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CRIC 논문 요약 및 비평 보기
울금 추출물은 무릎 관절염에서 나타나는 증상들 및 삼출-활액막염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가?
Wang Z , Jones G, Winzenberg T, Cai G , Laslett L, Aitken D, Hopper I, Singh A, Jones R, Fripp J, Ding C, Antony B. Effectiveness of Curcuma longa Extract for the Treatment of Symptoms and Effusion-Synovitis of Knee Osteoarthritis : A Randomized Trial. Ann Intern Med 2020;173(11):861-869.
두 그룹, 무작위배정, 이중 맹검, 위약 대조군 임상연구
울금 추출물이 유증상성 무릎 관절염과 무릎 삼출-활액막염 환자들에서 나타는 무릎 증상과 삼출-활액막염을 감소시키는 효능이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유증상성 무릎 관절염과 초음파로 진단된 사출-활액막염이 있는 환자 70명
12주 동안 1일 2캡슐의 울금 추출물 복용
위약

시각적 상사 척도상의 통증 변화와 자기공명영상에서 나타나는 삼출-활액막염의 부피

울금 추출물은 위약에 비하여 시각적 통증 상사 척도상에서 통증을 호전 (-9.1mm, 95% CI, -17.8 to -0.4mm)시켰으나 삼출-활액막염 부피는 호전시키지 못하였다 (3.2mL, 95% CI, -0.3 to 6.8mL). 울금 추출물은 또한 WOMAC상에서 무릎 통증을 호전 (-47.2mm, 95% CI, -81.2 to -13.2mm)시켰으나 외측 대퇴 연골의 T2 relaxation time을 호전시키지는 못하였다 (-0.4ms, 95% CI, -1.1 to -0.3ms). 부작용 발생에 있어서는 울금 추출물 투여군 (n=14, 39%)과 위약 투여군 (n=18, 53%)이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P=0.16) 울금 추출물 투여군에서 2사례와 위약 투여군에서 5사례는 치료와 연관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울금 추출물은 무릎 관절염에 대하여 위약 대비 우수한 효능을 가지고 있었으나 무릎의 삼출-활액막염이나 연골의 구성 성분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였다.
PubMed에 Curcuma longa라고 검색하면 4300여 개의 문헌이 검색될 정도로 울금에 대해서는 그간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생강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의 덩이뿌리인 울금은 열대 아시아 원산으로 우리나라,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대만, 일본 등에 분포하는데, 아유르베다 의학이나 중의학에서는 관절염 치료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최근의 체계적 문헌고찰 [2]에 의하면 울금 추출물은 무릎 통증을 감소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체계적 문헌고찰에 포함된 7개의 임상연구는 모두 아시아에서 수행되었기 때문에 그 연구 결론을 서양인에게까지 일반화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연구 방법론적으로 보아도 엄격한 방법론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중등도의 비뚤림 위험, 안전성 데이터 보고 불량, 비정상적인 치료 효과 크기,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평가 변수 등) 측면이 많다.
본 연구는 호주의 테즈메이니아 남부지역에서 수행된 단일 기관 임상시험으로 유증상성의 무릎 골관절염과 활액막염이 있는 피험자에게 울금 캡슐과 위약을 하루 2회, 12주간 복용시키고 같은 기간 동안 통증, 장애 및 자기공명영상 (MRI) 검사상의 변화를 관찰한 연구이다. 시험군과 대조군의 차이를 100mm VAS (시각적 상사 척도)상 18mm의 최소 임상 차이 (MCID)에 근거하여 임상시험을 설계하였고, 군당 35명씩 총 70명의 피험자를 모집하였다. 울금 캡슐을 복용한 시험군에서는 위약을 복용한 대조군에 비해 복용 12주 후, VAS나 WOMAC 도구 상에서 통증의 호전이 관찰되었고 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하였으나, 두 군의 차이 (9.1mm)는 연구 설계에서 고려된 최소 임상 기준인 18mm에 미치지 못하였으며 자기공명영상 검사상에서 관찰한 활액막염의 정도나 연골 구성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본 연구의 특징으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관절염 임상시험에서 흔히 임상 변수로 채택하는 평가 변수인 VAS나 WOMAC 등의 주관적 평가 변수뿐만 아니라 자기공명영상 검사라는 객관적인 평가 지표를 1차 평가 변수로 채택하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임상시험은 18mm라는 VAS 차이를 기반으로 설계되었는데 (이는 활액막염 등의 영상 지표에서의 최소 임상 차이가 아직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만) 연구 결과 상, 임상 지표에서도 두 군 간 MCID 이상의 차이를 보이지 못하였고, 활액막염 등 영상 지표에서도 변화를 관찰하지 못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저자들이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두 마리 모두 다 놓친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약물로 인한 통증의 변화뿐 아니라 기대하는 구조적인 변화를 관찰하기에는 짧다 (이는 연구 결과에서 복용 12주 차에 계속적인 임상 지표의 호전 양상이 보이고, 변화가 정체되는 정체기 (plateau)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12주의 추적 관찰 기간을 고려해 보면 이러한 점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울금을 대상으로 한 기존 임상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임상연구를 방법론적인 관점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설계, 수행, 관리, 분석한 점, 울금 투여군이 위약 투여군에 비해 임상 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호전을 보인 점, 서양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하여 연구 결과의 외적 타당도를 제고한 점 등에서 본 연구는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들이나 임상의들이 참고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임상의학부 이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