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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의 약 30%가량의 시간을 '잠'으로 소요합니다. 어두운 밤이면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고 수면 상태에 들어가는 것인데요. 마치 전자기기의 전원을 끈 것처럼 활동을 멈추고 조용히 잠을 자게 됩니다. 때문에 "자는 시간이 아까워!"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 우리 몸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활동으로 소요된 육체적 피로감을 회복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도 낮추는 매우 중요한 활동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수면과 건강은 어떠한 연관이 있을까요? 수면의 숨겨진 비밀을 풀고 건강한 삶을 연구하기 위해 한국한의학연구원 수면 R&D 센터가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과연 한의학에선 수면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또 어떠한 연구가 진행되는지 한 번 살펴봅니다.


늘어나는 수면 장애 환자···'개체 특성'으로 살펴보다


최근 현대사회에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수면 장애'의 환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 중 약 20%가 수면 장애를 앓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부터 매년 9%씩 환자가 증가해 지난해 약 70만 명의 환자가 수면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49분으로 19개의 OECD 가입국 중 가장 짧은 수면시간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면 장애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사람의 적절한 수면시간은 8시간 전후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수면의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8시간보다 더 적은 수면시간을 갖는 사람들은 우울증이나 인지 장애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면역기능, 대사질환, 암 등과 같은 다양한 관련 질환의 위험도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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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선 수면 장애와 관련해 어떤 연구가 이뤄지고 있을까요? 우선 기존 수면 연구에서 가려져 있던 부분을 함께 연구합니다. 첫 번째는 '개체 특성'이고, 두 번째는 '소증'에 대한 연구입니다. 


사람마다 각각 다른 체질을 갖고 있고, 이에 따라 수면 상태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의학에선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구분되는 '사상체질'과 함께 한증과 열증 등의 개인 변증 유형을 개체 특성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람이 평소에 가진 특징적인 증상이 있습니다. 이건 병적인 것은 아니고, 그 사람의 특성에 따라 나타나는 것인데요, 이를 '소증'이라고 합니다. 소증에서 대표적인 것은 식·변·면의 상태인데요. 식은 음식, 변은 대변과 소변, 면은 수면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가 평소에 먹는 음식의 종류와 양, 배출하는 변의 상태, 수면의 시간과 상태 등이 한 사람의 특성을 나타낸다는 뜻입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수면 연구에서는 이러한 개체 특성과 소증 특성에 맞춰서 한약과 혈자리 자극요법에 대한 연구를 수행합니다. 같은 효과도 개체 특성과 소증에 따라 해석하는 추가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아울러 연구팀은 우리나라의 수면 제품 기업에서 개발하는 다양한 수면 보조제품에 대한 실증을 진행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사용했을 때 얼마만큼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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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주목하는 슬립테크


기술이 발달하며 더욱더 삶의 질에 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수면 연구도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PNS Market Research에서 발표한 수면 산업의 글로벌 매출 전망을 살펴보면 2023년 약 129조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관련 산업계의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관련 박람회 'CES (Consumer Electronics Show, 국제전자제품박람회)'입니다. CES에선 2017년부터 ‘슬립테크 전시관’을 별도로 마련해 관련 기업들의 신제품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슬립테크 제품들은 주로 스마트워치나 웨어러블 밴드의 센서를 통해 수면 상태를 분석하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자는 동안 이를 계속해서 착용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이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사람의 수면 패턴에 따라 모양을 바꿔주는 스마트 침대, 다양한 수면 데이터 수집 센서가 부착된 베개, 수면에 도움이 되는 향기가 나오는 전등, 시계 등을 비롯해 호흡소리와 횟수 등을 분석해 수면 상태를 확인하는 애플리케이션까지 등장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첫 번째 디지털 치료기기가 ‘수면 장애 치료기기’로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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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약물 형태의 치료도 그 모습이 변하고 있습니다. 수면제는 가장 널리 처방되는 수면 장애 치료 약물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기준 22.7%, 즉 4.4명당 1명이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는 18세 이상 성인의 8.2%가 일주일에 네 번 이상 수면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다고 조사됐습니다.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약물인 만큼 부작용의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이를 대체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기본 알약부터 캔 음료, 전자담배와 같은 형태의 다양한 수면 장애 치료 제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제2의 게놈이라고 알려진 마이크로바이옴을 개선하는 형태의 연구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장내 미생물들의 생태계를 개선함으로써 인체의 건강한 수면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수면 R&D 센터, 빅데이터 기반으로 건강 수면 책임진다


수면 연구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한의학연구원이 한의학을 접목한 전문 수면 R&D 센터를 개설함으로써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수면 R&D 센터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을 중심으로 관련 기업과 한·양방병원, 지방자치단체들이 바이오·의료·IT 역량을 융·복합해 건강한 수면을 위한 연구를 진행합니다.


수면 R&D 센터의 첫 번째 역할은 기업 및 연구소에서 개발된 기술과 제품들에 대해 임상연구를 수행하며 실증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수면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 및 제공하는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대전 지역의 다양한 리빙랩들과의 연구 협력을 통해 건강 수면 제어 기술을 개발합니다. 특히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다양한 바이오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0여 개 이상의 한·양방병원을 비롯해 다양한 연구기관들과 협력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임상시험 및 기술 개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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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계획 중인 연구로는 사람의 선천적 유전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전체 정보와 현재 수면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오믹스 정보 및 장내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해 수면 장애 유형과 개인의 개체 특성을 고려하여 최적화된 한의 치료 기술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또한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및 옥스퍼드와 함께 수면 장애와 인지 장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수면 장애와 인지 장애 연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연구는 생활패턴까지 포함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건강 수면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수면 R&D 센터 구축을 통해 다양한 수면 데이터를 확보하고, 또 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분석해 다시 기업과 연구기관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슬립테크 산업 전반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에 대비해 현재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수면 치료제를 개발함으로써 노인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전 시민들의 건강 상태를 분석한 '대전시민건강코호트'


대전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대전 시민들의 건강 상태를 분석한 '대전시민건강코호트'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2019년까지 수집된 대전 시민 2,000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1차 추적조사를 완료하고, 2차 추적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특히 2020년 30~50대 일반인의 데이터를 세밀하게 분석해 대전 시민 수면 정보 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그 결과 30~50대 대전 시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 47분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평균 6시간 58분보다 낮을뿐더러,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조사대상자 중 28%는 수면의 질이 '나쁨' 단계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현대 우리나라 사회인들이 앓고 있는 수면 장애 치료는 물론 전반적인 건강 수면 실현을 위해 한국한의학연구원과 수면 R&D 센터가 수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연구와 실증을 이어 나갈 예정입니다.


출처: https://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kiompr&logNo=222906570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