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재생불량성 빈혈에서 서로 다른 중약처방에 따른 효과와 안전성"
만성 재생불량성 빈혈은 아직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조혈기계 질환으로서, 알 수 없는 이유로 골수 조직이 점차 지방으로 대체되고 혈구 생산이 감소되며, 그 결과 혈액 응집, 면역 등의 기능 저하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현재 이 질환은 서양인보다 동양인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면역계 기능 이상에 의한 자가면역이 주된 병리 기전으로 추정된다.
한의학에서는 전통적으로 이러한 질환의 병리를 ‘수허(髓虛)’의 하나로 인식해왔으며, 현대 한의학에서는 직접적으로 재생불량성 빈혈의 병태생리 기전에서 과거 ‘수허’를 치료했던 처방들이 다양한 약리작용을 통해 치료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최근 절강중의약대학 연구진들은 이에 대한 중의학적 치료들의 효과를 비교평가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하여 중의학 저널에 발표하였다.
이 연구는 110명의 만성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를 무작위 3개 군으로 나누어, 대황 등을 중심으로 조성한 보신(補腎), 황기 등을 중심으로 조성한 보신익기(補腎益氣), 당귀 등을 중심으로 조성한 보신활혈(補腎活血) 처방을 각 군에 투여하여 경과를 관찰하였다. 연구 대상 선정 과정에서 중약 복용을 거부한 16명은 별개로 양성 대조군으로 두어 경과를 관찰하였다. 모든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양방 유지요법(호르몬 요법, 면역억제제 등)을 받았다.
치료 6개월 시점에서 혈액학적 지표인 WBC, Hb, PLT는 모두 치료 전에 비해 개선되었으나, 보신익기 처방 투여군에서는 치료 반응이 조기에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되었으며, 6개월 시점에서도 보신익기 투여군만 대조군에 비해 혈액학적 지표상 WBC, Hb의 뚜렷한 개선 효과가 확인되었다. 혈소판의 경우 보신활혈 투여군에서만 대조군에 비해 개선이 있었다.
면역 기능 지표로서 T림프구와 관련된 cytokine의 평가에서 T림프구에서는 중약 투여에 따른 명확한 변화를 확인하기 어려웠고, cytokine에서는 중약 투여군이 대조군에 비해 IL-6의 감소가 뚜렷하여, 중약의 주된 치료 타깃은 IL-6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효과는 보신활혈 및 보신익기 투여군 모두에서 명확하게 나타났다.
양성 대조군인 양방 단독치료군에서 다모증, 치은증식, 발진 외 간, 신기능 이상 등이 높은 빈도로 나타난 것에 반하여, 중약 치료군에서는 그러한 부작용이 감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 연구에서는 단순 보신 처방에 비해 보신익기 혹은 보신활혈 처방이 각각 대조군에 비해 더 나은 치료 성과 또는 혈소판 회복 등에서 유의한 것이 시사되었으나, 이러한 효과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향후 더 나은 시험 설계에 따른 임상 연구와 기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한한의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