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CRIC 논문 요약 및 비평 보기
침 치료가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을 줄여주는가
Xian J, Wang L, Zhang C, Wang J, Zhu Y, Yu H, Zhang X, Tan Q. Efficacy and safety of acupuncture as a complementary therapy for seps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Acupunct Med. 2022 May 17:9645284221086288. doi: 10.1177/09645284221086288.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보조적 침 치료가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을 줄여주는지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함.
패혈증 진단을 받고 통상적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침 치료 + 통상적 치료
통상적 치료

1) 치료 28일 차 사망률

2) 치료 7일 차 APACHE II 점수

1) 통상적 치료만 받은 군에 비해 침 치료를 더 받은 군의 사망률이 31% 감소함 (RR=0.69, 95% CI [0.52, 0.91], I-square=0%).

2) 통상적 치료만 받은 군에 비해 침 치료를 더 받은 군의 APACHE II 점수가 유의하게 감소함 (MD=-2.84, 95% CI [-4.09, -1.58], I-square=77%).

패혈증 환자에서 통상적 치료에 침 치료를 더하면 사망률을 낮춰준다.
본 체계적 문헌고찰의 요지는 패혈증 치료에 침 치료를 더하면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침 치료가 전신 염증을 줄여준다는 실험 동물 연구는 상당히 많다 [1]. 2014년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된 연구는 패혈증 모델 생쥐의 족삼리 (ST36)에 전침을 놓으면 궁둥신경 자극이 중추신경계로 전달되고 미주신경이 활성화되어 부신속질의 도파민 생성을 촉진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들이 억제됨으로써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을 줄여준다고 보고하였고 [2], 2021년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깊은 근막 조직의 PROKR2-Cre 신경들이 족삼리 (ST36)나 수삼리 (LI10) 저빈도 전침 치료로 인한 항염증 효과를 매개한다고 발표하였다 [3]. (해당 논문에 대한 해설은 경락경혈학회 학술 아카데미에서 발표된 바 있고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에서 다시보기 할 수 있다 [4].) 본 체계적 문헌고찰은 모두 중국에서 나온 임상연구들만 분석하였지만 –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중환자실 패혈증 환자들에게 전침을 놓는 임상연구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 실험 연구의 결과가 실제 사람에게서도 재현이 되는지 궁금하던 차에 발표되었기 때문에 그런 맥락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침 연구들에서 사망률, 암 재발, 심혈관계 질환 발생과 같이 일종의 객관적이거나 어려운 (?) 결과지표 (hard outcome)를 변화시켰다는 보고는 많지 않고 통증, 우울감, 삶의 질과 같은 비교적 주관적이거나 쉬운 (?) 결과지표 (soft outcome) - 결코 쉽지 않다. 그냥 영어 단어 그대로 이해하는 게 낫겠다. - 를 개선했다는 보고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본 체계적 문헌고찰은 패혈증으로 인한 hard outcome인 사망률을 일차지표로 평가한 연구 17편 (n=1,099)을 분석한 결과라 개인적으로 더 흥미롭다.
이 중 9편의 연구 (n=450)에서 보고한 28일 차 사망률 결과를 보자. 위험비 (Risk ratio) 0.69, 95% 신뢰구간 [0.52, 0.91], 이질성을 나타내는 I-square 값은 0%, 즉 통상적 패혈증 치료에 침 치료를 더하면 통상적 치료만 받은 환자들에 비해 28일 차 사망률이 31% 줄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차지표인 치료 7일 차 APACHE II (Acute Physiologic and Chronic Health Evaluation II, 0-71점, 높을수록 병원에서 사망할 위험 높음.) 점수는 평균 차 (mean difference) -2.84, 95% 신뢰구간 [-4.09, -1.58], I-square 값은 77%로 침 치료를 더하면 통상적 치료만 받은 환자들에 비해 APACHE II 점수가 유의하게 더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11편, n=720).
흥미롭게도 17편 중 15편의 연구에서 족삼리 (ST36)를 치료에 활용하였고 15편 중 7편에서 전침을 하루에 2회 이상 사용했다. 하루 2회 이상은 아마 입원 중환자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그런 중재를 평가했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족삼리 (ST36)는 위에서 언급한 동물 연구에서도 전신 염증 반응을 줄이는데 높은 경혈 특이성과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포함된 연구들 대부분이 배정 은닉과 눈가림에서 비뚤림 위험이 큰 것으로 평가되었으나 평가지표가 사망률, APACHE II, 그 외 염증 관련 사이토카인 수치들이기 때문에 눈가림을 잘하지 못해서 생길 수 있는 비뚤림 위험이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포함 연구들의 크기가 작고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재현이 어려워 보이는 결과이기는 하지만 침 치료의 범위를 도전적으로 확대하고 의학에서의 역할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결과라고 생각되고, 특히 코로나가 유행하고 사이토카인 폭풍 등이 이슈가 되는 현실에서는 그동안 간과된 침 치료의 잠재적 가치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그런 가치를 좋은 자료로 보여줄 수 있도록 향후 이런 연구들이 국내에서도 가능해지길 바란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해부학교실 이향숙