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CRIC 논문 요약 및 비평 보기
침 치료는 화학 항암제 유발 말초 신경병증 (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CIPN)에 임상적 증상 개선뿐만 아니라 신경생리학적 회복 효과를 가진다!
Friedemann T, Kark E, Cao N, Klaßen M, Meyer-Hamme G, Greten JH, Rostock M, Buhlmann E, Zhao A, Schröder S. Acupuncture improves chemotherapy-induced neuropathy explored by neurophysiological and clinical outcomes - The randomized, controlled, cross-over ACUCIN trial. Phytomedicine. 2022 Sep;104:154294. doi: 10.1016/j.phymed.2022.154294. (2021 IF 6.656)
무작위배정, 두 그룹 (침 치료군 & 대기군), 크로스오버, 침 치료 비교임상연구
말초 신경병증은 매우 흔한 화학 항암제 부작용으로 그동안 침 치료의 임상적 개선 효과는 꾸준히 보고되어 온 만큼, 말초 신경병증 평가 도구인 신경 전도 검사 (nerve conduction studies)를 통해 침 치료의 개선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함.
독일의 함부르크 에펜도르프 지역의 1개 의료기관에서 2012년 1월부터 2015년 9월까지 모집한 82명의 화학 항암제 유발 말초 신경병증 환자 가운데 연구 개시 시점으로부터 최소 2달 전에 항암 치료가 종료되고 적어도 3달 이내 침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 Group 1 (n=30)
1) 10주간 10번의 침 치료: 양구 (ST34), 팔풍 (EX-LE10), 기단 (EX-LE12), 팔사 (EX-UE9), 십선 (EX-UE11)
2) 4주간 wash-out
3) NCS 평가 + 10주간 waiting
4) 4주간 wash-out
5) NCS 평가

· Group 2 (n=30)
1) 10주간 waiting
2) 4주간 wash-out
3) NCS 평가 + 10주간 10번의 동일 침 치료
4) 4주간 wash-out
5) NCS 평가
크로스오버 디자인

· 일차 평가변수: 연구 개시 이후 14주 및 28주 시점에서 비복 신경의 감각 신경 활동 전위 (SNAP)의 변화

· 이차 평가변수: 비복 신경의 감각 신경 전도 속도 (SNCV), 경골 운동 신경 활동 전위 (MNAP), 경골 운동 신경 전도 속도 (MNCV), 경골 신경 원위부 운동 잠복기 (DML), 환자의 말초 신경병증 관련 증상 개선도 (NRS)

일차 평가변수인 감각 신경 관련 SNAP에서 waiting period와 비교하여 침 치료는 2uV 정도의 매우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고, SNCV 역시 8m/s 정도의 뚜렷한 개선 효과를 보였음. 반면, 운동 신경 관련 MNAP, MNCV, DML에서는 이러한 개선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음. 환자의 말초 신경병증 증상 관련하여 burning pain, cramp에서 유의한 개선이 관찰되었는데 이는 NCS에서 관찰된 감각 신경의 개선과 일치하는 결과임.

화학 항암제로 유발된 말초 신경병증 환자에게 10주간 침 치료는 임상 증상의 유의한 개선뿐만 아니라 손상된 감각 신경의 구조적 신경 재생 효과를 보임.
화학 항암제 유발 말초 신경병증 (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CIPN)은 주로 전통적 화학 항암제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서 발생하는 신경 장애로, 손과 발을 포함한 말초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장애로써 말초 신경의 기능 손상으로 인해 통증, 저린감, 감각 장애, 균형 장애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화학 항암제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서 CIPN의 유병률이 항암 치료 첫 1개월 이내 68.1%, 3개월 차 60.0%, 6개월에 30.0%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개선되지만, 상당수 환자의 경우 1년이 지나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삶의 질 저하의 큰 요인이 되기도 한다 [1].
양방의 경우 증상 개선 목적으로 항우울제, 항경련제, 또는 진통제 처방을 시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한계점이 많고, 반면 침 치료는 CIPN 관리를 위한 대안적인 치료 방법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미 기존 임상연구를 통하여 결과적으로 침 치료가 CIPN 관련 통증을 감소시키고 신체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은 대안 치료법으로 제안된다 [2,3]. 그러나 대다수 임상연구가 환자 주관적 증상의 개선 효과를 보고하는 형식이므로 객관적 지표를 통한 CIPN 개선 효과를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말초 신경병증의 평가 도구인 신경 전도 검사 (nerve conduction studies, NCS)를 임상시험에 평가지표로 시도한 연구도 있었지만 [4,5], NCS 검사 자체가 환자에게 통증을 유발하고 더불어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이 대학병원 급인 점 등 검사 협조가 용이하지 않아 CIPN 침 연구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독일에서 시행된 본 임상시험은 NCS 개선 효과를 1차 평가변수로 설정하여 임상시험 참가자에게 침 치료 시행 전과 후에서 하지 감각 신경의 활동 전위 및 신경 전도 속도의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으므로 침 치료의 CIPN 개선 효과 근거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우수한 연구라 할 수 있다. 기존 연구에서 다양한 혈자리가 선택되었고 전기침과 같은 물리적 자극을 주는 연구가 있었으나 [2,3], 해당 프로토콜은 CIPN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손발의 말단 부위 경외기혈 혈자리인 팔풍 (EX-LE10), 기단 (EX-LE12), 팔사 (EX-UE9), 십선 (EX-UE11)혈에 일반적인 침 치료 방법을 적용하여 임상 현장의 상황을 잘 반영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편, CIPN은 다양한 종류의 항암제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필자의 임상 경험상 환자의 증상 관련 스펙트럼 역시 매우 다양하고 환자 특이적 성향을 보이므로 획일적인 치료법을 적용해야 하는 임상연구에서 좀 더 균일한 환자 선정이 임상시험 성공에 있어 주요한 사항이다. 본 임상시험의 참여 피험자는 탁솔 계열의 파클리탁셀 및 도세탁셀 환자 (n=25), 백금 계열의 옥살리플라틴 및 시스플라틴 (n=19) 노출이 70% 이상 구성되어 있었고, 기타 다양한 항암제에 노출된 환자로 구성되어 있었다. 따라서 항암제 종류 및 해당 항암제 노출 기간에 대한 변수를 통한 통계적 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더불어 10주간 침 치료의 효과가 이후 어느 정도 기간 동안 효과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연구에서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CIPN은 단순 감각 장애를 넘어 보행 장애 등으로 인한 골절과 같은 더 큰 이차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나 임상 현장에서 소홀하게 넘어가는 경향이 크다. 해당 임상연구는 이러한 CIPN의 관리에서 침 치료가 단순히 대증적 치료 개념을 넘어 항암제로 손상된 감각 신경의 회복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 다수 CIPN 환자들도 침 치료를 통한 적극적 관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생명융합학과 이상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