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마지막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였던 80번 환자(35)가 25일 오전 3시께 합병증 등 후유증으로 결국 숨을 거둔 가운데 이 환자의 남동생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그는 형이 사망한 직후인 이날 오전 3시40분께 오늘의유머에 “형 오늘 3시6분에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많이 고통스럽지 않게 갔다고 합니다. 함께 슬퍼해주신 오유인 여러분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그는 23일 ‘메르스 마지막 환자 동생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한국에서 메르스가 종식된 데는 형을 포함해 착하고 힘없는 무고한 소시민들의 희생이 있었다면서 “질병관리본부가 우리 가족의 전화 한 통화라도 받아줬으면 이렇게 억울하진 않을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다음은 그가 남긴 글 전문.
“형은 지금 호흡이 어려워 기도삽관을 한 채 강력 진통제를 맞고 편히 자고 있다고 합니다. 의사 선생님 말이 내일 가실 것 같다고 하네요. 차라리 지금 자는 중간에 편하게 갔으면 좋겠네요. 제가 왜 이렇게 청승을 떠는지 궁금하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형 죽음 이용해서 관심 끄는 거 아니냐는 분들도 계실 거고…. 제가 가만히 있으면 질병관리본부에서 기사 낼 거거든요.
메르스 완벽 종식이라고 자축하듯이 ‘메르스 창궐 초반 갈팡질팡 통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질병관리본부의 일사불란한 움직임과 국민 여러분 및 의료진의 노력으로 우리나라는 이제 메르스 완전 종식을 선언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적어도 오유 분들에게만은 진실을 알리고 싶었어요. 우리나라 메르스 종식에는 우리 형을 포함해서 착하고 힘없는 무고한 소시민들의 희생이 있었다고요. 질본이 형의 치료를 위해 같이 노력하는 모습, 적어도 우리 가족의 전화 한 통화라도 받아줬으면 이렇게 억울하진 않을 것 같네요. 형 다 죽어갈 때쯤 며칠 전 미팅 한 번 했습니다. 뭐 결론은 격리해제 불가이고요. 답답한 마음에 주절주절 두서가 없었네요. 같이 슬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잊지 않을게요.”
결국 메르스로 인한 격리 때문에 제대로 된 항암치료도 못 받고 죽습니다. 사흘 남았데요. 본인은 모르고 4살 아들도 모릅니다. 알려줘도 이해 못할 겁니다. 질병관리본부 공무원님들 축하드립니다. 메르스 결국 종식되네요. 그토록 바라던 마지막 환자 죽음으로요. 앞으로 전염병 걸리면 자살 추천 드립니다. 아니면 질본이 죽일 거니까요. 형한테 본인이 죽을 거라고 어떻게 알려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