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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사촌’ 항목에서 보면, ‘남이 잘되는 것을 기뻐해 주지는 않고 오히려 질투하고 시기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해설되어 있다. 그러니 이 속담의 키워드는 질투와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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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은 그 부모가 친형제 자매 사이니, 사촌이라면 아주 가까운 친척이다. 삼촌이거나 할아버지가 아니라 사촌인 것은 ‘배가 아픈 당사자’와 같은 항렬로 연배가 비슷하다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즉 사회적으로 서로 비슷한 조건일 가능성이 있는 가까운 친척이다. 그런데 그가 나는 못 가진 땅을 샀다는 것이다. 그래서 배가 아파서 견디지를 못하겠다는 것이다.


사촌이 땅을 샀는데 축하해 주어야지, 왜 그러는 것일까? 그래서 사람들은 이 속담을 파고들었다.



한반도 유일설


이런 의미를 가진 속담은 다른 나라에는 없고 한민족에게 유일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한민족은 본디 서로 질투하고 헐뜯기 좋아하는 민족이라는 것인데, 이런 시기심을 유별난 교육열과 경쟁심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한국의 놀라운 경제발전에 기여한 면도 있다는 해석이다.



인분 공여설


이 속담은 질투나 시기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다. “죽는 건 객지에서 죽어도 볼일은 집에 와서 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의 똥은 중요한 쓰임이 있었다. 즉 옛날에 최고의 비료는 바로 인분이었다. 사촌이 땅을 샀으니 무언가 축하를 해 주어야 하는데 내 삶이 그리 풍요롭지 못하다. 사촌이 산 땅에 거름으로 쓰라고 똥이라도 보태주어야겠다. 그러니 똥이 나오려면 배가 아파져야 하는 것이다.



일제 왜곡설


우리나라에서 역사적 왜곡이란 분석에서는 ‘일제’가 단골손님이다. 인분 공여설에서 나왔던 해석이 원래 이 속담이 가졌던 아름다운 의미인데, 일제가 우리 민족을 이간질하려고 나쁜 뜻으로 왜곡시켰다는 것이다.



국립국어원


사실 이 속담은 어디에서 어떻게 유래되었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누군가 인터넷에 떠도는 왜곡설에 대해서 국립국어원에 정식으로 질문을 했다. 국립국어원은 아래와 같이 답변했다. “『한국의 속담 대사전』 (정종진), 『우리말 속담 사전』 (조평환, 이종호), 『속담 풀이 사전』 (한국고전신서편찬회), 『우리말 속담 큰사전』 (송재선) 등과 같은 속담 사전에서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제시하고 있는 이상의 정보는 찾을 수가 없어서, 질문한 의미 변화에 대한 근거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왜곡되었다고 볼 근거로 삼을 문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질투와 시기에 대해서 역사 속에 유명한 사람들이 남긴 명언들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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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천」


동무 이제마 공의 사상인론에서 태소음양인(太少陰陽人) 사상인(四象人)의 명칭은 《영추(靈樞)》 「통천(通天)」에 있는 오태인(五態人)에서 나왔다. 오태인은 태음지인(太陰之人), 소음지인(少陰之人), 태양지인(太陽之人), 소양지인(少陽之人), 음양화평지인(陰陽和平之人)이다. 동무 공은 여기에서 음양화평지인을 덜어내고 각각 태음인, 소음인, 태양인, 소양인으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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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천」에 있는 태음지인, 소음지인, 태양지인, 소양지인의 특징에 대한 설명은, 마치 2천 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간 것처럼 아주 생동감 있고 실제적이다. 이 중에 소음지인 부분이 오늘의 주제와 관련하여 눈길을 끈다.


“소음의 사람은 탐욕은 적은데 다른 사람을 해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다른 사람이 망하는 것을 보면 항상 무엇을 얻은 것처럼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해코지하는 것을 좋아한다.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을 보면 이에 오히려 성질을 내고, 질투하는 마음이 있으면서 인정이 없다.”



날 것


야생마는 길들이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사람이 타고 부릴 수가 없다. 그리고 사람을 가르치는 가정이나 사회의 교육도, ‘날 것’인 사람을 사회에 어울리도록 길들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통천」에 묘사된 사람들을 보면 훈육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사람이 보이는 것 같다. 그러니 더 생생하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사람은 수양체질이다. 아주 오래전에 실제로 그런 행동을 했던 수양체질 한 사람에게서 이 속담은 유래했을 것이다. 이처럼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을 보면 이에 오히려 성질을 내고 질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바로 소음지인이고 사상인으로는 소음인이다. 소음인은 8체질에서 수양체질(水陽體質)과 수음체질(水陰體質)로 나뉜다. 두 체질을 구분하는 요소 중에 하나로 너그러움(寬)이 있다. 두 체질을 비교한다면 수음체질이 상대적으로 너그러울 수 있으니, ‘사촌의 땅 소식에 배가 아파지는 사람’은 수양체질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 이강재 원장과 떠나는 8체질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