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전통의학 속에서 마주 보다.
일본 한방 제제의 변천 및 현황
같은 듯 다른 듯 함께 발전해 온 한·일 전통의학,
그러나 두 나라의 전통의학이 결국 바라보는 목표는 같다.
더욱 안전하고, 더욱 효과적인 진료방법을 찾아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의식과 끊임없는 발전을 통해 전통의학은 우리 삶으로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한방 엑스제제의 등장
기존에 우리가 한의약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제제의 형태는 탕약이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면서 제조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필요한 탕약은 전통의학의 발전에 큰 장애물이 되었다. 때문에 복용과 휴대가 간편한 한약 제제 개발의 필요성은 끊임없이 대두되어 왔다. 그 결과, 1950년대 후반 일반의약품으로 한방 엑스제제가 등장하였고, 서서히 실용화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국내 한약 제제의 현대화는 일본 전통의학 제제의 변천과 함께 발전해 왔다. 본격적 한방 엑스제제의 출발은 고타로(小太朗)한방제약주식회사에서 1957년 35개 엑스제제를 일반의약품으로 발매한 것이 최초이다. 이후 의료보험 약가 기준에 등재되면서 한방 제제도 일본 의료제도의 공식 약제의 하나가 되었다. 그 이후로 네 차례에 걸쳐 한방 제제 승인 심사 내규가 개정되면서 전통의학 처방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제시한 '일반용 한방처방의 길잡이(一般用漢方手引き)'로 정리되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1978년 86처방, 1981년 145처방, 1984년 148처방까지 기준이 확대되었고, 1986년에 1개 처방이 빠지고 147 처방이 의료보험 약가에 등재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일본 의료용 한방 제제의 역사
1957 엑스제제 (OTC) 발매
1967 의료용 한방 제제 약가 등제 (6처방)
1976 의료용 한방 제제 약가 등제 (42처방)
1978 의료용 한방 제제 약가 등제 (86처방)
1981 의료용 한방 제제 약가 등제 (145처방)
1984 의료용 한방 제제 약가 등제 (148처방)-28사
1985 「의료용 한방 제제 취급에 대하여」 고시
1986 신기준품의 약가 등제 (147처방)
새로운 한방 제제 품질기준 마련
1985년에 의료용 한방 제제의 새로운 품질기준이 후생성에 의하여 고시되었다. 이 고시는 85년 이후 제조되는 의료용 한방 엑스제제는 기존의 다른 자료와 함께 '표준탕제와의 비교에 관한 자료' 제출을 의무화한 것이다. 이는 표준탕제와 엑스제제의 동등성 확인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정량 가능한 지표성분을 정량하고 표준탕제와 비교하도록 하였다. 원칙적으로 표준탕제의 지표성분 70% 이상이면 인정하지만, 표준탕제에 가깝도록 노력할 의무를 규정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각 제약회사는 85~90% 이상으로 관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기준에 의한 제제가 1986년부터 출시되면서 그 품질이 한층 높아졌다. 의료용 한방 제제를 통한 임상연구도 1986년 이전과 이후로 구별하여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은 한방 제제는 변화했지만, 그 효능이나 효과는 기존 탕제와 동일하도록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국내 한의약 산업의 경우에는 최근 한약진흥재단이 대구시와의 GMP 시설 건립 협약을 통해 표준탕제뿐만 아니라 생산 유통과정 전반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한의약 안전성과 유효성을 더욱 높여갈 예정이다. 또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개발사업단을 통해 한의약의 표준화를 구축해 나가고 있어 한약 제제의 유효성을 더욱 높여나가고 있다.
일본의 의료제도와 한방 전문의
일본 의료제도의 특징 중 한국과 다른 점은 혼합진료의 원칙적인 금지와 한방 전문의 제도의 존재를 들 수 있다. 일본에서 혼합 진료, 즉 보험 진료와 비보험 진료의 병행은 인정되지 않는다. 암 치료 등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고 보험 진료와 비보험 진료를 같이 할 경우 모두 비보험 진료가 된다. 한방과 관련하여 가장 큰 차이는 한방 전문의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방과 관련된 자격은 일본 동양의학회가 중심이 되며, 한방 전문의와 인정의로 나누어진다. 이를 통해 한방진료가 비과학적이라는 불신을 잠식시키며, 한방 진료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더 높은 곳으로 향하다.
지금까지 일본 한방 제제의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는 흐름을 간략하게 알아보았다. 일본 한방 제제의 변천 과정이 국내 한의학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고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높은 품질뿐만 아니라, 그 과정과 제도를 통해 근거를 마련하는 일본의 움직임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으로 끊임없는 도전을 받아온 한의학계 역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출처: NIKOM 소식지 2017 vol.04 https://nikom.or.kr/nikom/board/pdfPage.do?manage_idx=47&board_idx=2856&file_name=20210213010349DZ6G.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