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연구팀이 기존의 인간 표준 유전체(게놈·인간의 모든 유전 정보)에 있던 190개의 공백 중 105개(55%)를 밝히면서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유전체 해독 결과를 내놓았다. 특히 한국인 유전체 서열을 거의 완벽하게 분석했다. 한국인의 체질에 맞는 신약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와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은 한국인 유전체를 대상으로 기술적으로 최고 정밀도를 갖춘 아시아인 표준 유전체를 구축했다고 6일 밝혔다. 사람의 유전체 정보는 2000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로 첫 해독 결과가 나왔지만 그 후에도 기술적 한계로 일부 읽지 못한 ‘공백’이 남아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인터넷판에 ‘특집 논문’으로 6일 게재됐다. 오프라인 네이처에는 13일 실릴 예정이다.


네이처는 전 세계 언론에 보도자료를 내고 이례적인 호평을 했다. “이번에 발표된 한국인 표준 유전체는 현존하는 유전체 중 가장 완벽한(most contiguous) 표준 유전체이며 동시에 인종 특이적인 최초의 표준 유전체”라며 “아시아인 표준 유전체로 미래 정밀의학에 사용할 수 있는 의학용 표준 유전체”라고 평가했다.


기존의 인간 표준 유전체 ‘GRCh38’(Genome Reference Consortium human build 38)은 백인을 중심으로 흑인 일부의 유전체를 반영한 것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인의 유전체를 분석하는 데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 밝혀낸 아시아 표준 유전체는 GRCh38과 비교해 약 1만8000개의 구간에서 현격한 구조적 차이가 나타났다. 서정선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장은 “이번 고정밀도 아시아인 표준 유전체의 완성은 아시아 정밀의학 계획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을 확보한 것”이라며 “아시아 국가·민족별 표준 유전체 프로젝트에서 한국이 기술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45억 아시아인을 위한 정밀의료를 선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GRCh38에서는 기술적 한계로 확인이 불가능한 190개의 DNA 영역이 공백 상태였다. 이 때문에 표준 유전체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한국 공동연구팀은 이 중 105개의 공백을 이번에 밝혀냈다.


서울대 의대-마크로젠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올 2월부터 향후 3년 동안 1200억원을 투자해 아시아인 10만 명에 대한 유전체 정보분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인도·일본 등 아시아 19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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