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까지 자율화되면서 이제야 진짜 일상 회복이 시작된 분위기이지만 계속 나오는 기침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그 원인을 코로나19 후유증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코로나19 후유증은 매우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지만 만성 기침은 약 5명 중 1명이 호소할 만큼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꼭 코로나19 후유증 때문만은 아닐 수 있어 전문가의 진찰을 통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손경희 교수는 “기침은 지속 기간에 따라 ▲3주 이내면 급성 기침 ▲3~8주 이내면 아급성 기침 ▲8주 이상이면 만성 기침으로 분류하는데 코로나19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기침은 3주 이내 사라진다”며 “이보다 오래가는 기침은 원인과 치료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만성 기침은 급성 기침과 달리 목 부위의 통증, 열, 콧물, 코막힘 등을 동반하지 않고 기침하는 증상을 보인다”며 “이는 단순히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것을 넘어 피로감, 두통, 요실금, 근골격계 통증, 우울증 같은 다양한 합병증을 부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만성 기침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천식, 인후두 역류 질환 등이 꼽힌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거나 여러 만성 질환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만성 기침 유발 약물의 복용력을 포함한 문진을 진행한 후 폐기능 검사와 흉부 엑스레이, CT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한다. 필요한 경우 알레르기 반응 검사와 위식도 역류검사, 기관지경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천식은 만성 기침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이다. 최근 국내 보고된 연구결과에서도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만성 기침을 겪는 환자의 절반이 천식성 기침 환자로 밝혀졌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송우정 교수와 중앙대광명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박소영 교수팀이 코로나19 후유증 만성 기침 환자 121명과 일반 만성 기침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기관지 염증 정도를 측정하는 호기산화질소 (FeNO)검사를 시행한 결과 코로나19 후유증 만성 기침 환자 약 44.7%가 천식성 기침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만성 기침 환자(22.7%)보다 두 배 높은 수치다.


천식성 기침은 말 그대로 천식으로 인한 기침으로 호흡곤란이나 쌕쌕거림보다는 기침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송우정 교수는 “천식은 감기 바이러스감염 이후 증상이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후 잠재돼 있던 천식이 더 쉽게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신아영 교수는 “천식은 평소 증상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감기 바이러스감염 등 특정 요인에 의해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고 이 상태에서 염증이 악화하면 비로소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며 “이 때문에 감기에 걸리고 나서 천식이 생겼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감기가 천식으로 진행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천식 환자는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평소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며 외출 시에는 마스크뿐 아니라 긴 소매 옷, 머플러 등을 착용해 기관지를 자극하는 외부 알레르기항원과의 접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성기침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인후두 역류 질환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인후두 역류 질환은 위산이 후두와 인두로 역류해 점막에 손상과 변화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노원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아라 교수는 “단 우리에게 익숙한 위식도역류질환과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아라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위식도역류질환은 주로 수면 시 누운 자세에서 역류가 발생하며 위산 노출 기간이 비교적 길다. 따라서 오랫동안 위산에 노출돼 식도의 민감성이 저하되면 가슴쓰림, 신트림 증상 등이 나타난다.


반면 인후두역류질환은 가슴쓰림, 신트림 증상 없이 만성 기침과 목 이물감, 인후통 등이 주로 나타나며 서 있는 자세에서 역류가 발생하고 위산 노출 기간이 짧아도 인후두가 손상될 수 있다.


정아라 교수는 “인후두 역류질환은 흔히 목감기나 코로나19감염 또는 이로 인한 후유증으로 오인하기 쉬워 증상이 심해지고 나서야 이비인후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시기를 놓쳐 증상이 심해지면 축농증, 폐섬유증, 인두염, 재발성 중이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특히 ▲목구멍에 덩어리가 걸린 듯한 이물감을 자주 느끼거나 ▲하루 네 번 이상 목청을 가다듬는 경우 ▲식후 누우면 기침이 나오거나 ▲코에서 목구멍으로 점액이나 분비물이 넘어가는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빨리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헬스경향(http://www.k-healt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