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스태프
병원 의사들을 위해 보안을 강화한 모바일 메신저가 나온다. 커플용, 업무용 메신저도 인기를 끄는 등 카카오톡 위주인 국내 메신저 시장이 다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무나 쓰는 메신저’보다는 ‘우리만 쓰는 메신저’를 중시하는 소비자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의사 전용 텔레그램’ 곧 출시
메디스태프는 다음 달 의사 전용 보안 메신저인 ‘메디스태프’를 정식으로 선보인다. 의사 간 소통 과정에서 의료진, 환자 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한 보안 메신저다. 텔레그램처럼 모든 메시지를 암호화해 저장한다. 메시지 내용은 서버에서 일정 기간 보관하다가 완전히 삭제한다.
의사면허 등을 통해 의사라는 사실을 증명한 뒤에야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단순 메신저 기능뿐만 아니라 구인·구직, 병원 평가,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한 논문 제공 등의 부가 서비스를 담았다. 네이버 밴드와 같은 커뮤니티 기능도 갖추고 있다.
메디스태프는 지난해 11월 베타버전을 선보이고 700여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다음 달 정식 버전을 출시한다. 기동훈 메디스태프 대표는 “현재 활동 중인 의사를 약 8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 중 절반인 4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비슷한 성격의 보안 메신저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의사는 직업 특성상 민감한 환자·의료 정보를 주고받는 일이 많기 때문에 보안성을 갖춘 메신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예 의사들의 와츠앱, 페이스북 이용 등을 법적으로 제한할 정도다. 미국 의료진은 다칼로나 타이거 등의 의사용 보안 메신저를 주로 쓴다. 일본의 화이트링크, 유럽의 실로 등도 같은 역할을 하는 보안용 메신저다.
메디스태프는 앞으로 다른 직군을 대상으로도 비슷한 보안용 메신저를 선보일 계획이다. 기 대표는 “치과의사나 간호사 전용 메신저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직업·성향 따라 메신저 고른다
‘나만의 메신저’를 찾는 수요는 국내외에서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비즈니스 메신저인 ‘슬랙’이 대표적인 ‘회사원들의 메신저’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5월 기준 하루 사용자가 약 800만 명, 유료 사용자가 300만 명에 달한다. 50만 개 이상의 기업이 슬랙을 이용하고 있다. 파일 공유와 일정 관리는 물론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 스카이프 등과 연계해 슬랙 안에서 자유롭게 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비즈니스 메신저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 중 하나다. 2017년 1월 기업용 모바일 메신저 ‘팀즈’를 내놓았다. 문서작성 도구인 오피스 365에서 사내 커뮤니케이션 기능만 뽑아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팀즈를 사용하는 기업은 32만9,000개를 돌파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비즈니스 메신저 ‘아지트챗’을 선보였다. 기업용 커뮤니티 서비스인 아지트에서 별도로 내놓은 PC용 메신저다. 커플끼리만 이용할 수 있는 메신저 ‘비트윈’도 연인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소비자의 수요를 반영한 특화 메신저가 늘어나면서 일부 메신저 서비스는 시대를 따라잡지 못해 위기를 맞고 있다. 2000년 삼성증권 사내용 메신저로 출발해 증권가 대표 메신저로 자리 잡았던 ‘이지큐(옛 FN메신저)’는 오는 5월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