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팀 닥터 활동으로 한의학 위상 높이자”
김연경 선수 헐거워진 어깨…수기치료, 테이핑 치료 후 경기 나서
배구협회 의무위원으로 위촉되었지만 그간 여러 가지 사정으로 막상 외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 팀 닥터로는 참가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기회가 되어 ‘2013 아시아배구선수권대회(AVC컵)’에 약 13일간의 대장정에 오르게 되었다. 팀 닥터는 선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선수단의 건강 및 컨디션을 책임져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준비사항이 많다.
경기가 해외에서 진행되는 만큼 현지의 날씨 및 기후 등의 환경조건을 먼저 파악하고 특이한 풍토병이 있는지, 조류독감처럼 유행성질환이 창궐하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미리 예방주사 접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행히 이번 태국 나콘라차시마는 특이한 사항은 없었고 동남아 일대가 우기인 시기라 갑작스런 스콜만 주의한다면 기후는 한국의 여름과 비슷했다.
무거움 몸을 이끌고 방콕공항에 도착하니 태국 현지 배구 팬들이 우리 선수단을 둘러쌌다. 그렇게 방콕에서 배구 팬들의 열렬한 환대를 받으니 팀 닥터인 필자 역시 어깨가 으쓱해졌다. 우리 어린 여자선수들이 국위선양을 하고 있음을 느끼는 한편, 이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도 되기 시작했다. 방콕공항에서 쉴 틈도 없이 준비된 버스를 타고 4시간을 이동하여 본 경기가 있는 곳으로 도착하였다. 여기가 바로 태국 제2의 도시 나콘라차시마. 그렇지만. 숙소와 경기가 치러지는 곳은 우리나라 한적한 시골의 신도시 느낌이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선수들을 위한 진료실을 마련했다. 진료실은 따로 배정받지 못했기 떄문에 필자와 트레이너의 방을 진료실로 이용하기로 했다.
선수들과 항상 동행하는 것이 팀 닥터의 하루 일정이다.. 그리고 훈련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항상 구급의약품과 침을 소지하고 다닌다. 선수들의 일정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오면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트레이너 선생님과 함께 선수들의 부상을 치료하고 예방치료를 한다. 이번 태국 현지 숙소의 에어컨 상태가 좋지 않아 다수의 선수들이 초기에 편도감기 증상이 있었다. 몇몇 선수는 배탈이 나고 신경성 복통도 있었다. 이런 내과적인 치료도 모두 팀 닥터의 몫이다.
이러한 점에서 팀 닥터로서의 한의사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근골격계 질환뿐 아니라, 내과, 비인과, 정신과들의 질환에도 Doping Free Therapy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준비한 약은 모두 세계도핑방지기구(World Anti-Doping Agency, WADA)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orea Anti-Doping Agency, KADA)에서 Doping test에 안전하다고 검증된 약만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수많은 종류의 약을 모두 다 준비해 갈 수는 없다. 이때 한의사 팀 닥터의 장점이 또 한번 나타난다. 한의사는 침 하나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치료가 가능하지 않은가!
이렇게 모든 선수와 선수단을 치료하고 나면 12시는 훌쩍 넘는다. 그래도 고마워하는 선수와 좋아지는 경기력을 보면 피로가 싹 가신다. 선수들이 힘드시겠다고 위로의 말을 전하면 난 이런 말을 했다. ‘난 13일 동안 너희 12명만 보면 되는데 이건 한의원에서 일 하는 것에 비하면 정말 편한 거다’라고.
미얀마 예선전이 끝나고 opening ceremony가 있었다. 16개국 모든 참가국의 선수단이 모여서 만찬을 즐기고 쇼도 보았다. 이곳에서 태국이 배구에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투자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날 단장님과 감독님 그리고 필자는 general committee에 참가하여 경기진행 사항과 의료진의 상황을 알 수 있었다. 16개 참가국 중 11개국은 팀 닥터가 동행하지 않았다. 따라서 개최국은 근처의 Maharatch hospital을 대회지정 병원으로 선정한 후, 매우 훌륭한 의료진을 구성해 놓았다고 하였다. 이용할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긴급 상황을 대비해 연락처도 받아 놓았다.
© 팀닥터 한의사 이현삼의 스포츠 한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