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 질환은 이론적으로 인체가 몸을 식히는 속도보다 체온이 올라가는 속도가 빠를 때 발생한다. 바람이 없고 습도가 높아 땀이 잘 증발하지 않아 몸이 잘 식지 않을 때 체온이 올라가면 온열 질환이 생긴다. 열사병이 대표적이며 근육통이 나타나는 열경련, 몸이 붓는 열부종, 갑자기 의식을 잃는 열실신,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하는 열탈진(일사병) 등이 있다. 대부분의 온열 질환은 대체로 서늘한 곳에서 쉬면 금세 회복된다.


다만 열사병은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온에 노출된 뒤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중추신경계의 이상 소견이 동반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섬망, 발작, 혼수 증상이 나타나고 빈맥(맥박이 빠른 것), 저혈압, 과호흡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의식이 저하될 경우 빨리 119에 신고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열사병 치료의 기본 원칙은 냉각 요법이다. 환자의 체온을 가능한 한 빨리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입고 있는 옷을 벗기고 서늘한 곳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젖은 수건 등으로 환자의 몸을 감싸고 찬물을 그 위에 뿌려주는 것도 좋다. 의료기관에서는 얼음물에 환자를 담그거나 냉각팬, 냉각 담요 등을 사용해 체온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평소 고혈압·당뇨병·뇌졸중·협심증·동맥경화 같은 심뇌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더위 자체가 건강의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외부 활동을 하다가 심장이 심하게 쿵쾅거리거나 어지럼증·무력감을 느꼈다면 바로 활동을 멈추고 그늘이나 시원한 곳에서 10~20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온열 질환은 예방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더위를 피하는 것. 한낮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외부 활동이 불가피하다면 가볍고 바람이 잘 통하는 옷을 입는 게 좋다. 챙 넓은 모자, 양산 등으로 햇볕을 가리고 물통을 들고 다니면서 마셔 수분 보충을 수시로 해주는 것도 좋다. 신발은 땀을 잘 배출하는 샌들을 신는 게 좋다. 한낮에 외출한다면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20∼30분마다 물을 마시고 더운 곳에서 활동할 경우 미리 물을 충분히 마셔주는 것이 좋다.


바깥 활동뿐 아니라 실내 활동을 하다가 온열 질환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격렬한 실내 스포츠 등을 하다가 체온이 올라 쓰러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격한 실내 운동을 하다 열사병과 근육 파괴(횡문근유해증)로 응급의료센터에 이송되는 환자가 많다. 실내라도 땀을 배출하지 못하면 중심체온 상승으로 열사병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온열 질환을 더 조심해야 한다. 소아는 신진대사율이 높아 열이 많다. 체중당 체표면적비가 높아 열 흡수율은 높고 땀 생성 능력은 낮다. 생리적 적응 능력도 떨어져 열에 더욱 취약하다. 증상 역시 소아가 성인에 비해 심하다. 아이는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기 어렵고 특히 한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뛰어노는 경우가 많아 부모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초반에 증상이 가볍다고 무시하면 열탈진, 열사병 등 중증 온열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아이의 체온을 수시로 체크하고 물을 자주 마시게 하는 등 체온과 수분 관리를 꾸준히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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