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대목동병원 사고 원인이 주사제 1병을 여러 명에게 나눠 투약했기 때문이라고 발표한 날 공교롭게도 서울대병원 간호사가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을 상습 투여한 사실도 공개됐다.
의료계에서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고는 고질적인 저수가와 인력난 등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이고, 서울대병원 간호사의 마약 투약은 부도덕한 개인의 문제이므로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두 사건 모두 병원 내 부실한 약물관리에서 비롯한 데다 환자에 치명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마냥 다른 문제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주사제 나눠쓰기가 감염 위험을 높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료인의 마약 투약은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부실한 약물관리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의료계 안팎에서는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는다.
특히 환자 안전을 담당하는 전담인력에 약사를 추가해야 한다는 한국병원약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자안전법 시행으로 200병상이 넘는 의료기관은 환자안전위원회를 설치하고 병상 규모별로 의사와 간호사 등을 배치해야 하는데, 여기에 약사는 포함돼있지 않아서다.
서울대병원 사건과 관련해서는, 내달부터 시행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오남용을 막을 수 있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은 마약류의 제조·수입·유통·사용 전 과정을 전산시스템으로 보고하고 저장해 상시 모니터링하는 체계다. 마약류 오남용을 막고 범죄에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모든 마약류 취급자는 사용 내역을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