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몸 대신 칩에 백혈병 세포 키워, 항암제 효능·독성까지 동시에 확인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플라스틱 칩이 앞으로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미국 바이오 기업 헤스페로스는 19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다중 장기 칩으로 항암제의 효능과 부작용을 동시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중 장기 칩은 여러 장기에서 추출한 세포를 플라스틱 기판에서 키우며 약물을 시험하는 장치다. 사람의 다양한 장기가 칩에 구현됐다고 해서 '칩 위의 인간(human on a chip)'이라고도 한다. 전 세계에서 동물실험이 금지되는 추세여서 장기 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진은 칩에 백혈병 환자의 척수 세포와 간세포를 넣고 시판 중인 치료제들을 실험했다. 한 약물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했지만 간세포의 기능도 떨어뜨렸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암세포와 간세포, 심장세포를 칩에 넣었다. 간세포를 거친 약물은 암세포를 억제했지만 심장의 수축력도 떨어뜨렸다. 이는 모두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내용이다. 장기 칩이 동물실험은 물론 인체 대상 임상시험도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실험은 스위스 제약사인 로슈의 지원을 받았다.
헤스페로스는 코넬대와 센트럴플로리다대 연구진이 창업했다. 이들은 지난 2월 네 가지 장기 세포를 갖춘 칩으로 28일간의 동물 독성 실험도 대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당시 연구는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지원을 받았다.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0/201906200016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