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를 휩쓸고 있는 ‘미투’ 바람이 대학가로 번져가는 분위기다.
성추행 문제와 함께 대학내 위계적인 조직문화도 함께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대학이 폐쇄적이고 비합리적인 권력구조로 유지돼 오면서 많은 문제들을 낳아왔다는 중론이다.
특히 지도교수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 있는 대학원생들이 큰 피해를 입어왔다.
영원한 을이라고 불리는 대학원생들은
논문과 채용에도 영향을 미치는 지도교수들에게 불만이 있어도 제기할 수가 없다.
한 일반대학원에 재학중인 여학생은
매 주말 저녁 식사를 하자는 남성 지도교수의 제안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수차례 약속이 있다고 거절해도, 교수는 논문은 언제 쓰려고 약속을 잡냐며 강압했다고 했다.
그 교수는 식사 외에도 쇼핑과 등산에 자신의 제자들을 부르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대상은 매번 여성 제자들이다.
공학계열 대학원에 재직중인 여학생은 하루 12시간 연구실에서 일을 한다.
그가 한달에 받는 돈은 약 120만원 남짓.
주로 하는 일은 교수의 서류작업이나 엑셀, 파워포인트 등 잡일이다.
그의 지도교수는 대학원에 입학할 때, 그녀가 잡무를 맡게 될 것임을 언급해 왔다.
최근 한 대학원생은 SNS를 통해 교수와 강사로부터 겪은 성희롱 사실을 고백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이 학생은 지도교수와 친분이 있던 한 강사가 단 둘이 만나고 싶다면서 열렬한 관계가 되자고 했다며
이후 손을 잡거나 신체를 접촉하는 등의 행동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가 해당 강사에 대해 문제를 삼자
지도교수는 별 뜻 없이 순수하게 좋아해서 그런 건데 나이도 든 여자가 오해가 크다고 말해
상처가 컸다. 한때 자퇴를 결심하기도 했지만 마음을 돌려 미투 캠페인에 동참했다.
이들은 성추행을 당해도 참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자칫 ‘학계 퇴출’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적이 좋은 연구실을 거쳐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학위를 받아 교단에 설 때까지 영원한 갑인 교수들의 행태를 묵묵히 견뎌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