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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초의 상(象)을 약상(藥象)이라 하였으므로 여러 본초가 합하여 이루어진 약선 음식의 상은 약선의 선(膳)자에 상(象)자를 붙여 선상((膳象)이라 할 수 있다. 생명체는 이렇게 합해져도 그 상(象)이 투영된다. 가정, 회사, 혹은 국가도 나름대로 각각 다른 독특함이 존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약상의 약(藥)은 어떤 물질이 약물로써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내부의 맛과 성질을 말하는 것이고 상(象)이란 그 맛과 성질이 어우러져 발휘하는 기능 활동이 밖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선상의 선(膳)은 어떤 약선 음식이 약물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종합적인 맛과 성질을 말하는 것이고 상(象)이란 그 맛과 성질이 어우러져 발휘하는 기능 활동이 밖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약상과 선상은 개별적이냐 집단적이냐 하는 것만 다를 뿐 그 기능은 동일한 분류로 설명할 수 있다. 또한 선상은 약선 음식 처방을 하나의 단위로 보고 해석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축약된 효능 분류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칼럼까지 설명했듯이 약상의 값을 수치로 나타낸 것을 약상치(藥象値, Cv)라 하므로 선상의 값을 수치로 나타낸 것은 선상치(膳象値, FCv)라 할 수 있다.


어느 나라든 정치를 하는 이들은 그 집단이 몇 개의 표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시혜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다소의 논리는 자연에서도 거의 동일하다. 매우 간단한 예로 뜨거운 물 한 컵에 찬물 두 컵을 부었을 때와 반 컵을 부었을 때 물의 온도가 어떻게 다를지 생각해보면 금방 해답이 나온다. 동일한 원리로 하나의 약선 음식을 구성하는 개개의 재료가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밖으로 나타나는 선상과 선상치도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개개의 재료가 차지하는 백분율(%)을 계산하여 개개의 약상치에 곱한 값을 모두 합하면 선상치가 나올 수 있다.


짜고 약간 달고 따뜻한 A라는 재료는 Cv가 3이고 약상이 ‘발생’이다. 달고 따뜻한 B라는 재료는 Cv가 7이고 약상이 ‘발열’이다. 달고 약간 쓰고 시원한 C라는 재료는 Cv가 -3이고 약상이 ‘성숙’이다. A 128g (64%), B 50g (25%), C 22g (11%)으로 구성된 'ABC탕'이라는 약선 음식의 선상치를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64x3=192, 25x7=175, 11x(-3)=-33   192+175-33=334   그러므로 FCv는 33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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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v 334는 위의 선상도에서 발생과 배출에 속한다. 그런데 발생은 맛이 +맛과 -맛이 섞인 것이고 배출은 오로지 +맛만으로 구성된 상이다. 따라서 짜고(-) 달고(+) 약간 쓴(-), +맛과 -맛이 섞여 있는 'ABC탕'의 선상은 ‘발생’이다.


물론 실제로 본초를 대입할 때는 신선한 것인지 마른 것인지에 따라, 혹은 부위에 따라 계산법이 다르다. 이것에 대해서는 <약선설계학>에서 자세하게 다루었고 구글 앱 ‘약선설계 이안평가’로 계산할 때 저절로 반영되도록 만들어져 있다. 

 

약상치는 -8부터 8까지의 수치로 나타내므로 선상치는 여기에 100을 곱한 -800부터 800까지의 수치로 나타내게 되어 있다. 그리고 예컨대 약상의 분류에서 1≤발생<5이므로 선상 분류에서는 100≤발생<500이 되는 것이다. 이런 원리로 모든 선상의 수치영역을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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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선상치를 계산하고 선상을 분류할 수 있으면 두 개의 처방을 이안평가로 비교할 수 있고, 비교할 수 있으면 비로소 식치방의 효능을 합리적으로 유지하는 약선방을 설계할 수 있다.


※ 본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로, KMCRIC의 공식적 견해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 안문생 박사의 약선설계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