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7초


보통 ‘첫인상’이라고 부른다. 미국 다트머스 대학의 뇌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폴 왈렌(Paul J. Whalen)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뇌에서 새로운 것의 학습이나 감정 정보를 처리하는 편도체(amygdala)가 시각적으로 첫인상을 형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7/1000)초, 즉 0.1초도 안 된다.


심리학에서는 '초두 효과(Primary Effect)'라는 개념이 있다. 처음 입력된 정보가 나중에 습득된 정보보다 평가 과정에서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인데, 첫인상이 왜 중요한지를 잘 설명해 준다. 우리 뇌는 아주 찰나의 시간에 본능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호감 여부를 결정하고, 이 순간적인 판단이 한번 형성되고 나면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한편 부정적 첫인상은 편도체에 더 오래 기억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0.017초에 형성된 좋지 않은 첫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200배의 긍정적 정보량이나 또는 60번의 좋은 만남이 필요하다고 하니 얼마나 찰나에 만들어진 첫인상이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또 다른 재미있는 사실은 개인이 사적으로 만나는 경우가 아니라 유명 셀럽에 대한 평가에서는 초두 효과보다는 가장 최근에 입력된 정보가 호감을 결정하는데 더 중요하게 작동한다는 점이다. 미디어 사회학에서 많이 연구되는 ‘점화 효과’라고 불리는 ‘프라이밍 이론(Priming Theory)’이다.


예를 들어 대통령 지지도는 거의 매주 실시되는데, 첫인상이나 오랜 기억보다 가장 최근의 대통령과 관련한 정보를 바탕으로 평가가 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지지도 추이는 대통령의 최근 활동에 따라서 매주 등락폭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첫인상과 호감의 평가가 나와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공적인 제3자인지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