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CRIC 논문 요약 및 비평 보기
임신으로 인한 요통과 골반통에 이침 치료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Vas J, Cintado MC, Aranda-Regules JM, Aguilar I, Rivas Ruiz F. Effect of ear acupuncture on pregnancy-related pain in the lower back and posterior pelvic girdle: A multicenter randomized clinical trial. Acta Obstet Gynecol Scand. 2019;98(10):1307-17. doi: 10.1111/aogs.13635.
무작위배정, 4그룹, 환자 눈가림, 비특이혈 및 거짓침 비교임상연구
일차의료에서 임신 여성의 요통에 대해 산부인과적 기본 치료에 이침을 더했을 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함.
스페인의 세 지역, 18개 공공 일차진료기관에서 모집된 220명 임산부 (임신 24-36주, 18세 이상, 임신과 연관된 요통/후방 골반통으로 진단받았고, 과거 이침 치료 경험이 없었던 자로서 요통/골반통에 염증, 외상, 종양, 퇴행성 질환 등의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있거나, 항응고제 복용, 귀에 피부염이 있는 경우는 제외됨.)
1) 진짜 이침 치료 병행군 (n=55)
- 공통 이혈 : 신문혈, 신혈
- 추가 이혈 : 이혈의 요천부 구역에서 250g 압력으로 탐지한 반응점을 선혈
- 길이 1.5mm 직경 0.20mm의 이침
* 시험군 및 대조군의 모든 침 치료는 좌, 우 중 통증이 있는 쪽의 귀에 시행하였고, 통증이 심할 경우 양쪽 귀 모두에 시행함. 한번 시술한 이침은 1주일 간 유지하고, 시술 부위 피부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후 2회차 시술 후 다시 1주일 경과 후 제거함.
1) 비특이혈 이침 치료 병행군 (n=55)
- 시험군과 동일한 침 이용. 요통과 관련 없는 발목, 손목, 어깨 부위 혈에 시행
2) 거짓침 이침 치료 병행군 (n=55)
- 시험군과 동일한 이침 제품에서 스티커만 남기고 침을 제거하여 사용, 요통과 관련 없는 발목, 손목, 어깨 부위 혈에 시행
3) 표준 산부인과 치료 단독군 (n=55)
- 임신 중 요통과 골반통이 생기는 원인 교육, 스트레칭 운동 교육, 통증 악화 시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또는 의료진이 방문하도록 함.

일차평가변수: 통증 강도 (VAS)의 변화 (0-100mm), 치료 전과 2주 후 치료 종료 시점의 변화율 

이차평가변수: 3개월 시점, 12개월 시점의 VAS 차이, 치료 종료 시점의 Roland-Morris disability questionnaire (RMDQ), Short Form-12 Health Survey (SF-12)의 변화율

표준 산부인과 치료 단독 시행군과의 비교에서 이침 치료 병행군은 치료 종료 시점 (2주 후)에서 통증 강도의 변화율이 유의하게 더 감소했으며, 3개월 시점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있었음. RMDQ로 평가한 기능 점수 및 SF-12로 평가한 삶의 질 점수 호전도 표준 산부인과 치료 단독 시행군과 유의한 차이가 있었음. 비특이혈 이침 치료 병행군과 거짓침 이침 치료 병행군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음.

표준 산부인과 치료에 병행한 2주간의 이침 치료는 임신 관련 요통, 임신 관련 후방 골반통을 겪는 임산부의 통증을 유의미하게 감소시켰고 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 기능 이상을 개선했다.
임신으로 인한 요통 또는 골반통은 임신 여성의 약 45%가 겪을 정도로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보통 임신 18주에 시작되어 24주-36주에 최고조에 이른다고 합니다 [1]. 임신 여성이 겪는 요통 또한 일반인의 요통과 마찬가지로 삶의 질과 일상생활에서의 신체 기능을 저해하므로 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임신 중 진통제로 복용 가능한 약물은 아세트아미노펜 정도뿐인 데다가 효과적이지도 않다고 합니다 [2]. 본 연구는 이러한 임신 여성의 요통과 골반통에 적용할 수 있는 비약물적 접근 중 하나인 이침 치료의 효과를 알아보고자 시행되었습니다. 표준 산부인과적 치료에 더해 진짜 이침, 비특이혈 이침, 거짓침 이침을 수행한 세 군과 표준 산부인과적 치료만을 시행한 군, 총 4군으로 나눈 임상연구입니다. 본 연구는 거짓침군을 두었을 뿐만 아니라 이침과 동일한 자극 기구를 사용하되 질환에 효과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 비특이적 이혈을 선혈한 비특이혈 이침군을 설정하여 침의 특이적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설정하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차평가변수를 살펴보면 진짜 이침군은 표준 치료군과 비교하여 치료 종결 시점 (2주 차)에서의 통증 변화율이 유의하게 컸습니다 (65.8%, 95% CI 56.2‐75.3 vs 25.1%, 95% CI 15.3‐34.9). 통증 변화율은 3개월 시점에서도 마찬가지로 유의한 차이를 보여주었습니다 (93.8%, 95% CI 88.7‐99.0 vs 67.9%, 95% CI 55.3‐80.5). 또한 치료 종결 시점 (2주 차)에서의 RMDQ 점수(70.9%, 95% CI 61.8‐80.1 vs 21.2%, 95% CI 8.6‐33.7)와 SF-12 신체 점수의 변화 (40.5%, 95% CI 31.5‐49.4 vs 8.1%, 95% CI 0.8‐15.5)도 유의하게 컸습니다. 본 논문에서는 2회의 이침 치료, 즉 이침 부착 기간이 2주에 불과함에도 3개월 차까지 군 간의 통증 호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것에 대해 급성 통증을 초기에 치료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였습니다. 급성 통증을 초기에 호전시키면 중추 감작(cetral senstization)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임신 시 각종 의료 행위들이 과연 안전할까에 대한 두려움은 치료를 꺼리게 합니다. 임신 여성에게 침 치료가 안전한지 살펴본 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전침, 수기침, 이침 등의 침 치료의 이상 반응을 살펴본 결과 침 치료의 이상 반응은 두통, 현훈, 자침 부위 통증 등으로 경미하거나 중등도의 이상 반응이 1.3%의 낮은 비율로 나타났으며 침과 관련된 심각한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언급하였습니다 [3]. 본 연구에서도 임상연구 중 발생한 이상 반응을 보고하였습니다. 진짜 이침군 중 2명에서 침 치료 부위의 홍반과 통증이 나타났고, 비특이혈 이침군에서는 5명에서 침 치료 부위의 홍반 또는 통증, 그리고 한 명에게서 침 치료 중 팔의 이상 감각이 나타났습니다. 위의 문헌고찰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이상 반응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 결과는 임신 관련 요통과 골반통에 대한 이침 치료가 유효하고, 안전하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동시에 임신 관련 요통 및 골반통의 조기 치료가 만성 통증으로의 이행을 방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임신 여성이 요통 관리를 위해 비교적 접근이 간편한 이침을 활용할 수 있고, 결과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임상의에게 흥미로운 논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침구과 전문의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