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MH24-1.jpg



유학 중에 몸이 좋지 않아서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서둘러 한의원부터 끌려온 학생. 엄마는 애가 살이 쪽 빠져서 반쪽이 됐다며 근심이 태산이다.


“소화가 맨날 안돼요. 위가 말을 안 들어서 미치겠어요.”


“위는 주인 잘못 만나 내가 이게 무신 고생이냐구...라고 생각할걸? 위가 어떻게 말을 안 듣는지 선생님께 말해줄래요?”


“속이 아프고 답답해 죽겠어요. 소화제도 먹었는데 여태껏 안 내려가요. (명치를 가리키며) 요기가 꼭 막혔나 봐요. 먹는 것 생각만 해도 넘어오려고 해요. 전에는 약 먹으면 금방 나아졌는데 요즘엔 왜 약이 안 듣지요? 이젠 물만 먹어도 울렁울렁거려요. 자꾸 미식거리고 느글느글해서 콜라를 마셨더니 더해요.”


아이구~~ 듣는 내가 다 숨넘어갑니다. 벌써 소화불량이 고질병이 된 어린 환자의 하소연입니다. 들어보면 그럴듯합니다. 약도 먹어줬는데 싹 안 낫고 위가 말을 안 듣는다고 짜증을 부립니다. 소화제만 먹으면 할 일을 다 한 듯이 생각하는 것이 속도 경쟁시대의 특성이죠. 즉시 약을 먹고 금방 안 아파지면 OK? 그건 아니지요. 위장약 속에는 소화효소가 들어 있어서 소화를 돕고 아프지 않게 진통도 시켜주지만요, 솔직히 말하면 위의 피로를 충분히 풀어서 소화시키는 능력을 회복 시켜주는 것이 치료의 완성이지요. 그러려면 기다려 주는 여유와 돌봄이 필요하겠지요.


중학교 때 한국을 떠나 객지생활 5년째. 한국에서 알아주는 유명한 대학을 가려 하니 공부는 힘들고 걱정이 많단다. 끼니는 주로 기숙사 식당을 이용하지만 빵은 질리고 샌드위치는 차가워서 먹고 나면 얹히고 겨우 수프와 달걀 오믈렛 정도로 살았단다. 아침에는 자주 굶기도 하고 점심은 햄버거를 먹는데 소화가 안 되니 콜라나 스프라이트를 꼭 먹어야 했다. 커피는 진하게 설탕을 타서 마셔야 정신이 나니 하루에 두 잔은 마셨단다. 그래도 칼로리는 채워야 할 것 같아서 초콜릿과 주스는 열심히 먹었는데 속이 아파서 망고 우유를 마셔보기도 했다. 얼굴색은 누렇게 뜨고 배를 만져보니 복직근은 가죽처럼 버쩍 말라 긴장되어 있으며 위는 배꼽 근처까지 통증이 있었다.


“나이도 어린데 벌써 커피, 콜라, 음료수 등 설탕물을 자꾸 넣어주니 위라는 주머니는 아래로 축 처지고 과산증에 걸리고 근육도 힘이 빠져서 소화가 안 되는 것은 당연하지! 침도 묽어지고 주물럭 운동도 안 되니 위가 힘이 빠져서 만성 소화불량이 되는 거란다.”


“카페인은 잠깐 몸을 깨워주지만 진짜 내 몸의 기운이 좋아져서 생기는 진기(眞氣)는 아니에요. 카드 쓰는 것처럼 나중에 기운을 채워 주지 않으면 몸에 빚을 지는 거야.”


위 속의 가래, 담음수독(痰飮水毒)


나박김치나 물김치에 설탕을 넣으면 나중에 국물이 끈적거린다. 이처럼 화학 첨가물이 많이 섞인 고농도의 음료수는 몸에 들어와 잘 배설되지 못하고 조직 사이에 끈적이는 가래를 만드는데 이를 담음(痰飮)이라 한다. 이 담음이 정체되어 연못에 물이 썩듯이 독성물질로 변하면 수독(水毒)이라고 한다. 수독이 안 빠지면 세포활동에 지장을 주어 신진대사가 급격히 나빠지고 노폐물 배설이 안 되면서 몸에 이상이 온다. 몸속의 소금간이 적당해야 하는데 만일 국에 찌개에 라면 국물을 남김없이 먹었다면 너무 짜서 싱겁게 간을 맞추느라 계속 물을 내보내지 못하고 몸에 저장하는 게 바로 붓는 현상이다.


호흡기에 생긴 담음은 가래라 부르듯이 위에도 끈끈한 담음이 생기면 속이 더부룩하고 헛구역질에 느글거림에 잘 토하게 되며 목에 생기면 매핵기라 해서 목이 붓고 답답하고 질식감을 느끼며 캑캑거린다. 머리 쪽에 담음이 생기면 어지럽고 눈이 빠질듯하며 얼굴이 자주 붓고 머리가 흔들리거나 깨질듯한 두통이 온다.


뇌와 위장은 직거래


얼굴 찌푸릴 일이 생기면, 위도 분홍빛 혈색 좋은 피부였던 것이 혈관이 수축하여 푸르딩딩해진다. 사람의 기분이 바로 자율신경을 통해 위로 연결되는 것이 특징이다. 분노, 과로, 짜증, 수면부족, 긴장, 신경질들이 위에 전달되어 마음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래서 밥 먹다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식도 근육이 조여서 목구멍에 걸린듯하고 밥알이 곤두선다. 신경을 많이 쓰면 소화가 잘 안 되는 이유도 긴장상태가 교감신경을 자극해 위장이 운동을 못하게 만들고 혈관도 수축시키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디 부딪히거나 아플 때 반사적으로 손으로 문지르고 쓰다듬으면 아픔이 덜해지면서 기분이 나아진다. 위도 마찬가지로 짜증 나고 근육에 기운이 빠지면 축축 늘어져서 연동운동이 안 되고 아프면 웅크리고 신음한다. 이때 만져주고 비벼주고 쓰다듬어 주면 어떨까. 손 시릴 때 비비면 열이 나면서 따뜻해지듯이 위를 부드럽게 주물러주면 꼭 뭉쳤던 근육도 활발해지고 피로가 풀려서 부기도 빠지고 운동도 활발해져서 얹혀있던 음식물이 ‘끄억’하는 기분 좋은 트림과 함께 쑥 내려간다.


건강 애무법 "애무하면 낫는다"


point.jpg 왼쪽 갈비뼈 밑에 비스듬히 위가 누워 있으니 비위를 맞추는 보은의 애무 실시.
따뜻한 손바닥으로 답답한 곳, 아픈 곳 모두 아울러서 1분에 40번의 ‘만족 리듬’ 속도로 비벼주면 위에 헬스가 된다.

point.jpg 체하면 등까지 꼭 막힌 느낌이 들며 결리고 답답하다.
등 뒤의 가운데, 견갑골 하단, 여성들 브래지어 지나가는 곳으로 소화기 신경이 지나간다. 두드려주면 시원 돋긔.

point.jpg 생강차, 수정과로 위를 따뜻하게 덥혀주면서 음식은 꼭꼭 씹어 먹는다.



© 이유명호 원장의 애무하면 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