서 처방받는 약물이 5종류 가까이 되어 한 번에 많은 약물 투여와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복약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이제 더는 약 드시는 것으로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우리가 향후 10년 이내에 실생활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위에 간략하게 서술해 보았다. 이러한 기술이 실현되기 위해서 갖춰져야 할 것이 무엇일지에 대해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약물 치료는 현재까지 손쉬운 투약 방법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질병을 관리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 방법이다. 그리고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다양한 증후군이나 증상들이 발생하면서 약물의 다양성도 늘어나게 되었다. 약물 사용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생하였는데 그중 부작용과 오남용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2017년 10월 26일, 미국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였다. 이유는 오피오이드 성분이 포함된 약물 남용 때문이었다. 미국 외교관계위원회 (CFR)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오피오이드 관련 약물중독으로 1주일에 1,300여 명 이상 목숨을 잃고 있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련 사망사고가 급증했으며, 합성 오피오이드 불법 거래 투쟁위원회 (CCSOT)는 경제적 손실이 연간 1조 달러를 넘는다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OECD에서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2011~2013년 사용량에 비해 2016년에 이르러 약 14.7% 증가해 점차 사용이 증가하고 있고, 아시아에서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 3위로 소비량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사용 관련 의존성은 21%로 2018년 한 연구 보고서가 보고하였다. 이는 오히려 사용량이 많은 국가들의 오남용 발생과 유사한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향후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사회적 대응 방법 및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약물은 정확한 생물 의학적 근거해 적절히 사용된다면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증상을 개선하는 기능을 수행하지만 언제든지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또한 약물은 작용 특성에 의해 사람마다 다르게 반응할 수 있으며 특별한 경우 이상 반응을 일으키는데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러한 약물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몇 가지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는데 그중 각광을 받는 것이 전자약 분야이다. 전자약 (Elctroceuticals)은 2013년 글락소스미스클라인 (GSK)이 전기 신호를 이용한 치료 기기에 처음 사용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전자 (electronic)와 약품 (pharmaceuticals)의 합성어이다.


먹거나 주사하는 약물 대신 인체에 대사 과정과 침습적 과정 없이 전기, 열 등 자극을 이용해 생체 기능 조절이 가능하도록 체내 삽입, 피부이식, 웨어러블 등 다양한 형태로 적용할 수 있으며, 신경 전기 신호를 분석하여 질병을 진단하거나 적절한 생체 신호를 획득/분석을 활용해 치료 및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기기이다. 이처럼 체외 자극을 통해 생체 기능을 조절하여 질환 또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표적인 의료 기술이 경혈경락체계를 기반한 한의 치료 기술이다.


침, 뜸은 경혈경락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한의약 치료 도구로 체표 특정 경혈경락 부위를 찌르거나 압력을 주고, 열 자극을 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다양한 질환 및 증상들을 경감시키거나 완화해왔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는 약물 부작용을 대체하는 방법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이에 WHO [1], 미국 NIH [2] 등 세계 유수의 기관에서 침, 뜸 자극 유효성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국제적으로 보완대체 요법 중 중요한 자극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은 1997년 NIH에서 경혈 침 자극이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질환 및 증상을 발표한 후 현재는 Johns Hopkins [3], Mayo Clinic: pain [4]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형병원에서도 대체 요법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이를 임상에 적용하고 있으며 2020년 미국 연방정부 차원에서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를 관장하는 CMS (Centers for Medicine & Medicaid Services)에 보험 청구 항목으로 등재되었다.


침구 치료 기술이 다양한 질환에 활용될 때까지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됐는데 여전히 많은 논의와 학문적 근거가 미흡하다고 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여러 가지 문제 중에 자극이 시작되는 경혈 부위에 대한 것과 자극을 어떻게 정량화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였고, 정량적 자극 방법 중 가장 보편화된 것이 전기 자극이다. 현재 경혈의 특성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으며 전기 자극을 하여 어떠한 결과를 얻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활용해서 향후 나아갈 융합과학 분야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본론


1. 경혈은 어떻게 존재할까?


경락경혈체계에서 경혈은 치료의 시작이 되는 자극 부위이다. 일반적으로 경혈경락체계를 설명하고 있는 많은 속성 중의 하나가 생체 내 장부와 체표를 연결하고 있는 생리 병리적 특성이다.


이러한 속성을 기반하여 병변이 발생하면 이와 관련된 특정 체표 부위에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실험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을 시도하였다. 다양한 실험 모델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신경원성 염증 현상에 주목하게 되었다. 신경원성 염증은 특정 원인으로 생체 내 염증 반응이 매개되어 체표 부위에서 직접 발현하는 생리 병리적 과정으로 이는 홍반, 부기, 체온 상승, 압통 등의 현상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5-7]. 신경원성 염증 반응과 관련하여 선택된 질환 모델 중 하나가 고혈압 모델이었다.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신경원성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 특정 체표 부위에 압통 등을 동반한 민감점이 형성이 되는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에반스 블루라는 약물을 이용하여 동물 체표를 염색하였다. 체표 특정 부위가 민감하게 되면 혈관 바깥으로 혈장이 노출되고 그 부분이 염색약에 의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고혈압 동물 모델에서 확인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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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고혈압 유발 동물 모델 체표 발현점과 경혈 위치 일치도


고혈압을 유발한 동물 모델에서 체표 발현된 부위를 살펴보면 수소음심경, 수궐음심포경 등에서 염색 부위를 관찰할 수 있었다. 이 염색된 부위와 인체 경혈 위치를 비교하였을 때 약 67% 정도가 동일한 위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8]. 또한, 체표에 염색된 부위가 신경원성 염증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관찰하기 위해 면역염색 방법을 진행하여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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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고혈압 유발 동물 모델 체표 발현점에서 신경원성 염증 물질 발현 변화


위 염색 결과를 살펴보면, 정상 동물에서는 혈관이 확장되지 않고 신경원성 염증 관련된 물질이 발현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Naive) 그러나 고혈압이 발현된 군에서는 혈관이 확장되어 있고, 그 주변에는 CGRP가 발현되어 있음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질병과 특정 체표 경혈 부위가 상호 연관성이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하였다.


이렇게 경혈 부위에 발현한 Substance P, CGRP와 같은 물질은 체표 전도성, 혈류량 증가 등 여러 가지 현상들에 관여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알려진 경혈 특성과도 유사한 성질을 가진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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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고혈압 동물 모델에서 내관혈 부위 체표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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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고혈압 동물 모델에서 비경혈/경혈 전도성 측정


그뿐만 아니라 질환에 의해 민감해진 부위에 전기 자극을 가할 때, 이 경우 경혈 부위에 가해지는 자극이 특정 경로를 따라 체내로 전달되는 현상을 실험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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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말초 경혈 자극을 체내로 전달하는 신경 기록 측정 결과



2. 경혈은 치료를 일으키는 특정 부위일까?


우리는 이미 특정 경혈을 자극하면 다양한 증상 및 질환이 감소하거나 완화되는 것을 알고 있다. 여러 가지 연구 중 경혈 전기 자극 연구가 가장 많이 진행된 분야는 통증 분야이다. 그중 중국 북경대학교 의과대학 Han Ji-Shing 교수는 이 분야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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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DHN, dorsal horn neuron of the spinal cord; Dyn, Dynorphin A; b-End, b-endorphin; Enk, enkephalin; PAG, periaqueductal grey matter [11]


경혈에 자극되는 전기 자극이 주파수에 따라 각각 다른 진통 기전에 기여한다는 것을 체계적으로 제시하였다. 예를 들면 만성통증에는 30Hz 이하 저주파 자극이 주로 진통 기전에 효과를 나타냈으며, 급성 통증 또는 강직과 같은 증강에는 50Hz 이상 높은 주파수로 자극해야 유의한 증상 완화 효과가 발현되며, 이때 관여하는 뇌 부위, 신경전달물질 등을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지속해서 보고하였다.


경혈 전기 자극이 현재 표준 치료 기술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분야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실험적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그중 한 분야가 신경병증성 통증 분야이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는데, 최근 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항암제 치료 후 발생 빈도수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과 충남대 의대 연구팀은 항암제 투여 동물 모델에서 신경병증성 통증을 유발한 후 경혈 전기 자극을 하였을 때, 통증이 약 50% 가까이 감소한다는 실험적 결과를 보고하였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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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항암제 투여 후 신경병증성 통증 유발 동물 모델에서 침 치료 효과


경혈 전기 자극은 통증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서 질환에도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침 자극이 BDNF와 NPY 발현에 관여하여 생애 전환 주기 우울증을 개선한다고 보고하였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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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갱년기 우울증 동물 모델에서 침 치료가 우울증 개선에 미치는 효과


또한 경혈 침 자극은 중독과 같은 정서장애에도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알코올, 코카인, 메스암페타민 (히로인) 등 약물에 의한 중독 증상에 침 자극이 효과가 있다는 기전 연구 결과는 10여 년이 넘게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특히, 중독, 우울, 불안 등 정서장애 동물 모델 연구에서는 신문혈 (HT7), 내관혈 (PC6) 등 특정 경혈들을 위주로 사용하면서 그 효과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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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메스암페타민 투여 중독 모델에서 침 치료 효과 확인


우울, 불안 등은 그 자체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통증, 약물 섭취, 수면 등 주변 환경 및 생활 요소와 관련이 있다. 이러한 일상 현상을 실험연구에 반영한 임상 모사 연구가 최근에는 진행되고 있다. 설치류들은 초음파를 도구로 소통하거나 감정을 나타내는데, 50kHz 근처는 긍정의 행동 상태, 예를 들면 먹이를 먹거나, 짝짓기 할 때 내는 주파수 대역이며, 천적의 냄새 (고양이 냄새), 밝은 빛, 전기 충격 등에 노출되면 50kHz 대역은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22kHz 대역 주파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관련된 연구는 실험동물 생활 리듬에 맞추어 구속 없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 특징으로 최대한 관찰자의 개입 없이 본능적인 반응 그대로 관찰하기 위해 고안된다. 이와 관련하여 중독성 물질을 섭취하거나 수면에 방해되는 약물에 노출되었을 때, 항상성이 깨지면서 나타나는 부정적 행동인 흥분, 불면 등이 경혈 침 자극으로 완화되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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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 알코올 섭취로 인한 불안, 부정적 감정을 감소시키는 경혈 자극 효과


위 결과는 알코올 중독에서 나타나는 우울, 불안 등의 감정적 요소나 행위 등을 경혈 자극이 경감시킨다는 연구 보고이다 [14].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기초-임상 중계연구를 수행 중인데 대표적인 내용 중 하나는 불면증 연구이다. 불면증 효과 연구를 4개 다기관 임상연구로 진행하여 전침 자극 효과를 보고하였다. 연구에서는 불면증 심각도 (이하 ISI, Insomnia Severity Index), 수면의 질, 불안·우울 척도 등의 지수를 측정했다.


전침 자극 부위는 백회, 인당, 신문, 내관 등 불면증 치료와 관련 있는 10개의 혈자리를 환자에 맞추어 자극하였으며, 총 4주간 10회 침 치료를 진행하였다. 치료 4주 및 추적 관찰 8주 후 전침 치료군이 유의하게 불면 증상을 감소시키는 것을 임상적으로 확인하였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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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 불면증 심각도 지수 (ISI)


또 다른 하나는 고혈압에 관한 연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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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 고혈압 유발 방법 및 혈압 변화 확인


임상연구에서 양팔 또는 한쪽 팔을 자극할 경우, 전기 자극의 유효범위, 자극을 전달하는 특정 경로 유무를 관찰하였는데, 왼쪽 팔 한 곳만 자극하는 것과 양쪽을 자극하는 것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과 c-fiber를 통해 전기 자극 효과가 전달되는 것을 관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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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3. 내관혈 부위 경혈 자극 및 자극 주파수별 수축기 혈압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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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4. 한손 및 양손 전기 자극 시 수축기 혈압 변화 및 한손 및 양손 전기 자극 시 이완기 혈압 변화



나가며


지금까지 언급했던 실험 결과, 생체 내 질환이나 증상이 나타났을 때, 특정 경혈을 자극하면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고, 결과를 종합해 보면 생체 내 질환이 발병하면 관계되는 경혈 (체표)이 나타나게 되고 이 경혈을 자극하게 되면 증상이 완화되는 실험적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경혈경락체계 속성의 일부인 내외상응(內外相應)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로 제시할 수 있다. 이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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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5. 신경원성 염증 현상을 이용한 경혈경락체계 모식도


경혈 자극은 요통, 관절염, 두통, 임신성 구토, 우울증 등 다양한 질환 및 증상을 개선한다는 실험 및 임상 보고가 지속해서 되는 상황이다. 2020년, 미국 FDA는 미주 신경 자극기로 개발된 전기 자극기를 코로나 환자 기도 유지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긴급하게 승인한 전자약 제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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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6. 코로나19 환자의 호흡곤란을 치료하는 전자약 감마 코어

출처: 조선일보. 20.07.27.


지금까지 주로 적용해오고 있는 약물 치료 기술은 기본적으로 체내 대사 과정에서 비특이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약은 특정 부위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시간, 동작 시간 등을 조절 가능한 기기로 구현되어 기본적으로 최소한의 체내 흡수 과정을 거치거나 아예 대사 과정 자체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부작용 발생이 매우 적게 예상되어 전자약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차세대 치료 기술로 대두되고 있다.


전자약은 체내 삽입형에서 체표 자극형으로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으며 통증, 비만 등에서 치매, 파킨슨 질환 같은 난치성 질환으로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아이디테크엑스는 2029년 600억 US$ (한화 약 71조 6천억)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고 있는 실정이며 또 다른 기관에서는 연평균 7.4%씩 성장하여 향후 2026년에는 285억 US$ (한화 약 35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며 성장 주요 원인으로 노인인구 증가를 제시하였다 [16].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전자약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약물의 체내 흡수 대사 과정을 최소한으로 줄여 개인마다 약물 흡수/반응 차이여서 발생할 수 있는 이상 반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전자약은 최소침습적이면서 효과적인 다양한 자극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의약품이 체내에 흡수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화학적 부작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 인체에 발생하는 여러 증상 및 불편함을 해소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약물은 주기적으로 정해진 횟수만큼 복용해야 하지만 전자약은 특정 장치를 이용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복약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다.


대표적으로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물로는 혈압약이 있다. 혈압약의 경우 한번 복용하게 되면 거의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약 1,2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의료기관을 통해 고혈압 진단을 받은 환자가 2018년 970만 명, 처방받은 환자는 900만 명이며 상시적으로 고혈압 약을 먹는 사람도 650만 명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팀은 고혈압 환자에게 전자약 기술을 적용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수축기 혈압이 160mmHg 이하 환자군을 대상으로 손목 특정 부위 (경혈)에 전기 자극을 하면 최대한 20주 이상 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연구 결과를 보고하였다. 고혈압 동물 모델에서 특정 체표점이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하고 전기 자극으로 혈압 강하 효과를 확인한 후 테스트 임상시험까지 연계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앞으로 개발되어 있는 혈압약과 약물 동등성 효과 연구까지는 해결해야 할 기술 과제들도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2017년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5개 이상 약물을 90일 이상 만성적으로 다제약물을 복용하는 75세 이상 환자가 68% 이상으로 평균 48% 수준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자료에 의하면 65세 인구 중 5개 이상 다제약물 처방이 약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4개 이하 약물처방군에 비해 부적절 처방률도 33%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7]. 이는 앞으로 빠른 인구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가 다약제 사용으로 이어져 국민건강 비용 부담 등 다양한 국가 사회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 이런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전자약 기술개발 지원이 국가 차원에서 논의될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21년 OECD 발표에 의하면 우울증은 1위, 불안 증상은 4위로 보고되었으며 자살률은 OECD 평균보다 2배 이상 많은 36명으로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잠은 인지장애, 불안, 우울 등 매우 많은 증상과 관련이 있으며 좋은 잠은 이미 수면 (sleep), 경제학 (economics)를 합친 슬리포노믹스라는 신조어를 만들 만큼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는 분야이다. 빅헬스라는 기업은 슬리피오라는 앱을 통해 인지 치료 중심의 앱을 개발하여 임상에 적용한 후 그 효과를 인정받아 영국에서는 보험을 적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LG전자는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만성통증 의료기기로 메디페인이라는 기기를 개발하여 22년 1월에 시장에 출시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환자 중심 또는 사용자 중심으로 자극하고 상태를 확인하는 수준은 이르지 못한 상태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체외 자극 기술을 확보한 실정이다. 적절한 치료제가 존재하고 있지 않은 질환이나 증상을 일상생활에서 간편한 경혈 자극을 이용한 휴대 및 탈부착을 할 수 있는 전자약 기기가 성공적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국가연구개발 투자가 확대된다면 국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공공의료 분야에서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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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cupuncture. NIH Consens Statement. 1997 Nov 3-5;15(5).


[3] https://www.hopkinsmedicine.org/health/wellness-and-prevention/acupuncture


[4] https://www.mayoclinic.org/tests-procedures/acupuncture/about/pac-20392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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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hiu IM, von Hehn CA, Woolf CJ. Neurogenic inflammation and the peripheral nervous system in host defense and immunopathology. Nat Neurosci. 2012 Jul 26;15(8):1063-7. doi: 10.1038/nn.3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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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Fan Y, Kim DH, Gwak YS, Ahn D, Ryu Y, Chang S, Lee BH, Bills KB, Steffensen SC, Yang CH, Kim HY. The role of substance P in acupuncture signal transduction and effects. Brain Behav Immun. 2021 Jan;91:683-94. doi: 10.1016/j.bbi.2020.08.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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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Seo SY, Moon JY, Kang SY, Kwon OS, Kwon S, Bang SK, Kim SP, Choi KH, Ryu Y. An estradiol-independent BDNF-NPY cascade is involved in the antidepressant effect of mechanical acupuncture instruments in ovariectomized rats. Sci Rep. 2018 Apr 11;8(1):5849. doi: 10.1038/s41598-018-23824-2.


[14] Seo SY, Bang SK, Kang SY, Cho SJ, Choi KH, Ryu YH. Acupuncture Alleviates Anxiety and 22-kHz Ultrasonic Vocalizations in Rats Subjected to Repeated Alcohol Administration by Modulating the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Corticotropin-Releasing Hormone Signaling Pathway. Int J Mol Sci. 2021 Apr 14;22(8):4037. doi: 10.3390/ijms22084037.


[15] Lee B, Kim BK, Kim HJ, Jung IC, Kim AR, Park HJ, Kwon OJ, Lee JH, Kim JH. Efficacy and Safety of Electroacupuncture for Insomnia Disorder: A Multicenter, Randomized, Assessor-Blinded, Controlled Trial. Nat Sci Sleep. 2020 Dec 10;12:1145-59. doi: 10.2147/NSS.S281231.


[16] Electroceuticals/Bioelectric Medicine Market Size, Share & Trends Analysis Report By Product (Implantable Cardioverter Defibrillators, Cardiac Pacemakers, Cochlear Implants), By Type, By Application, By End-Use, And Segment Forecasts, 2019-2026. Grand View Research. 2019.


[17] 장태익, 김동욱, 박해용, 이찬희, 전은경, 박영민, 박경혜, 이지은, 장선미, 박혜경, 배세진.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한 다제약물(polypharmacy) 복용자의 약물 처방 현황과 기저 질환 및 예후에 관한 연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연구소.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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