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유출설을 처음 거론한 것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다. 이 매체는 1월 25일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병원체를 연구하는 시설을 지난 2017년 우한에 세웠을 때 ‘바이러스가 연구소 밖으로 유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보도를 했다.
당시 중국이 세운 국립생물안전성연구소는 병원체 위험도 최고수준인 4급 생물안전성표준을 충족토록 설계된 것이다. 세계적으로 54곳에 실험실이 있지만 중국에선 유일한 ‘수퍼 실험실’이다. 4급은 에볼라 바이러스 등을 연구하는 곳이다. 2003년 발생해 전세계에서 774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스도 3급 병원체에 불과하다.
미국 공화당 톰 코튼 상원의원은 청문회에서 바이러스가 중국의 생화학적 프로그램에서 유출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황옌링이 코로나19에 최초로 감염돼 사망했으며 이를 화장하던 장례업체 직원을 거쳐 확산됐다는 소문이 퍼졌다.
영국 의학 전문지 란셋에 게재된 논문에는 우한 진인탄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확진 환자 41명을 연구한 결과 첫 번째 환자가 시장을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글이 실렸다. 첫 번째 감염자와 이후 환자들 간의 역학적 연관성도 없었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행하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와 인터뷰에서 전염병 전문가인 대니얼 루시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화난수산시장에서 유출되기 전에 다른 곳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환자의 30%가 수산시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감염과 증상이 나타나는 사이 잠복기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초 감염이 일어난 시점은 좀 더 과거일 것이다. 이미 전파되는 과정에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시장을 중심으로 집단 발병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현재로서 숙주는 아마도 박쥐고, 중간 숙주로 천산갑이 대두되고 있다. 천산갑은 등껍질을 가진 멸종위기 포유류로, 이것이 사람에게 어떻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는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중국 군사의학원 생물공정원이 4급 실험실을 관리하고 있다는 등의 얘기도 돌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스 바이러스도 중국 연구소에서 유출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과학원 시솽반나 열대식물원은 화난농업대, 베이징 뇌과학센터와 함께 12개국의 코로나19 유전자 샘플 93개를 분석해 결과 화난수산시장이 유일한 발원지가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광둥성 등 다른 지역에서 화난수산시장으로 유입돼 대규모로 전파됐을 가능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