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서 목이 아프고 움직이지 못하는 증상을 본인 혹은 주변에서라도 한 번쯤 경험해 보았을 겁니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낙침이라 부르는 증상입니다. 떨어질 ‘落’, 베게 ‘枕’하여 베개에서 고개가 떨어져 불량한 자세로 수면을 취했을 때 통증이 발생하는 증상 자체를 병명으로 이름 붙였습니다.


평소 건강한 상태에선 바르지 않은 자세로 수면을 취할 때 불편함을 바로 느껴 몸을 뒤척이기 때문에 낙침이 발생하진 않지만 피로가 누적되어 바르지 않은 자세로 수면을 취해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목의 근육과 인대가 장시간 동안 긴장되고 눌려 낙침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한의학에선 목에 장시간 동안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 목의 긴장이 지속되어 발생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여름철 장시간 에어컨 바람을 목덜미에 쐬고 목의 근육들이 긴장된 상태를 지속하여 낙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낙침이 경미한 경우 수일에 걸쳐 자연스럽게 나아지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 목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1∼2주 정도의 치료 기간이 필요합니다. 심한 낙침의 경우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 경추 통증, 경추 추간판 탈출증, 거북목, 사경 등의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낙침을 단순히 잠을 잘 못 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낙침이 잦으면 건강의 이상이 왔다는 신호라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낙침 환자 중 어깨 통증과 팔 저림 등 증상을 동반한 경우 경추 추간판 탈출증 일명 목 디스크가 원인인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1년 사이에 수회 이상 발생한 낙침은 디스크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에 거꾸로 목 디스크 환자의 경우 추간판이 퇴행성 변화로 수분을 잃고 납작해지고 관절 구조의 변형이 오면서 낙침이 자주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낙침을 예방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로 수면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좋습니다. 베개가 너무 높거나 낮은 경우 목의 긴장을 더욱 심하게 만들어 낙침의 원인이 됩니다. 자신의 체형과 맞는 적당한 높이, 푹신함을 가진 베개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옛 조상들은 메밀 베개를 사용하여 자신의 체형에 맞는 베개를 만들기도 하였으며 최근에는 다양한 소재의 기능성 베개가 판매되고 있으므로 이를 사용하시면 낙침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너무 푹신거리는 매트리스는 잘못된 자세도 편안하게 느껴지도록 만들게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로 음주를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는 불편한 자세를 유지해도 느끼지 못하고 잠을 자게 만들기 때문에 잦은 음주는 낙침의 원인이 됩니다.


셋째로 평소에 자세를 바르게 하여야 합니다. 책상에 앉아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할 때 목과 어깨를 펴고 바른 자세를 하여야 근육의 피로 누적을 줄이고, 거북목 같은 구조적 이상으로 인한 낙침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넷째로 평소 목과 어깨를 찜질팩이나 따뜻하게 데운 수건으로 찜질하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낙침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스트레칭은 통증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천천히 목을 좌우로 돌려주고 당기는 느낌이 들도록 움직여 주면 되겠습니다.


한의학에서 낙침 치료는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풍한의 사기를 내보내는 치료법을 시행합니다. 기본적 치료 방법으로 침, 뜸, 부항, 약침, 한방물리치료를 시행하며 증상 및 원인에 따라 낙침 예방을 위한 추나 치료, 한약 치료를 시행합니다.


예방을 하였지만 낙침이 발생하는 경우 빠른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가까운 한의원, 병의원 진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by 이정환 (대전대학교 청주한방병원 침구·생활2과 교수)


출처: http://www.ccd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7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